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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전기도 없는데 준공승인?" 영종대교 아래 10년째 버려진 유령 빌라촌

    입력 : 2023.10.11 18:00





    [땅집고] 인천광역시 영종대교 아래 유령빌라촌이 10년 넘게 방치되고 있다. 빌라가 위치한 곳은 영종도 옆의 또 다른 작은 섬 운염도다. 운염도에 방치된 건물은 4층 짜리 빌라 8동과 상가 용도로 보이는 건물 등 총 10동. 건물 옆에는 전자파 피해를 우려해 주거지에서 꺼리는 통신사 기지국 철탑도 들어서 있다.

    운염도는 일제강점기 시절부터 몇몇의 어부들이 거주하며 일터를 오가던 곳이다. 하지만 현장은 어부는 커녕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유리창은 깨지고 쓰레기도 여기 저기 버려진 모습. 이곳에는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

    이 운염도 빌라는 2006년 토지를 매입한 토지주 장씨와 건축업자 K씨에 의해 만들어졌다. 빌라를 건축하는 목적은 '어민들을 위한 생활터전 조성'. 장씨는 K씨와 대물변제 방식으로 건축을 진행했다. 빌라 한 동에 총 8세대. 공사비 명목으로 다세대주택 8동 중 40세대를 주는 걸로 계약했다.

    2011년 인천경제청은 건물 10동 중 6동에 대해 준공승인을 내렸다. 운염도 빌라는 수도, 전기, 가스시설도 갖춰지지 않은 깡통주택이었다. 과거 운염도 빌라를 다룬 기사에는 이를 지적하는 내용이 보도된 적 있었다. 과정을 알기 위해 인천경제청에 문의하자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준공승인이 됐으면 주소 확인이 돼야 하는데 확인이 안 된다"며 "수도, 전기가 안 들어오는데 어떻게 준공 승인을 내렸겠냐, 잘못된 정보"라고 답했다.

    문제는 이런 건물도 분양이 진행됐다는 것이다. 건축 허가를 받아 지은 30세대 미만의 소규모 다세대주택의 경우에는 별도의 청약절차 없이 건축주가 임의로 분양이 가능하다. 분양이 진행된 세대는 총 64세대. 하지만 이 빌라에 많은 사람이 거주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애초에 거주환경이 온전치 않았으며 빌라 세대마다 소유주를 추적한 결과 대다수의 호실이 장씨 가족의 소유였기 때문이다.

    현장의 건물 곳곳에는 유치권 행사 중이라는 현수막과 글씨가 적혀 있었다. 건축업자 K씨는 장씨와 대물변제에 대한 소송이 10년 넘게 진행 중인 상태라고 전했다. K씨는 땅집고와의 인터뷰에서 "일부러 대출 이자를 연체해 건물을 경매에 내놓는 것"이라며 "장씨 일가는 법의 틈을 이용해 수십 배 이익을 챙겼다"고 말했다.

    반면 장씨는 오히려 본인이 피해자라는 입장이다. 장씨는 운염도 빌라 사건에 대해 "건축업자가 돈이 없다며 공사 마무리를 안 해 수도, 전기시설이 없는 불완전한 빌라가 된 것"이라며 "오히려 공사비 20억원을 빌려줬는데 피해자라니 엉뚱한 소리다"고 말했다.

    운염도 빌라를 둘러싼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과연 이곳은 어떻게 될까. 땅집고가 현장을 직접 가봤다. / 김혜주 땅집고 기자 0629a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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