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10.17 07:00
[땅집고] 증권사 중 세 손가락 안에 드는 한국투자증권의 부동산PF 위험노출액이 크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신용평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투자금융그룹의 부동산 위험노출액이 지난해말 기준 9조6000억원 규모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의 부동산PF 등에서 비롯된 우발부채가 같은기간 5조2294억원을 차지했다. 2023년 6월말 기준으로는 5조9000억원으로 2021년 말 4조3000억원 대비 약 37% 증가했다.
한신평은 “담보가치 및 상환능력 등을 고려한 여신 취급에도 불구하고 최근 금리 상승 및 경기 침체로 인한 건전성 저하 위험에 대한 노출이 커졌다”며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면 건전성이 더 악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증권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험노출액이 6월말 기준 28조4000억원에 육박하고, 채무보증 연체율이 17.3%로 치솟고 있다.
■ 한국투자금융그룹 우발부채 10조원 육박, 한국투자증권만 ‘5조’
한국투자금융그룹은 부동산 호황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2021년과 비교해 지난해 수익성이 크게 하락했다.
2022년 한국투자금융그룹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5458억원으로 전년도 영업이익 1조 5210억원보다 64% 감소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의 2022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4001억원으로 2021년(1조 2940억원)에 비해 크게 떨어진 영향이 컸다.
한국투자증권의 우발부채 대부분은 부동산PF 대출 보증, 특히 지방 사업장이 원인이다.
16일 한국거래소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우발부채 내역 중에서 사모사채 인수확약과 대출채권 매입확약 등의 지급보증 규모가 총 375건, 5조8995억원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지급보증만 2조4874억원 규모였다. 이 중 부동산PF 지급보증 건의 95% 이상은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지방 사업지로 나타났다.
■ 우발채무 대부분이 ‘지방 부동산PF’…“부동산 경기 따라 건전성 지표 달라질 것”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부동산PF 관련 우발채무 중 지급보증액이 가장 큰 사업지는 인천 계양구 효성동 100번지 일원에 진행 중인 ‘효성도시개발사업’이다. 이 사업지 PF대출에 대한 한국투자증권의 보증 잔액은 1000억원이다. 효성도시개발사업은 인천 계양지역의 노후 무허가 건축물을 재개발하는 사업이며, 시행사 제이케이도시개발이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착공을 앞두고 토지 보상 문제로 철거 공사가 중단돼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지방에서는 천안시 서북구 부대동 407번지에 진행 중인 성성6지구 도시개발사업이 대표적이다. 이 사업지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사로 선정됐으며, 2025년까지 약 110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지급보증 규모는 930억원으로 지방에서 가장 컸다.
이 현장은 현재 인허가 단계에 놓여있으며 사업 완료 기간은 2026년 말로 예정됐다.
문제는 인천과 천안 지역 모두 최근 미분양이 급속도로 증가해 주택 시장 침체가 진행 중이란 점이다. 충남 천안시는 8월 기준 미분양 물량이 2032가구로 아산시 2215가구에 이어 두번째로 많았다. 충남은 미분양 주택 수가 지방에서 세번째로 많다. 인천의 경우 지난해 2월 400가구에 불과했던 미분양 아파트가 올 8월 1299가구로 3배 확대됐다.
한신평은 “증권의 경우에도 브릿지론 등 사업초기 단계 부동산PF 익스포져 비중이 높다”며 “국내 부동산 경기가 뚜렷한 회복기조를 보이기 전까지 주요 계열사의 건전성 지표가 일정 수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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