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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5조·롯데건설 2조…공사 해주고 못 받은 돈 '역대급'

    입력 : 2023.09.21 07:40


    /조선DB

    [땅집고] 올해 상반기 국내 10대 건설사의 미청구공사액이 18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14조3969억원)과 비교하면 24.5%나 증가했다. 그야말로 역대급 상승폭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청구공사액이란 건설사가 시행사·조합 등으로부터 사업을 따낸 뒤 공사는 진행했지만, 아직 청구하지 못한 돈을 뜻한다. 쉽게 말해 ‘외상값’ 개념이다. 통상 미청구공사액은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을 때 불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올해 상반기 10대 건설사의 미청구공사액이 큰 폭으로 불어난 것은 그만큼 건설 경기가 악화한 것이라는 의미기도 하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동반 상승하고, 경기침체·물가상승·고금리 3중고로 각 발주처마다 공사비 지급을 늦추면서 건설사마다 못 받고 있는 공사비가 폭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건설, 미청구공사액 5조 육박…매출의 70%가 못 받은 돈

    [땅집고] 올해 상반기 국내 10대 건설사 미청구공사액. /이지은 기자

    땅집고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에 등록된 10대 건설사의 반기보고서를 집계한 결과, 올해 1~6월 연결 기준 10개 기업 미청구공사액은 총 17조9200억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14조3969억원이었는데, 6개월 만에 24.5%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건설사 10곳의 미청구공사액 평균 상승률은 23.3%다. GS건설을 제외한 9개 기업이 모두 미청구공사액이 늘어났다.

    10대 건설사 중 미청구공사액이 가장 많은 기업은 현대건설이다. 무려 4조9700억원으로, 10대 건설사 전체 미청구공사액의 27.8%를 차지한다. 지난해 3조7347억원과 비교하면 33.1% 올라 상승률도 역대급 수준으로 높다. 올해 상반기 현대건설 매출(7조1634억원)의 70%에 육박하는 금액이기도 하다.

    [땅집고] 올해 상반기 현대건설의 미청구공사액 추이 분석. /이지은 기자

    사업별로 보면 주택·건축 부문에서 발생한 미청구 공사액이 가장 많다. 주택·건축 2조3418억원 플랜트·전력 1조6839억원 토목 9414억원 순이다. 주택사업 중에선 미청구공사액이 총 2591억원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이 전체 금액을 끌어올렸다. 둔촌주공 재건축은 기존 아파트를 총 1만2000여가구 ‘올림픽 파크 포레온’으로 새로 짓는 사업이다.

    지난해 조합과 시공단이 공사비 인상 문제로 씨름하면서 공사가 6개월여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후 지난해 10월 재착공에 돌입하고 올해 초 잔여 물량까지 분양을 마쳤지만, 워낙 대규모 사업인 만큼 미청구공사 금액도 그만큼 커 현대건설이 재무상 악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건설이 해외 현장에서 못 받고 있는 공사비도 상당하다.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정유공장 증설 4987억원 베트남 꽝짝1 화력발전소 1609억원 카타르 루사일 플라자 타워 1569억원 파나마 메트로 3호선 1221억원 등이다.

    ■미청구공사액 똑같이 조단위 기록했지만…삼성물산은 ‘안전’, 롯데건설은 ‘위험’

    [땅집고] 경기 평택시 일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내 반도체 공장. /삼성전자

    건설사 10곳 중 미청구공사액이 두 번째로 많은 곳은 삼성물산이다. 2조4230억원으로, 지난해 말(1조1503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뛰었다.

    다만 앞서 현대건설과 달리 삼성물산의 미청구공사액 급증은 걱정할 만한 현상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같은 그룹사인 삼성전자가 발주한 반도체 공장에서 발생한 것이라 추후 공사비를 못 받을 가능성이 매우 낮은 데다, 아파트와 달리 미분양 염려도 없기 때문이다.

    삼성물산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내 FAB 3기 신축공사 현장의 미청구공사액은 총 5354억원이다. 공정률이 100%로 공사가 거의 마무리돼 수주액이 매출로 대거 전환하면서 미청구공사액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선DB

    업계에선 시공능력평가 8위 롯데건설의 올해 상반기 미청구공사액이 1조7153억원으로, 10대 건설사 중 3위나 되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1조4727억원었는데 반년 만에 16.5% 불어났다. 지난해 공사비 인상 갈등을 겪었던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 시공단에 롯데건설도 이름을 같이 올리고 있는데, 이 현장에서 2436억원 미청구공사액이 발생했다. 롯데건설 사업부문 매출 중 주택이 전체의 49.3%를 차지하는 점을 감안하면,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한 롯데건설이 미청구공사액 증가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기업평가는 롯데건설에 대해 “2022년 이후 철근·시멘트 등 자재값이 강세면서 인건비 상승으로 공사 원가 부담이 크게 확대돼 수익성이 저하됐다”며 “분양실적 부진에 따른 일부 사업장의 수익인식 지연, 영업자산 및 PF 우발채무와 관련한 비경상적 손실 가능성, 확대된 금융비용 부담 등을 감안하면 단기간 내 큰 폭의 수익성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한편 나머지 7개 건설사의 올해 상반기 미청구공사액 및 지난해 말 대비 증가율을 보면 포스코이앤씨 1조6833억원(23.7% 증가) 현대엔지니어링 1조4727억원(20.0% 증가) 대우건설 1조2514억원(3.8%증가) SK에코플랜트 1조2020억원(21.5% 증가) GS건설 1조1878억원(21.9% 감소) HDC현대산업개발 1조953억원(20.3% 증가) DL이앤씨 9192억원(11.4% 증가) 등 순으로 나타났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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