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9.02 07:51
[땅집고] “사실 아파트란 것이 기본적으로 몰개성한 부분이 있지만, 그 와중에도 알고 보면 개성적인 단지들이 좀 있죠. 서울에서 이런 개성 있는 아파트 어떠세요?”
최근 국내 최대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인 ‘부동산스터디’에 한 번쯤 살아보고 싶은 개성적인 서울 아파트 7곳을 꼽은 글이 화제를 몰고 있다. 아파트가 네모반듯한 성냥갑 형태 건물이긴 하지만, 호수·산·한강 등 주변 자연물 조망이 탁월하면서 내부 구조를 나름 독특하게 설계한 단지를 소개하면서 네티즌 관심을 얻고 있는 것.
‘멜몬’이라는 필명의 글쓴이는 “모두가 좋아하는, 입지가 좋은 신축 아파트는 제외하고 골라봤다”며 “모두 투자와는 거리가 먼 곳이지만, (이런 아파트에) 사는 재미만큼은 독보적이지 않을까”라고 했다.
이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간만에 집값 상승만이 목적이 아닌, 다른 시각의 안목으로 아파트를 고른 점이 재미있다”, “공감한다, 거주만족도 또한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라고 생각한다”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하 본문>
서울에 많고 많은 집들이 있지만, 사실 아파트 단지란 것은 기본적으로 몰개성한 부분이 있다. 헌데 그 와중에도 알고 보면 개성적인 집들이 좀 있다. 그중에서도 몇 가지 개성이 있고 취향에 맞는 아파트를 선정해 소개해 본다. 다만 모두가 좋아하는, 좋은 입지의 신축 아파트들은 제외했다.
1. 송파구 잠실동 레이크팰리스: 서울 유일의 호수뷰, 마트 슬세권
레이크팰리스는 송파구 잠실동 일대 대표 아파트 단지 5곳을 일컫는 ‘엘리트레파’(엘스·리센츠·트리지움·레이크팰리스·파크리오) 중 ‘레’다. 레이크팰리스는 2678가구이다. 주택형이 전용 86~167㎡로 대형이 많은 데다, 대중교통과 약간 거리가 있는 점 때문에 선호도 측면에서 마이너에 속하는 아파트다.
하지만 나는 레이크팰리스의 장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 이유로는 단지 내 초등학교인 송전초가 남쪽 삼전동과 공유하는 학군이라, 초등학교 최대의 기능인 사회화 측면에서 좋다. 두 번째는 단지 면적에 비해 세대수가 적어서 쾌적하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가도 그런 느낌을 받는다. 나는 아파트 인구 밀도는 무조건 낮은 게 좋다고 본다.
세번째로 레이크팰리스 50평대 주택형은 모두 석촌호수 조망이 가능하다. 현재 서울에 있는 호수는 석촌호수가 유일하다. 마지막으로 지하철역은 멀지만, 대형마트인 롯데마트가 가까워 생활이 편리하다.
2. 서초구 잠원동 아크로리버뷰: 한강뷰를 위해 설계한 아파트
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한강 조망은, 워커힐 호텔 높은 곳에 자리 잡은 음식점 창문을 통해 물길을 따라 길게 본 한강 모습이다. 한강뷰 중에서도 ‘고급 한강뷰’는 강과 수직을 이루는 한강뷰가 아닌, 강과 평행을 이뤄 길게 보이는 한강뷰라고 본다. 아크로리버뷰는 이런 한강뷰를 가능케 하기 위해 아파트를 십(十)자 건물로 만든 설계한 특이한 아파트다.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잠원동은 상대적으로 반포동보다 투자 열기가 덜한 곳이다. 이번에 생기는 ‘메이플자이’ 제외하면 대단지가 없기도 하고, 이마저도 통합 재건축을 거쳐 기적적으로 생기는 신축 아파트다. 하지만 투자 열기는 지역에 원치 않는 변화를 일으키기도 하기에, 잠원동은 이전 분위기가 오래 유지되는 지역이라고 볼 수 있겠다. 아크로리버뷰는 1대1 재건축으로 지은 아파트인데 원주민이 대부분이라 건물이 신축이어도 구축 이웃 분위기가 유지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크로리버뷰 2~3호 라인은 양창 구조인 거실에서 왼쪽으로는 용산~여의도 방면, 오른쪽으로는 약수~성수동 방면을 볼 수 있다. 1~4호 라인도 모든 가구가 한강뷰다. 커뮤니티 시설이 작다고 하지만 평행 한강뷰가 가능하고 대형 마트인 킴스클럽이 가까우며, 한강공원을 이용할 수 있는 데다가 잠원동 특유의 한적하고 조용한 분위기가 있어 한 번쯤 살아보고 싶은 곳이다.
