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9.15 10:43 | 수정 : 2023.09.15 12:09
[땅집고] 최근 서울시청 앞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옥상정원에 희한한 모양의 흰색 비닐하우스가 들어섰다. 이 초대형 비닐하우스는 바로 뒤 성공회성당을 제법 가릴 정도로 규모가 크다. 서울시가 설치한 ‘서울마루 공공개입 2023’ 공모 당선작이다. 이름은 ‘식(植)방( 房)마루’다.
시는 올해 6월 ‘서울마루 공공개입 2023’ 공개 공모를 시작했고, 7월 이 작품을 최종 당선작으로 뽑았다. 이후 2주간 사업비 1억2000만원을 투입해 이 공간을 조성했다.
식방마루는 길쭉한 돔 6개가 병렬로 나란히 놓인 구조로, 위에서 보면 직사각형 모양이다. 각 돔 규격은 가로 5m, 세로 11m로, 총 면적은 약 110평(368.32㎡)이다.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지붕 대부분을 덮을 정도로 넓은 면적을 차지한다. 높이는 2.95m로, 아파트 내부 층고(2.4m)보다 높다.
시는 공간에 대해 “식물을 키우기 위한 온실을 사람들을 위한 공간으로 재해석해 변화하는 환경적 요소를 통해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매개체”라고 설명했다. 방문객들이 각 공간의 환경을 다양한 감각을 통해 체험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취지다.
또한 기후변화로 인해 자연 생태계와 인간, 건물이 생존을 위한 적응을 시도하는 가운데, 이들이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 비닐하우스를 방문하는 이들은 극히 소수다. 하루에도 수천명이 오가는 서울시청 옆에 조성됐어도, 세종대로에서 서울시의회본관 앞길로 접어들기 전엔 이곳을 발견하기 어렵다.
식방마루가 무더위를 막아줄 그늘막 기능을 할 수 있지만, 시민들이 이곳을 찾지 않는 이유다. 전시관 1층에에서 이 가설물 내부까지 계단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어도, 오가는 이가 적다.
주 소재가 비닐인 탓에, 보전이 어렵다는 면도 있다. 여느 비닐하우스처럼 조금만 힘을 가해도 자국이 남는다. 실제로 일부 벽면엔 이미 손자국이 제법 남았다. 이곳은 24시간 누구나 출입이 가능하다. 개방형 구조로 지어진 데다 출입구 통제 장치가 없다.
시는 오는 11월 말 공식 전시 일정이 끝나는 대로, ‘식방마루’를 철거할 예정이다. 다만, 폐기 대신 이전 설치해 보전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시물을 온실로 활용할 수 있어, 폐기 대신 재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현재 이전 가능 부지를 찾고 있다”고 했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 2020년 가을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지붕에 ‘첨성대’를 연상케 하는 전시물을 설치했다 논란에 휩싸였다. 2006년 한원석 작가가 만든 ‘환생’으로, 폐자동차 전조등으로 만든 9m 놀이 조형물이다. 당시 시는 불필요한 조형물을 세웠다는 비판을 받고, 조형물을 철거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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