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10.17 07:00
[디스 아파트] 서울 강동구 천호동 ‘더샵 강동센트럴시티’
[땅집고] 포스코이앤씨가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서 천호4구역 재개발 사업을 통해 ‘더샵 강동센트럴시티’를 공급한다. 지하 6층~지상 최고 38층, 3개 동, 총 670가구 규모다. 일반분양 물량은 168가구로 ▲전용면적 59㎡ 66가구 ▲84㎡ 102가구다. 이 아파트는 16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17일 1순위 청약을 받는다. 당첨자 발표일은 이달 24일이다.
이 아파트는 지하철 5·8호선 천호역 5번출구까지 직선거리가 250m에 불과한 초역세권 단지다. 한강공원이 가까워 일부 고층 가구에선 한강을 볼 수 있다. ‘천호동 텍사스’로 불리는 집창촌이 있던 곳인 만큼, 단지 상하좌우엔 아직 운영 중인 모텔이 많다. 단지 바로 앞엔 술집과 음식점이 밀집한 로데오거리가 있어, 주취자나 소음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분양가가 높은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이 단지 분양가는 같은 자치구에서 1년 전 분양한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길동 헤리지티지 자이’ (신동아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보다 비싸다.
■ 초역세권인데 애매하네…‘천호동 텍사스’갔어도, 모텔 남았다
5, 8호선 초역세권단지다. 5호선 이용 시에는 환승없이 광화문, 여의도 업무지구까지 이동이 가능하다. 소요 시간은 각 28분, 40분이다. 강남도 가깝다. 천호역에서 GBC 사업이 이뤄지는 삼성역까지는 잠실역에서 환승을 거쳐도, 15분 안에 도착한다. 내년 상반기 8호선 연장안(별내선) 개통 시에는 지하철을 타고 서울 외곽 나들이를 갈 수 있다.
편리한 교통망은 이 일대 장점이자 단점이다. 천호동은 사통팔달 위치에 있다는 점에서 약60년간 성매매업소가 모였고, 청량리588·미아리텍사스와 함께 서울 3대 사창가로 이름을 떨쳤다. 집창촌은 2020년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아직 완전히 흔적을 지우진 못했다. 이 일대엔 먹자 골목을 중심으로 모텔 수십 개가 남아있다. ‘더샵 강동센트럴시티’는 일부 저층을 제외하면 전 가구에서 모텔이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인근에서 여러 정비사업이 이뤄지는 점도 생활 불편을 야기한다. 정비사업 완료 시점엔 집값 상승과 인프라 개선 등을 기대할 수 있으나, 공사 중에는 소음과 분진을 감수해야 한다.
일각에선 ‘더샵 강동센트럴시티’가 치명적인 단점이 있어도, 역세권과 탄탄한 상권을 내세워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 아파트는 서울 분양 단지 중 역대급 상권을 갖췄다. 반경 500m 이내에는 현대백화점과 이마트, 2001 아울렛, 성내·고분다리전통시장 등이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아울렛이 모두 도보권인 새 아파트는 드물다.
■ 조리공간 없는 주방·싱글침대도 못 놓는 방이라니
자곡동에 있는 견본주택에선 전용 84㎡A, 59㎡B 유니트를 볼 수 있었다. 2개 모두 방 3개와 화장실 2개, 주방과 거실로 구성됐으며, 맞통풍을 강조한 판상형 구조였다.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해 수요자가 몰릴 것으로 기대되는 59㎡A는 방과 주방이 협소한 편이었다. 직원은 싱글침대를 놓을 수 없을 정도로 작은 방에 대해 ‘취미 방’으로 소개했다. 주방은 소형 오피스텔에서 볼 법한 규모였다. 인덕션과 개수대를 제외한 조리 공간은 아일랜드 식탁에서만 가능해 보였다.
한강조망권이 확보되는 103동에 일반분양 물량이 쏠린 점은 이례적이다. 바로 임대가구 비중이 매우 높고, 소음 등 생활 불편이 가장 많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곳에서 한강뷰를 보려면 먹자골목과 모텔촌을 길 건너 이웃으로 둬야 한다.
대부분 조합 아파트와 달리 탁 트인 전망을 누릴 수 있는 고층 가구가 남아있는 점은 일반분양자에게 매력적인 요인이다. 그러나 일부 가구는 거실 방향이 서향으로 난 경우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 서향은 매일 노을을 볼 수 있으나, 햇빛이 오후 늦게까지 집 안 깊숙이 들어온다.
■입주민 마음 헤아린다더니, 분양가는 왜 그래?
‘더샵 강동센트럴시티’는 붙박이장(안방·방1곳 총 2곳), 한샘 주방가구, 천장고 등 일부 옵션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포스코이앤씨측은 이러한 내용을 ‘더샵 헤아림4’라는 이름으로 소개하면서 ‘입주민의 마음을 헤아린다’는 문구를 달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가격 면에서 일반분양자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는 의견이 줄을 잇는다. 무상 옵션을 받더라도, 분양가 외에 수천만원 목돈이 든다. 전용 84㎡B타입 기준 부대비용은 ▲옵션비 2200만원 ▲시스템에어컨 970만원 ▲발코니확장비 1860만원으로, 총 5030만원이다. 분양가 14억2060만원(최고가 기준)에 대한 취득세로 약 4700만원을 부담한다고 가정하면, 약 15억원이 든다.
분양가도 ‘억’소리 날 정도로 높다. 전용 84 ㎡ 분양가는 13억4800만원~14억2640만원이다. 최근 동작구 후분양단지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 84㎡가 13억9300만원(최고가 기준)에 분양했다가, 1순위 계약자를 다 찾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이 단지도 미분양 우려를 떨칠 수 없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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