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9.08 15:21 | 수정 : 2023.09.08 17:48
[땅집고] “경매가 인기를 끌었던 건 일반 매매보다 부동산을 싸게 살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최근 들어 투자자 사이에서 부실채권(NPL) 투자가 주목받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죠. 경매의 형식을 취하되 경매보다 저렴하게 부동산을 살 수 있습니다. 게다가 99%의 확률로 원하는 물건을 낙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투자자 입장에서 매우 유리합니다.” (이운택 한국NPL경매연구원 원장)
25년차 NPL 투자 전문가인 이운택 한국 NPL경매연구원 원장은 “NPL 투자의 장점은 안정성 확보와 고수익에 있다”면서 “NPL을 통해 부동산에 투자하면 사전에 수익 계산이 가능해 안전한 투자가 가능하고, 채권 매입 시 할인해서 살 수 있기 때문에 차익 실현이 훨씬 크다”고 했다. 일반 부동산 투자는 현재 시세를 기준으로 구매하더라도 각종 변수로 인해 가격을 예상할 수 없지만, NPL 투자의 경우 현재 가격을 기준으로 할인받아 매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얼마의 투자금으로 얼마의 수익을 낼 수 있는지 예측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NPL이란 통상 3개월 이상 연체한 대출금(채권)을 말한다. 개인은 협력업체를 통해 채권을 양도받거나 채무를 인수하는 식으로 NPL을 취득할 수 있다. 이 원장에게 NPL 투자의 장점과 투자 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 NPL 투자 동향은.
“NPL 투자에서 배당수익만으로 돈을 버는 시대는 끝났다. 과거에는 부동산 담보부 NPL을 매입한 뒤 경매에서 담보가 낙찰되면 그에 따른 배당 수익을 받는 식으로 돈을 벌었는데, 기본금리 외에 연체 이자 한도가 추가 3%로 고정되면서 고수익을 기대하기가 어려워졌다.
최근 NPL 투자 트렌드는 NPL을 취득하고 나서 경매에 직접 참여해 해당 담보를 낙찰받는 식이다. 즉, 부동산 가치가 높은 물건의 NPL을 직접 매입해 채권자 위치에서 경매로 직접 낙찰받아 1차 배당수익과 추후 매각해 2차 매매수익을 얻는 방식이다. ‘유입투자’라고도 부른다.
NPL 매입은 개인에게는 제한돼 있지만, 금감위에 등록된 대부법인을 활용하거나 법인을 직접 설립하면 가능하다. 협상을 통해 시세보다 싸게 구입해서 99%의 확률로 원하는 물건을 낙찰받을 수 있다.
또한 채권자의 지위를 활용해 물건의 관리관계에 얽힌 각종 자료를 확보할 수 있어 일반 부동산 매매나 단순 경매 방식과 비교해 봐도 매우 유리한 조건이다. 다른 수요자들과 경쟁하지 않아도 된다는 건 투자에서 매우 큰 장점이다.”
-NPL 투자를 통해 시세보다 싸게 부동산을 취득한 사례가 있나.
“지난해 경기 파주시 인근 시세가 평당 100만원인 1000평짜리 토지 담보부 NPL을 매입한 사례가 있다. 수풀이 우거진 임야였는데 지적도상 도로가 연결돼 있어 향후 소규모 공장 및 창고로 활용하기 좋은 물건이었다. 사전에 파주시 담당자와 토목설계회사에 개발이 가능한 토지임을 확인하고, 채권을 매입해 유입투자할 전략을 세웠다.
토지 시세는 10억원, 감정평가액은 8억원 정도였다. 감정평가액의 70%를 대출받았고, NPL 채권 원금은 5억6000만원, 채권최고액은 120%를 적용한 6억7200만원이었다. 채권을 매도하려는 저축은행에서 채권원금이 5억6000만원이며, 그간 연체된 이자 3200만원을 포함한 5920만원을 받을 수 있고, 매월 이자가 늘어나는 상황이라는 걸 확인했다.
저축은행과 가격 협상을 통해 채권원금에서 10%를 할인한 금액인 5억400만원에 매입하기로 하고 계약금 5040만원을 지급했다. 즉, 채권매입금액은 5억400만원, 그 중 현금 투자액은 1억5120만원, 나머지 3억5280만원은 매입한 NPL을 담보로 대출받아 질권을 설정하는 식으로 투자를 한 것이다.
이후 2차까지 유찰된 물건을 투자자가 직접 경매에서 5억9800만원에 단독입찰 받았다. 5억9800만원이라는 금액도 철저한 계산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채권 원금 5억6000만원에 연체이자 3200만원, 그리고 배당일까지 늘어난 추가 지연이자를 계산해 채권자인 투자자가 배당받을 수 있는 최고 금액을 가지고 입찰했다.
결과적으로 낙찰 가격의 20%인 현금 1억1960만원을 투자해 시세 10억원짜리 토지를 매입하게 된 것인데, 일반 매매방식으로는 이 정도의 차익을 남기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NPL 투자의 또 다른 장점은.
“일반 부동산 투자는 수익률을 가늠하기 어렵다. 경제 상황에 따라 시장 동향이 어떻게 바뀔지 예측하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교통 호재도 발표되고 나서 기약 없이 늦어지는 경우도 많고, 국가사업도 발표됐다가도 백지화되는 사례들이 많다.
하지만 NPL은 할인 매입을 통해 저렴하게 매수한 것이므로 예상 투자 수익을 계산해 볼 수 있다. 앞선 사례에서 본 것처럼 경매를 통해 얼마의 배당수익이 날지 계산할 수 있고, 유입을 통해 매도 수익을 가늠해 볼 수 있다.
배당수익과 유입 시 매도수익을 계산해 보고 수익이 나오지 않으면 그 물건은 과감히 투자 대상에서 제외하면 된다. 이런 이유로 일반 부동산 투자보다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다. 투자는 통제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어야 한다.”
-NPL 투자를 고민하는 투자자에게 조언한다면.
“법률적인 조언을 얻고 싶으면 변호사를 찾고, 세무 조언을 얻고 싶으면 세무사 찾듯이 NPL 투자에 관심을 갖는다면 NPL 전문가를 찾아가길 권한다. 어떤 물건이 투자자 본인에게 적합한지, 담보 가치평가는 어느 정도가 나오는 지, 현금과 대출 비중은 어느 정도 인지 등을 사전에 자세히 살펴야 한다.
개인이 NPL 투자를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소수만이 그 열매를 취하고 있다. 진입 장벽이 높긴 하지만 배우고 익히면서 투자하면 새로운 투자의 신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고 본다. 25년간 부동산 경매와 NPL 투자 경험을 통해 투자의 답은 꾸준한 배움과 현장 조사에 있음을 체험했다.”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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