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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네스북 등재 실패한 5억 '초대형 가마솥'…밥도 못지어

    입력 : 2023.10.16 07:00

    [땅집고]충북 괴산군이 5억원을 투입해 제작한 대형 가마솥. 거의 사용하지 않아 애물단지가 됐다. / 조선일보 DB

    [땅집고] “기네스북 등재도 못 해, 밥도 못 지어…20년 째 방치면 그냥 녹이는게 낫지 않나요.”(관련 게시글에 달린 네티즌 댓글 내용 일부)

    무게 43.5t, 높이 2.2m, 둘레 17.8m. 너무 무거워서 솥뚜껑을 여는 데만 4,000만원이 들고, 녹슬지 않게 관리하기 위해선 한 해 들기름 값만 1000만원이 든다는 ‘초대형 가마솥’이 애물단지 노릇을 하고 있다. 초대형 가마솥 기네스북 등재를 노렸다가 실패했고, 너무 큰 탓에 열 전달이 잘 이뤄지지 않아 밥조차 짓기 힘들다. 최근 국민 공모를 통해 400건 가량의 활용 방안 아이디어를 받았으나, 여전히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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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가마솥은 ‘괴산군민 가마솥’이다. 김문배 군수 시절인 2003년 괴산군이 5억6000여 만원에 군민들이 모은 성금과 고철을 들여 2년에 걸쳐 만들었다. 당시 괴산군은 한 번에 쌀 50가마, 4만여 명이 동시에 먹을 수 있는 밥을 지을 수 있다고 홍보해왔다. 괴산군민이 하나 돼 가족처럼 밥을 지어 먹자는 취지다.

    그러나 괴산군은 이 가마솥을 20년째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세계 최대’를 내세워 기네스북 등재를 추진했으나, 호주 질그릇보다 작은 것으로 나타나 등재는 무산됐다. 군민 화합을 위해 밥 짓기, 옥수수 삶기, 팥죽 끓이기 등 이벤트에도 사용했으나, 이 마저도 번번이 실패했다. 가마솥 바닥이 두껍다 보니 위아래 온도 차가 너무 커서 밥을 하면 아래는 타고, 위는 설익었다.

    무쇠 재질인 가마솥은 관리 비용이 만만찮게 들어간다. 녹슬지 않도록 솥 안팎으로 들기름을 발라 관리해야 하는데, 한 해 들기름 값만 1,000만원이 넘게 들 정도다. 관리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자 괴산군은 2017년 솥 안쪽에 검정 페인트를 칠한 채 뚜껑을 닫았다. 뚜껑을 다시 여는 데에도 크레인 설치 등 4,000만원이 들어간다. 지금은 관람 자체가 금지돼 사실상 방치 상태로 알려졌다.

    2011년과 2017년 가마솥 활용 방안과 관련해 주민들은 지역 관광명소인 산막이옛길로 옮기자고 제안했지만 이동에만 2억 원이 넘는 예산이 필요해 이마저 무산됐다. 보다못한 충북도청은 지난 8월부터 330만원을 내걸고 ‘가마솥 관광자원화 활용방안 공모전’을 개최했다. 400개에 가까운 의견이 나왔고, 군산시는 이 중 우수상 2건과 장려상 7건을 선정했으나, 응모작 모두 기준 점수(90점)에 미달했다며 아이디어를 반영하진 않았다.

    우수상은 ▲괴산 김치 축제와 연계한 가마솥 축제 개최 ▲가마솥 등에 경관조명을 달아 관광 자원화 등 두 건을 채택했다. 장려상에는 ▲실패박물관 건립, ▲타임캡슐로 활용, ▲포차 거리 조성 등 의견이 뽑혔다. 충북도 측은 언론을 통해 “정책에 반영할 만한 참신한 아이디어가 없어 가마솥 소유자인 괴산군과 함께 활용 방안을 다시 고민해 볼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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