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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 대개조 시동…동서울터미널에 40층 전망대 짓는다

    입력 : 2023.09.21 14:59 | 수정 : 2023.09.21 15:29

    [땅집고]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 조감도. /서울시

    [땅집고] 서울시가 준공 36년째로 낡은 광진구 동서울터미널을 본격 개조한다. 터미널 건물 본연의 기능인 교통에 문화·상업 기능을 더하고, 누구나 이용 가능한 ‘한강뷰’ 공간까지 갖춘 최고 40층 높이 복합건물로 새로 지을 예정이다.

    서울시는 시민들을 위한 공공 공간을 대폭 확충하고 서울의 도시공간을 재편하는 프로젝트인 '100년 서울 도시공간 대개조'에 본격 나선다고 21일 밝혔다. 첫 번째 프로젝트 대상지로 동서울터미널을 선정하고, 미국의 허드슨 야드를 참고해 개발에 나설 방침이다.

    허드슨 야드(Hudson Yards)는 맨해튼 미드타운 서쪽 허드슨 강변의 낡은 철도역·주차장·공터 등 약 11만㎡ 부지에 총 250억달러(약 23조원)를 투입해 재개발하는 사업으로, 현재 뉴욕을 대표하는 도심 재탄생 사례로 통한다. 사업 기간은 2005년부터 2024년까지다. 빌딩숲 아래로 열차가 지나고, 그 위에 조성한 공공 공간에서는 시민들이 여가생활을 즐긴다. 철도 부지의 경우 기존 철도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복합문화시설 '더 셰드(The Shed)'와 100층 높이 야외전망대 '엣지(Edge)' 등 다양한 건축물과 공간을 조성해 새로운 관광 명소가 됐다.

    [땅집고] 미국 뉴욕 복합개발단지 '허드슨 야드' 전경. /허드슨 야드 홈페이지

    미국 뉴욕 출장 중인 오세훈 시장은 19일(현지시간) 허드슨 야드를 찾아 "되도록 많은 시민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 공간을 빌딩 숲 안에 많이 만들고, 그 옆에는 늘 녹지가 함께 한다는 콘셉트를 동서울터미널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여기(허드슨 야드) 지하가 철도 정비창인데 계속해서 기차를 운행하면서 그 위에 공중 도시를 만들어 올린 것으로 유명해졌다"라며 "우리가 철도 정비창을 활용하는 데 벤치마킹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공공 공간을 이런 식으로 많이 만들어 시민에게 제공한다면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서울터미널 지하에 버스터미널 3개 층이 있어 버스가 계속 들락날락하면서 그 위에 스타필드 등 상업시설과 이마트 본사 등 사무실이 올라가고 옥상에는 한강 경치를 볼 수 있는 공공 공간이 들어선다"면서 "이런 콘셉트는 용산 개발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땅집고] 뉴욕 허드슨 야드 전망대를 직접 찾아 둘러보는 오세훈 서울시장. /연합뉴스

    서울시는 허드슨 야드 사례를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에 접목할 계획이다. 서울 동부권의 교통 관문으로 꼽히는 동서울터미널은 지상 7층, 연면적 4만7907㎡ 규모로 현재 112개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1987년 문을 연 뒤 지난 36년 동안 운영되면서 버스 노선과 운행 횟수가 크게 증가한 반면, 시설은 낡고 주변 교통 체증 때문에 도로 정체의 상습 주범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앞으로 서울시는 이 곳에 터미널 기능 외에도 수변 휴식·조망 공간과 상업·업무시설을 도입하며, 최고 40층 높이의 복합공간으로 재탄생시킬 방침이다.

    새로 짓는 동서울터미널은 과거 광나루터를 오갔던 돛단배를 형상화한 외관을 갖출 예정이다. 한강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극대화하는 디자인이다. 타워 최상층을 비롯한 중층부 곳곳에는 한강과 서울 전경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전망 특화 공간을 조성한다. 최상층 전망대에선 남쪽으로는 한강과 강남 도심을, 북쪽으로는 남산타워와 북한산까지 360도 파노라마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이 밖에 건물 곳곳에 공중정원·수변 전망데크 등을 설치한다.

    [땅집고] 동서울터미널사업 현대화 사업 조감도 40층 타워전망공간. /서울시

    현재 서울시는 5000㎡ 이상 대규모 개발부지에 대해서는 허가권자인 서울시와 민간사업자가 사전협상을 통해 구체적인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도시계획을 변경하는 사전협상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민간 사업자인 신세계동서울PFV와 터미널 및 인근 한강을 입체적으로 연결하고,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공기여 시설 건립 등 조건을 놓고 막바지 협상 중이다. 이달 중 사전협상안을 마무리하고 내년 상반기 지구단위계획 결정, 그해 말까지 건축 인허가 등을 거치는 것이 목표다. 계획대로 일정이 추진되는 경우 2025년 착공, 2028년 준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동서울터미널은 HJ중공업(옛 한진중공업)이 운영하다 2019년 신세계프라퍼티의 자회사인 신세계동서울PFV에 4025억원에 매각했다. 2019년 10월 1차 계약금으로 120억원을 받고, 꾸준히 중도금·잔금을 받는 조건이다. 올해 7월 신세계동서울PFV는 현재 남아있는 잔금 2012억원에 대한 지급 기한을 기존 올해 말에서 내년 10월로 연장했다. 서울시와 신세계동서울PFV가 동서울터미널 개발 계획안을 두고 사전협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중도금·잔금 지급 기한이 이미 2번 미뤄졌는데, 협의가 본격화하면서 이번에 기한이 한 차례 더 늦춰진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서울시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이끄는 '창동역 복합환승센터 사업'에도 동서울터미널과처럼 광역교통 중심의 복합개발 구상을 적용할 방침이다. 향후 이 같은 개발 전략을 상업·문화·주거시설까지 확장해 서울의 도시공간을 미래 100년을 내다보는 획기적 방식으로 재편하는 것이 목표다.

    오 시장은 "생기를 잃은 서울시에 새 숨을 불어넣고, 체질을 바꿔나갈 도시공간 대개조를 본격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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