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10.12 07:30 | 수정 : 2023.10.20 15:56
[땅집고] “건축비 급등으로 주택가격 폭락 이미 끝났다.” “짧은 가격 하락 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블룸버그통신이 지난 4월 독일 주택가격이 폭락 후 강하게 반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팬데믹 기간에 집값이 급등했다가 지난해 집값이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12%(글로벌프로퍼티가이드) 급락했던 독일은 1월 바닥을 친 후 2~3월 반등세를 보였다.
이민자 급증, 원자재 가격으로 급등으로 인한 건축비 인상, 환경 규제로 인한 인허가 지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 올해 집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내용이었다.
블룸버그통신이 지난 4월 독일 주택가격이 폭락 후 강하게 반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팬데믹 기간에 집값이 급등했다가 지난해 집값이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12%(글로벌프로퍼티가이드) 급락했던 독일은 1월 바닥을 친 후 2~3월 반등세를 보였다.
이민자 급증, 원자재 가격으로 급등으로 인한 건축비 인상, 환경 규제로 인한 인허가 지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 올해 집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최근 독일의 집값 반등론은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독일 통계청이 발표한 2분기 통계에 따르면 주거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9.9% 하락했다. 외국은 실거래가 통계이기 때문에 집계하는데 보통 2달 이상 걸린다. 2~3월의 반등은 데드켓바운스(Dead cat bounce)로, ‘2차 집값 폭락’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불과 몇 달사이에 집값 낙관론이 비관론으로 바뀐 것이다.
현지 언론들은 “2000년 이후 가장 큰 하락세로, 인구가 적은 지역보다 대도시 하락 폭이 더 컸다”고 보도했다. 베를린, 함부르크, 뮌헨 등 도시에서는 아파트 가격이 전년 대비 9.8% 하락했고, 단독주택은 12.6% 하락했다.
◆반등론 근거는 공급부족론
상반기 현지 언론에는 20년만의 최악의 주택 부족, 임대료 폭등, 원자재가격 급등 등의 보도가 이어졌다. 우크라이나 등에서 지난 한해 100만명 이상의 이민 수요가 발생했다. 임대료도 7월 기준으로 연간 5.2% 상승했다. 10% 이상 상승한 지역도 많아 독일 집권 여당은 임대료 통제 등 비상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독일 국민의 60% 정도가 임대 주택에 거주하고 있어 임대료 급등은 그야말로 사회적 쟁점이 된다.
독일 정부는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신규주택 건설에 의무화하는 친환경 규제를 무기한 연기하고 2027년까지 450억 유로(약 64조원)를 공공임대주택 건설에 투입하는 등의 공급확대 대책을 발표했다. 독일 정부는 올해 40만채의 주택을 신규 건설하겠다고 발표했지만, 1~ 7월 주택 건설 허가 건수는 15만 620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오히려 27.8% 감소했다.
금리 인상과 원자재가격 인상으로 부동산업체들은 파산도 잇따랐다. 뒤셀도르프에 본사를 둔 게르히와 센트룸그룹 개발파트너, 뮌헨의 유로보덴, 뉘른베르크의 프로젝트이모빌리엔 그룹 등 개발업체가 파산 신청을 했다. 독일 건설 부문의 기업 파산이 1년 만에 두 배로 늘어나 많은 프로젝트가 중단되면서 공급부족론에 불을 붙였다.
◆짧은 반등후 급락으로 전환, 2000년 이후 최대 낙폭
공급부족, 임대료 폭등 속에서 독일의 집값이 급락세로 전환한 이유는 뭘까?
첫째, 집값은 수급보다도 경제 상황이 우선한다는 것을 독일이 명확하게 보여준다. 올해 2분기 독일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 분기 대비 0%에 그쳤다. 독일은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 경제 전망에서도 주요국 중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의 병자‘라는 오명까지 얻고 있다. 탈원전을 선언했던 독일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의 직격탄을 맞았다.
독일 대표 산업인 완성차 업계가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는 전기차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독일의 민간 경제연구소는 2023년 연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모기지 금리 3배 이상 급등, 경제불황 엄습
둘째, 모기지 금리의 급등이다. 독일에서 가장 보편적인 10년 모기지 금리가 2021년 1% 전후에서 4% 전후로 치솟았다. 이자 부담이 4배 늘어난 것이다. 미국의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는 2021년 3% 전후에서 7% 전후로 치솟은 것과 비교하면 상승속도는 더 가파르다.
셋째. 자가보유율이 40%대에 불과할 정도로 독일은 임대거주 전통이 강하다. 이자가 급증하고 경제가 불황 속으로 진입하는 신호가 나오면서 집을 사려는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 독일은 내 집 마련보다는 임대주택에 대해 각종 세제혜택이 주어지는데다 은행 빚을 많이 내서 집을 사는 것을 꺼리고 대출 관리도 철저하다. 독일은 2008년 세계적인 금융위기에도 주택가격의 부침을 겪지 않았을 정도로 대출관리가 깐깐한 것으로 유명하다.
◆한국의 공급 부족론과 집값 상승론
최근 서울 신규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국의 집값이 급등하는요인중 하나가 주택공급 부족론이다. 인허가 물량이 급감하면서 전세가격도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원자재, 인건비 인상 등으로 분양가도 계속 오름세이다.
그러나 집값은 공급도 중요하지만, 금리와 경제여건도 주택가격을 좌우한다. 독일의 금리가 급등하고 실업률이 오르고 경제성장이 멈추자 집값도 급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한국 집값의 또 다른 근본적 변수는 경제이다. 문제는 우리 경제도 낙관만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 경제 성장의 동력인 수출이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7월 한국 수출이 1년 전보다 15.5% 줄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네 번째로 크게 줄어들 정도로 문제가 생기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1.4%로, 일본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2.0%)보다 크게 낮다. 이대로라면 한국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일본보다 낮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한다.
집값을 결정하는 요인들은 공급뿐만 아니라 소득, 경제성장, 금리 등 복합적이다. 미래는 결정된 것이 없다. /차학봉 땅집고 기자 hbch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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