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9.14 13:51
[땅집고]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조선 왕릉 김포 장릉의 조망을 가리는 아파트 3곳에 대해 건설사와 문화재청이 벌인 소송에서 2심까지 건설사가 승소한 가운데, 유네스코 측에서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14일 세계유산위원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달 10~25일 열리는 제45차 회의에서 다룰 문화유산 보존 의제 중 ‘조선 왕릉’에 대한 결정문 초안을 공개했다. 이 초안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아파트 건설로 세계유산 김포 장릉의 가치가 훼손할 수 있다”며 “해당 유산에 대한 보존 상태를 평가하기 위해 한국 정부에 세계유산센터 등으로 구성된 공동 실사단을 초청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14일 세계유산위원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달 10~25일 열리는 제45차 회의에서 다룰 문화유산 보존 의제 중 ‘조선 왕릉’에 대한 결정문 초안을 공개했다. 이 초안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아파트 건설로 세계유산 김포 장릉의 가치가 훼손할 수 있다”며 “해당 유산에 대한 보존 상태를 평가하기 위해 한국 정부에 세계유산센터 등으로 구성된 공동 실사단을 초청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2심 패소 후 즉각 상고해 현재 장릉 사태는 대법원의 판단만 남겨두고 있다. 유네스코의 공동 실사가 이뤄진 이후 대법원의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최대 관심사다. 업계에선 대법원이 1·2심 판단을 유지할 경우 조선왕릉이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 중 ‘위험유산’으로 등록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 法, “문제없다”지만…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우려” 표명
김포 장릉은 조선 선조의 다섯째 아들이자 인조의 아버지인 원종(1580~1619년)과 부인 인헌왕후(1578~1626년)의 무덤으로 사적 202호다.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왕릉뷰 아파트’ 갈등은 문화재청이 김포 장릉 인근에서 3개 건설사가 공사 중이던 아파트가 허가를 받지 않고 높이 기준을 어기며 지어지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해 시작됐다. 해당 아파트는 ▲대방건설의 ‘디에트르 더힐’(20층·1417가구) ▲대광건영 계열사 대광이엔씨 ‘로제비앙라포레’(20층·735가구) ▲금성백조 계열사 제이에스글로벌의 ‘예미지트리플에듀’(25층·1249가구)다.
세 단지 건설사들은 문화재청의 공사 중지 명령에 불복해 소송을 벌였다. 그 결과 1심과 2심에서 건설사가 승소했다. 법원은 “원고들이 지은 아파트 상단을 철거해도 여전히 산이 가려지므로 조망이 회복된다고 보기 어렵고, 철거로 인한 이익은 사실상 거의 없다”고 판단했다. 문화재청은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받기 위해 상고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법원의 판단과 달리, 세계문화유산을 관리하는 기구인 유네스코는 “김포 장릉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뒷받침하는 풍수가 아파트 건설로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지난 3월 국제기구 자문단이 김포 장릉 일대를 둘러본 결과를 언급하며 “유사한 문제가 다른 문화유산에도 발생할 수 있다”고 처음으로 장릉 사태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 ‘왕릉뷰 아파트’ 2억원 뛰어…“위험유산 등록될 가능성 높다”
건설사와 문화재청이 소송을 벌이는 사이 아파트는 지난해 9월까지 입주를 모두 마쳤고, 현재까지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실거래가격이 수억원 상승하기도 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검단 디에트르더힐’ 84㎡는 올해 3월 4억3700만원에서 8월 2억원쯤 상승한 6억1800만원에 손바뀜했다. 다른 아파트들도 국민주택형 기준 4억5000만원대에 올해만 수십건 거래되고 있다. 검단신도시에 지난해부터 2만여 가구 입주장이 펼쳐진 것을 고려하면 집값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업계에선 문화재청이 승소하더라도 아파트 거래가 계속 이뤄지고, 주민이 거주하는 상태라면 현실적으로 강제 퇴거 후 철거 작업을 진행하기는 어렵지 않느냐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현 상태 그대로 유지될 경우 조선왕릉의 세계문화유산 지위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공존한다.
이창환 상지대학교 명예교수(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본부회원 및 전 한국위원회 집행위원)는 “조선 왕릉은 전국 18개 지역에 걸쳐 40기가 있는데, 이중 김포 장릉은 1기에 해당하는 연속 유산이고, 정부와 협의의 길도 열려 있기 때문에 세계문화유산 등재에서 삭제되는 최악의 사태까지 이르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 상태를 방치하면 위험유산에 등록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며 “정부가 유네스코와도 잘 협상해야 하며, 향후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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