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10.07 07:00
[땅집고] "사람이 거의 안 살아요. 신축 안 한 집은 전부 다 정화조가 없어서 하수도로 내려가요. 그런 상태로 살고 있는 거예요." (서울시 종로구 옥인동 거주자 왕모씨)
"박원순 시장이 문화재가 많은 인왕산 밑이라는 이유로 재개발 허가를 안 해준 거예요. 그렇게 해놓고는 지금 그냥 방치돼 가지고요."(서울시 종로구 옥인동 M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박원순 시장이 문화재가 많은 인왕산 밑이라는 이유로 재개발 허가를 안 해준 거예요. 그렇게 해놓고는 지금 그냥 방치돼 가지고요."(서울시 종로구 옥인동 M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남산이 한눈에 보이고, 서울 종로·광화문 도심업무지구 CBD와는 직선거리 1㎞가 되지 않는 이곳은 서울 종로구 옥인1구역이다. 이 일대 곳곳에는 지붕이 부서져 있고, 사람 손길을 타지 않아 잡초만 무성한 빈집이 여럿 보인다. 종로구 필운대로에서 오르막길을 따라 올라가면 나오는 골목길에는 빈집들이 몰려있다. 2017년 서울시 재개발 계획이 취소된 후 2018년부터 전체 주택 대다수가 빈집으로 방치돼 급속도로 주거환경이 악화했다.
경복궁역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빈집들이 흉물처럼 남아있다. 현재는 좁은 골목을 갈아엎어 다시 정비하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서울시 종로구 옥인동에 살고 있는 주민 왕모씨는 "빈집이 있는 곳이 산 밑이고 좀 후미져 아가씨나 노인들은 다니기 힘들었다"며 아주 "옥인동 47번지는 현재 사람이 거의 살지 않고 신축 안 한 집은 전부 다 정화조가 없어서 하수도로 내려간다"고 했다.
■ 서울시 재개발 계획 번복해…옥인동, 사직동 빈집 무더기 방치
서울시 종로구 옥인동 M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박원순 시장 시절 인왕산에 문화재가 많다는 이유로 재개발을 불허하고 대신 재생 사업을 하겠다고 했지만 지금 그냥 방치된 상태"라고 전했다.
서울 종로구 옥인동은 2007년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됐으나 서울시장이 바뀌고 2016년 재개발 지역에서 해제돼 빈집이 늘기 시작했다. 옥인동은 2017년 도시정비법 '도시주거환경개선구역'으로 전환됐다. 역사문화자원 보전과 주거환경개선을 함께 하는 것이 주거환경개선구역의 특징이다.
서울시 종로구 옥인동 M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박원순 시장 시절 인왕산에 문화재가 많다는 이유로 재개발을 불허하고 대신 재생 사업을 하겠다고 했지만 지금 그냥 방치된 상태"라고 전했다.
서울 종로구 옥인동은 2007년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됐으나 서울시장이 바뀌고 2016년 재개발 지역에서 해제돼 빈집이 늘기 시작했다. 옥인동은 2017년 도시정비법 '도시주거환경개선구역'으로 전환됐다. 역사문화자원 보전과 주거환경개선을 함께 하는 것이 주거환경개선구역의 특징이다.
이후 2018년 서울시는 옥인1구역을 ‘역사문화형 도시재생’지역으로 지정했다. 역사성을 가진 건축물을 살려 관광과 역사가 함께 하는 이른바 ‘북촌형 정비’를 하겠다고 했지만 주민들은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없었다고 전했다.
도시가스가 들어오고, 일부 도로를 정비한 수준에서 사업이 머물다 보니 원주민들은 노후주택을 버리고 다른 곳으로 나가게 됐다는 것이다. 재개발 무산 이후 7년이 지난 현재, 옥인1구역에 남은 주민들은 빈집 노후주택인한 어려움을 말했다. 서울시 종로구 옥인동에 사는 주민 최모씨는 "밤에는 무서워서 개를 데리고 가야 했을 정도"라며 "골목에 가보면 좁아 짐도 못 들어간다"고 했다.
■ 2008년 조합설립 후 9년 만에 시장 직권으로 재개발 멈춘 옥인동
2016년 서울시는 ‘한양도성’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만들기 위해 서울시장 직권으로 종로구 옥인동과 충신동 일대의 재개발을 중단시켰다. 서울시는 제18차 서울특별시 도시계획위원회'에 종로구 옥인1 구역 외 3개 구역 주택재개발 정비 구역 직권해제 자문안을 올렸고 조건부 동의를 받았다. 이후 종로구 옥인동 옥인1구역 재개발은 무산됐다. 2008년 조합설립 이후 무려 9년간 재개발을 추진해 와 매몰비용을 감당해야 했던 주민들에 대한 대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채로 마무리된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여기가 2017년에 주거 환경 개선 사업 구역으로 이렇게 전환된 곳이고 현재는 지금 주거환경 개선 사업이 쭉 이어지고 있어서 재개발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입안권자가 구청장이라서 구청이랑 먼저 얘기가 돼야 하지만 아직까지 서울시에 넘어온 건 아닌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서울 종로구는 서울에서 가장 빈집이 많은 곳으로 꼽힌다. 가장 최근 자료인 2019년 서울시 빈집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종로구 빈집은 사전조사 기준 1456가구로 서울에서 가장 많다. 옥인동을 비롯해 사직동 등 재개발이 해제되면서 빈집으로 남아 있는 곳들이 종로구의 빈집 가구 순위를 끌어 올렸다. 이 빈집은 ‘관리 빈집’으로 구청장이 확인 이후 1년 이상 비어있는 집이 통계로 산정된다.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빈집, 2019년 이후 마을을 떠난 가구를 포함하면 이 일대 실제 빈집의 수는 더 많다.
종로구는 지난해 말 옥인동 빈집철거대지에 마을주차장을 설치하는 등 공익성 있는 공간을 구축하고자 했다. 하지만 현지에서는 일부 빈집을 활용했을 뿐 근본적 해결이 된 것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지영 땅집고 기자 sjy3811@chosun.com
※땅집고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을 바탕으로 재작성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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