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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초양극화 시대…'노무현 버블세븐' 재현 가능성도

    입력 : 2023.09.08 11:05 | 수정 : 2023.09.08 18:18

    [혼돈의 부동산시장, 어디로 ⑥] 주택시장 양극화론
    [땅집고]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조선DB

    [땅집고] 통상적으로 처서가 지나면 입지가 양호하거나 ‘명품 학군’으로 불리는 주요 지역 전세와 매매 수요가 늘어나고, 집값은 상승한다.

    이러한 분위기는 한때 ‘전세대란’ 우려가 나왔던 올 가을에도 나타나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8월 서울과 경기도 아파트 전세 가격은 각각 0.04%와 0.15% 반등했다. 서울은 지난해 7월(0.06%) 이후, 경기도는 지난해 6월(0.13%) 이후 약 1년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일각에선 높은 가계부채율 등을 근거로 올 하반기엔 ‘역대급 역전세난’이 펼쳐진다는 주장이 나왔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의견도 많다. 전국 아파트 가격은 빠르게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주요 단지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 최고가 대비 약 30% 떨어졌으나, 올해 상반기에만 절반 이상을 회복했다.

    전문가들은 금리가 여전히 높고, 주택 거래량이 평년 대비 적다면서도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 올해 하반기엔 버블세븐 재현?…정책 때문!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전세가와 매매가 상승률 동반 상승 추세를 ‘반등’ 근거로 내세웠다. 이 대표는 “전세가격은 실거주 수요, 매매가격은 투자 수요가 반영된 가격인데, 최근 전국의 전세가 및 매매가 상승률을 보면 전세가가 빠르게 올라가는 지역에선 매매가도 무섭게 치솟고 있다”며 “반등 신호가 나타났다는 근거”라고 했다.

    실제로 수도권에서 학군이나 철도, 신도시 조성, 일자리 공급 등 호재가 예정된 곳에선 아파트 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 ‘교산신도시’가 들어서는 하남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큰 폭의 가격 조정이 이뤄졌던 하남은 최근 전국 집값 상승률 1위에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값 반등이 시작된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3개월간 하남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5.81% 올랐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이 대표는 이들 지역을 놓고 ‘버블세븐’이 재현된다는 전망도 내놨다. 공교롭게도 최근에 집값 상승을 주도한 지역들이 2006년 노무현 정부 당시 화두였던 ‘버블세븐’ 지역과 겹친다는 것. ‘버블세븐’이란 서울 강남ㆍ서초ㆍ송파ㆍ양천구(목동)와 성남 분당, 용인, 안양 평촌 등 아파트 가격에 거품이 상당하다는 의미에서 나온 말이다.

    그는 “현재는 인기 지역 위주로 상승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보는데, 이는 정부 정책 때문”이라며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중과세율이 너무 높아 여러 채를 가진 임대사업자마저 ‘똘똘한 한채’를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 ‘주택 공급’ 빨간 불…3년 뒤엔 진짜 큰일 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출신 두성규 목민경제정책연구소 대표는 실적은 2~3년 후 주택 공급량을 예측하는 지표인 주택 분양 및 인허가 실적이 반토막 난 점을 강조했다. 서울 등에선 여전히 신축 갈증이 큰데, 새 아파트 공급이 끊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공급이 줄면 준신축 수요가 늘고, 아파트 가격이 완만한 상승세를 보인다.

    두 대표는 “최근 LH사태와 자재비 상승 등으로 인해 공공분양과 민간분양이 모두 틀어막힌 상황”이라며 “민간분양 시장에선 연초부터 착공을 꾸준히 미루고 있고, 공공분양은 3기 신도시 관련 사업을 주도하는 LH가 붕괴사태로 인해 사실상 본업에 힘을 쏟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을 야기한 원인인 건설자재비 인상이나 LH사태가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말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7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은 20만7278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29만5855가구)보다 29.9% 감소했다. 최근 10년 같은 기간 평균과 비교해도 30%가량 줄어든 수치다.

    그는 이어 “최근 회복세라고 볼 수 있는 여러 지표가 나타나지만, 아직은 제한적이다”며 “올해 추석이 지나면 수요자들이 부동산 시장에 대한 재평가를 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매매수급지수는 오름세를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수급동향(8월28일 조사 기준)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매매 수급지수는 90.0을 기록해 지난주(89.9)보다 0.1포인트 올랐다. 이는 지난 2021년 6월 20일(90.3) 이후 약 1년2개월 만에 90선을 회복한 것이다.

    ■ 총선 앞둔 시점…’집값 떨어지면 표 떨어질까’ 우려도

    시기적으로 ‘집값 폭락’이 불가능한 시점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주택 매수를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정책을 냈다간, 자칫 집주인들의 표를 잃을 수 있으므로 정부가 현재 분위기를 내년 초까지 끌고 간다는 시각이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1월 ‘DSR’을 적용하지 않는 특례보금자리론 신청을 받았다. 이는 출시 6개월 만에 배정 예산 39조 원의 78.5%가 소진됐다. 신청자의 40%는 30대였다. 한 네티즌은 “’어떻게 해서든 집을 사라’는 메시지를 준 것 같다”고 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집을 사기에 우호적인 시장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의견을 내놨다. 송 대표는 “주택을 마련할 사람들이 금리 변동성으로부터 벗어난 데다, 역전세난 우려가 사실상 끝나면서 현재는 전세 가격이 매매 가격을 끌어내릴 요인이 없다”고 분석했다. 2021~2022년 최고가에 비해 현재 아파트 가격이 낮은 점도 상승을 전망하는 이유 중 하나다.

    송 대표는 서울 부동산 시장 회복세가 지방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송 대표는 “서울아파트 아파트의 가격 회복 신호가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났는데, 이로 인해 당분간 주춤할 수 있다”면서 “반면 지방은 미분양 문제 개선되는 등 조금씩 살아나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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