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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대란' 초래한 임대차법 폐지 수순…한국과 닮은꼴 남미국가

    입력 : 2023.10.10 15:37 | 수정 : 2023.10.11 08:56

    [땅집고] 우리나라와 비슷한 시기에 ‘임대차2법’을 시행한 아르헨티나에서 최근 월세 매물이 급감하고 임대료가 폭등해 부작용이 잇따르자 국회에서 임대차 법안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

    [땅집고]아르헨티나 상공에서 바라본 부에노스아이레스. /조선DB

    지난 6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건설동향브리핑926호에 따르면 최근 아르헨티나는 올해 8월 임대차2법이 담긴 민상법을 이전으로 회귀하는 법안이 하원을 통과해 상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상원이 승인하면 임대차2법은 도입 3년 만에 폐기된다.

    재개정 법령안은 ▲표준 임대 기간을 개정 전과 동일하게 2년으로 되돌리고 ▲현행법령으로 1년으로 정한 임대료 인상 가능 주기를 4개월로 단축하며 ▲임대료 인상 시 임대료지수를 따르지 않아도 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땅집고] 아르헨티나의 최근 아파트 가격 및 거래량 추이. /건설산업연구원

    아르헨티나의 임대차2법은 2019년 중도우파 당인 ‘변화를 위해 함께’ 당의 발의로 2020년 국회를 통해 제정됐다. 이 법은 기존의 2년 임대차 계약기간을 총 3년으로 늘렸으며, 6개월마다 인상할 수 있던 월세를 중앙은행의 월세 지수(ICL)를 사용해 1년에 한 번만 인상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법안이 만들어지자마자 부작용부터 나타났다. 대부분의 집주인들은 월세 매물을 대거 거둬들이거나 1년 후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월세를 미리 대폭 올려 계약을 시도하면서 매물도 없고 가격은 폭등하는 악순환이 벌어졌다.

    건산연에 따르면 아르헨티나는 임대차2법을 도입한 2020년 7월 직후 2021년 9월까지 1차 임대료 상승이 벌어졌고, 2차로 올해 임대료가 더 큰 폭으로 올라 작년의 166%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들어 특히 임대료 인상률이 커진 이유는 2020년 7월 법 이후 계약 갱신 가능 기간인 3년 주기가 돌아오는 해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건산연은 “2023년 8월 기준, 인플레이션은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115.6%로 조사됐으나, 임대료는 이보다 50%포인트를 상회하는 166.7%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2023년 1~8월 누적치를 기준으로 분석해 보더라도 인플레이션은 73.2%였지만 임대료 상승률은 114%로 집계돼 40%포인트 이상 격차가 발생했고, 올해 들어 임대료 인상추세가 다시 커지는 이유는 2020년 7월 법이 개정된 이후 계약 갱신 가능 기간인 3년 주기가 돌아오는 해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한때 임대료 인상률이 급감한 적도 있었는데, 개정된 임대차법이 시행하고 법적 임대료 인상 가능 기간(1년)이 경과한 2021년 7월쯤이었다. 하지만 올해 계약 갱신 가능 기간인 3년 주기가 맞물리면서 다시 더 크게 폭등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르헨티나의 임대차법 도입 시기와 임대료 변화 흐름이 국내의 임대차3법 시행 및 주택 시장의 흐름과 닮은 점이 많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우리나라는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2020년 7월 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전월세신고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및 부동산거래신고법 개정안(임대차3법)이 시행됐다. 이 법안은 기존 2년이었던 임대차기간을 ‘2+2년’으로 연장하고 세입자가 2년간 거주한 후 1회에 한해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임대료 상승률 5% 이내 범위에서 임대차 계약을 2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법안 시행 직후 4년치 임대료를 한꺼번에 받으려는 집주인이 늘면서 신규 전월세 거래가격이 크게 올랐다가, 법안 시행 이후 계약갱신 2년 기간이 도래한 지난해 하반기까지 전세금이 하락했다. 하지만 올 하반기 수도권 전세금이 다시 오르는 모습을 보이면서 우리나라에도 아르헨티나와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성환 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임대료 제한 정책과의 임대료 상승의 인과관계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시기적으로 정책 시행 이후 임대료의 상승세가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양상을 나타낸다”며 “국내 임대차 2법 개정(전세 기준)과 비교하면 아르헨티나는 기본 임대 계약 기간은 1년(2+1년)으로 짧은 반면, 임대료 인상 가능 시기의 도래는 1년 이른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아르헨티나는 임대료 상승률이 인플레이션을 초과하면서 시간이 경과할수록 둘 사이 격차가 커지는 현상이 확인됐으며, 이에 따라 임대주택 재고가 감소하고 주택 가격까지 하락해 법안 폐기 움직임이 발생했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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