3.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 가장 개성 있는 복층동 단지
올림픽선수촌 단지 중 복층으로 설계한 64평은 공간 활용도가 높다. 단지 전체로 봐도 저층 아파트라 쾌적하고, 지정 주차 시스템이 있어 혼잡하지 않다. 서울 대단지 아파트 중 눈을 뜨고 찾아도 볼 수 없는 독특한 곳 중 하나로 보인다. 조망 가능한 조경시설은 세콰이어 또는 개천 중 고르면 된다.
4. 송파구 오금동 오금현대: 강남 3구의 접근성 좋은 대형 아파트
먼 옛날 잘나갔다고 전해지는 오금현대 아파트. 이 단지 60평은 가격 경쟁력이 있다. 18억~20억원 정도로, 강남3구에 있는 유명 아파트 30평대 실거래가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인지 거래량도 꽤 되는듯 하다. 조망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다. 남한산성 뷰인 가구가 많은데, 실제로 지나가다 보면 내부 전체를 인테리어한 집이 많고, 개인서재 등을 마련하는 등 잘해놓은 집이 많다. 이 정도면 강남3구에선 가성비가 최고인 60평대 아파트가 아닐까. 다만 지하의 공실률 높은 상가는 상당한 암초인 것으로 보인다.
오금현대 60평대 집에서는 다른 단지에서 불가능한 여러 시도를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두 방을 분리하는 가운데 비내력벽을 철거해서 큰 방으로 만들거나, 작업실·서재·전용 스크린 또는 오디오룸 등 취미 공간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집은 기본 평면도가 소용돌이 모양으로 생겨서 대형 아파트 중에서도 약간 특이한 편이다.
5.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아파트 : 산과 한강 조망을 모두 가진, 전통적인 고급 아파트
1978년 입주한 워커힐아파트는 전용 162~226㎡ 대형 주택형으로 구성하는 낡은 아파트다. 학교가 멀어 실거주하는 연령층은 상당히 높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아파트 뒷길은 아차산 워커힐 벚꽃길로, 서울에서 유명한 드라이브 코스 중 하나이다. 한강 뷰가 가능하면서도 아름다운 동네 산 산책길을 끼고 있으며, 유동 인구가 적은 지역 특유의 고즈넉함을 함께 갖춘 아파트다. 고급 한강뷰 아파트 중 서울 도심의 복잡한 열기를 비껴가면서 녹지를 많이 갖춘 곳이 아닐까 싶다.
6. 종로구 구기동 구기현대: 북한산 자락 매력있는 저층 아파트
서울에 구기동이 있는 줄 모르는 사람도 은근히 많다. 세검정 근처는 산의 굴곡과 개천이 있어서 동네가 참 예쁘다. 이곳에서 북한산 쪽으로 올라가면 조용하고 아늑한 저층 주거지, 구기현대 아파트가 나온다. 교통편은 비교적 열악하지만 조용한 동네에서 북한산 가까이 사는 것도 상당히 운치가 상당히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맥락으로 청운·효자동 아파트도 매력적이다.
7. 성북구 돈암동 한신한진아파트: 북악산·낙산공원에 맛집까지
한신한진아파트는 요즘 인기가 많은 아파트와는 거리가 좀 있다. 총 4515가구 규모 대단지긴 하지만 아래로 서울성곽과 낙산공원, 왼쪽은 혜화동, 위로는 북악스카이웨이와 북악산이 있어서 경사가 깎아지를 듯 가파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요새 같은 곳에 들어선 아파트에 사는 재미도 꽤 있지 않을까 싶다. 단지 근처에 나폴레옹 제과점, 혜화동칼국수 등 맛집도 많다.
위에 소개한 7곳 아파트 모두 전부 투자와는 멀다. 하지만 사는 재미만큼은 독보적이지 않을까.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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