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9.03 10:55
[땅집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설계·감리뿐 아니라 업무 관련 소송도 ‘전관’ 출신 변호사에게 맡긴 것으로 드러났다. LH 근무 경력이 있는 변호사에게 공공택지 조성, 임대주택 공급 등과 관련된 소송을 몰아준 것이다.
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LH에서 제출받은 ‘소송위임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최근까지 약 5년간 LH가 소송을 가장 많이 위임한 소송대리인은 LH에 8년간 근무한 A변호사다. LH는 A변호사에게 총 375건을 맡겼고, 수임료로 16억9000억원을 지급했다.
B변호사는 LH 관련 소송을 255건 맡고, 총 15억원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A변호사는 LH 퇴사 후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고, B 변호사는 변호사 시험 합격 후 LH 법무실에서 근무했다.
3년여간 LH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C 변호사는 LH 소송 총 110건을 맡아 수임료 7억원을 받아챙겼다. D 변호사는 148건을 맡아 수임료로 6억9000만원을 받았다. D변호사는 3년간 LH 사내 변호사로 일했다.
LH 출신 변호사들은 모두 퇴사 이후 LH 법률고문을 지냈거나, 현재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률고문으로 활동하면서, 사건을 대량으로 수임한 것이다.
전관 출신 변호사는 LH 업무 내용과 관련 분야를 잘 파악하고 있고, 전문성이 있어 소송을 많이 맡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LH 소송을 다수 대리한 변호사들이 모두 전관이라는 것은 이례적이다.
LH는 자문도 전관 변호사에게 다수 위임했다. LH 소송대리 건수가 많은 변호사는 자문도 대거 맡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부터 최근까지 LH 법률 자문 상위 20위 현황을 보면, 전체 자문 564건 중 133건은 LH 근무 경험이 있는 변호사 4명이 맡았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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