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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쉬운 NPL 경제학] 땅도 조각투자를? 부동산의 '보위채권'인 NPL

    입력 : 2023.10.14 09:52 | 수정 : 2023.10.14 10:13

    [이면희의 참쉬운 NPL 경제학] NPL은 ‘부동산의 보위채권’…“새로운 투자기회 제공할 것”

    [땅집고]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1층 상품권 판매소에서 모델들이 추석 상품권 패키지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뉴스1

    [땅집고] 백화점 상품권 발행자는 백화점이며, 이 상품권은 선물, 뇌물, 돈 세탁, 그리고 절세 등의 목적으로 구매하게 된다.

    그러나 모두 같은 필요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할인된 가격으로 시중에 나와 거래된다. 이전에는 백화점 주변 구두 수선점 등이 상품권 소매상 역할을 했고 최근에는 인터넷을 통해 거래된다.

    이처럼 거래될 수 있는 대부분 상품은 발행시장(Primary market, 1차시장)과 유통시장(Secondary market, 2차시장)을 형성한다. 사실 물리적 구체성이 없을 뿐이지 발행시장과 유통시장 구분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아파트 시장도 마찬가지다. 건설회사는 아파트를 ‘분양’이라는 이름으로 발행하고 개인들은 이후 부동산 중개인을 통해 자유롭게 살고 파는 시장을 형성한다. 주식도 마찬가지다. 발행주체인 주식회사는 기업공개(공모)라는 방식으로 주식을 발행하고, 투자자는 공모주에 청약해 주식을 보유하게 된다. 이처럼 주식을 최초로 발행해 거래하는 시장을 '발행시장'이라고 부른다. 기업공개가 끝난 주식은 이후 거래소(유통시장)에 상장해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

    기업은 주식과 채권이라는 증권을 발행한다. 그런데 주식과 달리 채권은 개인이 사고 파는 거래소가 발달되어 있지는 않다. 왜 그럴까. 주식이 채권보다 더 활발하게 거래되기 때문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가격 변동성에 있다. 변동성이 높은 이유는 가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주식은 채권에 비해 가격 변동성이 더 크다. 가격 변동성이 클수록 거래 기회가 더 자주 발생하며, 이로 인해 주식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이다. 그래야 수익을 기대할 것이 아닌가 말이다.

    채권은 이자를 기대하는 수익이며 대체로 기대이익이 확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위험의 변화나 이자율의 변동과 같은 변수가 아니면 채권의 가격이 잘 변하지 않는다. 주식이 채권보다 유통시장이 활성화된 또 다른 이유는 유통의 최소 단위가 작고 거래 비용이 작기 때문일 것이다.

    ABS(자산담보부증권)는 유동화가 잘 되지 않는 자산을 유동화해 금융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ABS는 기초 자산보다 작은 단위로 분할해 거래할 수 있도록 증권화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래야 더 많은 투자자가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간혹 들어보는 조각투자란 이런 ABS에 투자하는 행위를 지칭한다. 영국 출신 가수 보위는 1997년 데이비드 풀먼이라는 투자은행가 도움을 받아 자신이 1990년 이전에 발표한 25개 앨범(287곡)을 유동화해 ‘보위채권’을 발행했다. 이 음원에서 나오는 로열티 수입이 기초자산이었다.

    [땅집고]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뮤지션으로 꼽히는 데이비드 보위. 포크송, 글램 록, 솔, 펑크, 팝, 디스코, 일렉트로니카, 재즈, 뉴웨이브 등 다양한 음악을 섭렵했다. 외모와 패션에서도 끊임없는 변신을 시도했다. /데이비드 보위 공식 홈페이지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음원 저작권을 증권화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부동산에 조각 투자하는 플랫폼이 나오기도 했다.

    부동산에 간접 투자할 기회를 제공하는 리츠(Real Estate Investment Trusts)가 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리츠 투자는 사실상 구체적인 부동산이 아니라 부동산 투자회사 지분을 거래하는 셈이다. 반면 지정된 부동산에 조각 투자할 수 있는 플랫폼 시장은 제대로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격 변동성이 부족하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ABS는 부동산 가격이 수시로 변하는 것도 아니고 수익 구조도 이자나 모기지 등 확정된 수익을 기초로 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의 해법으로 NPL(부실채권)이 거론되고 있다. 아무래도 부동산 담보부 NPL은 어떤 의미로 채권과 주식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무엇보다 NPL은 백화점 상품권처럼 할인해서 거래한다. 지난해 최대 30%까지 할인한 NPL이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NPL 투자자는 부실채권을 할인 가격에 매입해 채무자에 대해 채권금액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이전받는다면 경매 낙찰이 끝나고 배당일에 은행이 받을 수 있는 채권원금과 채권최고액 범위 내의 연체이자 금액만큼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일종의 확정된 이자수익과 배당을 받는 셈이다. NPL 업계에서는 이를 ‘NPL배당에 의한 수익’이라고 한다. 그리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최대 기대수익을 확정할 수 있다.

    다만 실제 배당에는 여러 변수가 존재한다. 불확실성에 따라 NPL 가치가 수시로 변동할 가능성도 있다. 가장 큰 변수는 낙찰률과 낙찰가격이다. 담보 물건의 배당 시기도 불확정적이다. 예상할 수는 있지만 변경, 항고, 재항고, 매각대금 미납 등 다양한 사유로 실제 배당이 늦어질 가능성은 존재한다. 다시 말해 이런 다양한 변수로 인해 유동화한 NPL은 상장 주식만큼은 아니어도 채권이나 다른 ABS와 달리 상당한 변동성을 갖는다.

    NPL을 좀 더 작은 단위로 발행하고 거래소에서 유통할 수 있도록 한다면 우리 국민, 특히 젊은 세대에게 새로운 투자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다. /글=이면희 엔케이어드바이저스 CSO(옥션 공동창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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