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10.01 07:41
[9.26대책과 부동산, 전문가 연쇄 인터뷰] 4.김종율 보보스부동산연구소 대표
[땅집고] “최근 집값이 슬슬 오르고 있지만, 집 살 기회를 놓쳤다고 해서 아쉬워할 시기는 절대로 아닙니다. 아직까지도 ‘빚투’, ‘영끌’이라는 단어를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금리가 너무 높아요.”
지난해 하반기부터 침체하기 시작한 부동산 시장이 최근 슬슬 살아나는 분위기다. 시장 상황에 맞춰 일부 아파트 단지 가격도 수억원 폭락한 저점을 지나 다시 전 고점 수준 가격으로 돌아오고 있어 수요자 입장에선 혼란이 크다.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지금 가격에라도 주택을 매수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과, 주택 경기를 고려하면 지금의 집값 상승세는 일시적인 반등일 뿐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좀 더 기다리는 것이 낫다는 주장이 뒤섞여 갈피를 잡기 어려운 것.
부동산 투자 전문가로 활동하는 김종율 보보스연구소 대표는 “올해 하반기 들어 핵심 지역 아파트에서 주목할 만한 상승 거래가 나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금리 등 거시경제를 고려하면 이 같은 상승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지기는 힘들어 보이며, 수요자들 역시 매수하고 싶었던 주택을 놓쳤다고 아쉬워할 시기는 절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땅집고가 김 대표에게 올해 하반기 및 내년 부동산 시장 전망을 들어봤다.
-최근의 집값 상승세가 얼마나 이어질까.
“지금 집값이 오르는 이유가 있다. 주택 공급이 너무 없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아파트 가격은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의해서 움직이기 때문에,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면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 특히 서울이나 수도권 핵심 지역처럼 일자리가 있는 중심 도시일수록 이 같은 현상이 강하다.
하지만 지금의 상승세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의문이다. 지금 집값을 끌어올리는 거래들을 보면 투기 수요가 아니라 대부분 이자를 감당할 여력이 있는 실수요에 의한 거래이기 때문이다. 가격 상승에 본격 불이 붙으려면 실수요자와 투자자가 동시에 몰려야 하는데 동력이 반쪽밖에 안 된다는 얘기다. 집값이야 장기적으로 보면 우상향하겠지만, 금리가 하향 조정되지 않는 이상 올해 남은 하반기를 거쳐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금 같은 ‘애매한 상승세’가 지속될 거라고 본다.”
-현재 금리가 어떤 수준인지.
“최근 아파트를 매수하기 위해 1금융권에서 대출을 실행해 보면 5%대 금리가 대부분이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전용 84㎡(34평) 기준 15억원 수준이라고 한다. 그러면 15억원짜리 서울 아파트를 사려고 8억원을 대출받는다고 가정할 경우, 이자만 1년에 4000만원을 내야 한다. 웬만한 대기업 대리·과장급 연봉만큼 부담이 된다. 지금 상황에서 집을 매수할 때 유지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얘기인데, 이 정도면 ‘빚투’나 ‘영끌’이라고 칭해도 될 정도다. 따라서 수요자들이 주택을 못 산다고 해서 아쉬워하거나 지금 내 집 마련 못하면 인생 망한다고 좌절할 시기는 절대 아니라고 본다.”
-윤석열 정부가 9월 발표한 부동산 대책은 어떻게 보나.
“나라면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방법 중 하나로 문재인 정권 초기 의무등록하도록 했던 민간임대주택에 대한 양도세 등 세금을 완화해 주는 대책을 마련했을 것 같다. 정부나 민간건설사가 직접 짓는 새 아파트를 공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 주택을 시장에 매물로 불러오는 것도 공급의 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다주택자가 쥐고 있던 집들을 시장에 풀도록 유도하는 조치는 아파트를 새로 짓는 시간도 필요 없기 때문에 효과가 빠른 공급책이기도 하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어떤가.
“주택 시장과 비슷하게 금리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과거 부동산 호황기 때 줄줄이 분양했던 상가 매물이 쌓여있는 반면 이를 선뜻 사들이려는 수요는 적지 않다. 완벽한 매수자 우위 시장이다. 상가 투자의 경우 수익률을 우선시해야 하는데, 서울 강남 기준 수익률이 3%대인 상황에서 금리는 이보다 높다 보니 건물주가 되더라도 월세로 대출이자를 못 메우는 곳이 많다. 따라서 정비사업 등 개발로 1000~2000가구 이상 배후수요를 가질 수 있는 지역 내 상가라면 진입할 만하지만, 약한 호재를 낀 지역은 섣불리 진입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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