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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층이하 아파트인데 분담금 5억원 '폭탄'…상계동 재건축 초비상

    입력 : 2023.10.17 18:00

    [땅집고] “우리 아파트도 재건축 분담금이 많이 나올까요? 상계주공5단지에서 30평대를 받으려면 5억원을 더 내야한다는 소식을 들으니 심란합니다.” (노원구 보람아파트 주민 A씨)

    [땅집고]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3단지에 걸린 재건축 관련 현수막. /김서경 기자

    준공 40년 이상 노후 아파트가 모인 서울 노원구 일대 재건축 아파트 소유주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속도가 빠르고 사업성이 높다고 평가받던 상계주공5단지에서 재건축 분담금이 5억원이 넘는다는 잿빛 전망이 나와서다. 상계주공5단지는 노원구에서 재건축을 추진 중인 44개 단지 중 가장 속도가 빠르다.

    1987년 준공된 상계주공5단지는 용적률 93%가 적용된 최고 5층 저층 단지다. 전용면적 31㎡ 단일 평형, 총 840가구다 규모다. 이곳은 재건축을 통해 용적률 299.73%, 최고 35층, 996가구로 탈바꿈한다. 시공은 GS건설이 맡았다.

    [땅집고]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5단지에 걸린 재건축 관련 현수막. /김서경 기자

    ■유일한 저층인 5단지에서 5억?…”일반분양이 없네”

    정비업계에 따르면 상계주공5단지 재건축 조합 측은 조합원이 전용 59㎡를 받기 위해선 3~4억원을, 84㎡의 경우 5억원대 분담금을 내야 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최근 공사비가 천정부지로 치솟은 점을 감안하면 실제 청구되는 분담금은 이보다 더 늘 수도 있다.

    1987년 준공된 상계주공5단지는 최고 층수가 5층인 저층 단지다. 과거 저층단지 재건축에선 조합원은 분담금 없이 새 아파트를 받기도 했다. 그런데 이 단지는 왜 수억원 분담금 폭탄을 맞을 처지인 걸까.

    [땅집고]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5단지 위치. /서울시 정비사업 몽땅

    용적률은 99%로 낮지만 소형평형이다 보니 대지지분이 적다. 이 단지는 840가구가 모두 전용면적 31㎡(11평)으로 이뤄졌다. 정비사업몽땅에 따르면 상계주공5단지 토지 등 소유자 수는 832명이다.

    996가구 규모로 탈바꿈하지만, 일반분양 물량은 극히 적을 전망이다. 이중 분양가구(조합원·일반분양)는 844가구다. 토지 등 소유자가 모두 조합원으로 넘어간다고 가정하면 일반분양 물량은 12가구에 불과하다. 사실상 1대1 재건축인 셈이다. 일반 분양으로 건축비를 충당하는데, 일반분양이 거의 없다보니 건축비를 스스로 부담하는 셈이다.

    임대가구가 152가구가 들어선다. 1062가구 중 141가구가 임대가구인 ‘포레나노원’(상계주공8단지 재건축)비하면 임대 비중이 높은 편이다. 1308가구 규모인 공릉동 ‘태릉헤링턴플레이스’(태릉현대 재건축) 임대가구는 45가구다.

    [땅집고] 노원구 재건축 단지 추진 현황. /노원구청

    이 아파트 전용 31 ㎡ 최근 실거래가는 5억원 선이다. 지난 2021년 8월 8억원까지 치솟았으나, 올해 7월 4억7000만원까지 하락한 뒤 소폭 회복했다. 이 아파트를 매수해 분담금 약 5억원을 내고, 전용 84㎡ 받는 것을 가정하면 약 10억원이 필요하다. 이는 상계주공8단지를 재건축한 ‘포레나노원’ 지난 달 실거래가 11억2000만원 보다 약 1억 저렴하다.

    ■노원구 40개 단지 재건축…”옥석 가리기 중요”

    그야말로 재건축 붐이 일고 있는 노원구 일대에서 상계주공5단지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은 상당하다. 노원구에선 현재 상계주공5단지를 제외하고도 총 43개 단지가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이달까지 총 13개 단지가 안전진단을 마쳤다.

    타 단지 대비 상계주공5단지는 지난 8월 건축심의를 통과해 사업 속도가 빠른 편이다. 지하철4·7호선 역세권으로, 입지도 우수하다. 상계주공 1~16단지(8·15단지 제외)는 이제 막 안전진단을 통과하거나 신청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13·14·16단지는 5단지에 비해 지하철역까지 거리도 먼 편이다. 중계동과 하계동에서도 상계주공5단지보다 재건축 속도가 빠른 곳은 없다.

    [땅집고] 한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노원구 재건축 관련 게시물.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문제는 이제 막 재건축 초기 단계에 들어선 단지들이 실제 재건축 분담금 고지서를 받을 시점엔 분담금이 더욱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단군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로 불렸던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 재건축 사업은 조합원 1인당 분담금이 평균 4000만원 수준이었으나, 공사 중단 등을 겪으면서 1억 2800만원으로 늘었다.

    최악의 경우엔 고액의 추가분담금을 내지 못해 사업을 중단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특히 노원구 대부분 단지는 중소형 평형으로 이뤄져, 1인당 분담금이 높을 수 밖에 없다. 총 3930가구 매머드급 재건축 단지 ‘미미삼(미성·미륭·삼호3차)’ 월계시영은 33~59㎡로 구성됐다. 중계주공2단지는 전 가구(1800가구)가 전용 44㎡이다. 두 단지는 모두 최고 14층 이상으로 지어졌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국제 정세가 더욱 불안해졌다”며 “이런 대외 정세는 가격 불안 요소로, 정비사업 공사비에 고스란히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옥석 가리기가 더욱 중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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