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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살이' 열풍 뚝 …젊은층 유출에 미분양 아파트 급증

    입력 : 2023.10.17 09:55 | 수정 : 2023.10.17 11:00

    [땅집고] 전국 미분양 주택이 6만가구를 넘긴 가운데, 제주도의 미분양 가구도 확대되고 있다. 한 때 이주 열풍이 불면서 연간 1만명 넘게 인구가 늘었던 제주도가 인구 감소 등의 여파에 부동산 시장까지 침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한국부동산원 미분양 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말 기준 제주의 미분양 가구는 2422가구로 한달 전보다 64가구(2.7%) 증가했다. 악성 미분양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875가구로 전달보다 72가구(9%)늘었다.

    [땅집고] 제주도의 한 해변가 모습. /조선DB

    올해 제주에서 분양한 민간아파트는 총 8곳이다. 이 중 1순위 마감에 성공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대형 건설사가 짓는 ‘효성해리텅 플레이스 제주’의 경우 올해 7월 425가구를 분양했으나 115명만 지원해 미달했다.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더샵 연동애비뉴’도 204가구 중 64명만 청약해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제주의 미분양 물량은 작년 4월까지 962가구였지만, 다음달인 5월 1119가구로 증가했다. 같은 해 10월 1722가구로 늘었고, 올해 7월부터는 2000가구를 넘겼다.

    제주 분양 시장이 침체한 데는 지나치게 거품이 낀 집값, 그리고 인구 감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 때 이주 열풍이 불었지만, 최근들어 인구 유출이 심화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통계에 따르면, 전입인구보다 전출인구가 늘면서 올해 1월부터 9월까지의 순유출 인구는 총 1026명로 집계됐다. 주민등록인구도 올해 9월 기준 67만6317명으로 지난해 말(67만8159명) 대비 1842명이나 감소했다.

    특히 청년층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제주의 각종 개발이 이뤄지며 급등한 부동산 가격 탓에 실제 제주 청년들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이 7.9배로 전국 평균 6.4배를 웃돌았고, 외식비와 서비스 가중평균 가격도 각각 10만원과 13만원으로 서울 다음으로 높았다.

    반면 소득은 청년 상용근로자의 경우 전국 평균 301만 원에 한참 못 미치는 276만원, 임시근로자는 138만원으로 전국 평균(163만원)과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제주의 9월 분양가격지수는 330.8로 전년동월(278.9) 대비 18.62% 상승했다. 300을 넘는 지역은 전국에서도 제주가 유일했다. 전국에서 집값이 가장 높은 서울도 158.2여서 제주 분양가는 서울 오름폭의 2배 가까운 수준으로 폭증한 셈이다.

    7월 분양한 ‘효성해리텅 플레이스 제주’의 경우 분양가가 3.3㎡당 평균 2580만원으로 국민주택형 전용 84㎡ 분양가가 8억4000만원에 달했고, 122㎡는 13억원을 넘겼다.

    인근에 있는 애월읍 하귀1리 ‘제주하귀휴먼시아1단지’ 같은 주택형이 올해 최고 5억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주변 시세보다 3억원 이상 비싸게 공급됐다.

    그 전에도 계룡건설이 분양한 ‘엘리프 애월’이 84㎡를 6억1400만원에 분양해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국에서 투자 수요가 몰렸지만, 거품이 많이 껴 있고 인구 유출도 많아 당분간 부동산 시장 매매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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