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주택시장 회복 가능성↑…공급물량 조절해 집값 미세조정할 것"

[땅집고] 원희룡 국토부장관이 최근 주택시장 회복세가 가속화하고 있는 만큼 공급 물량을 조절해 집값을 ‘미세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28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국토부 출입기자단과의 정례간담회를 열고 “최근 청약 시장 과열, 집값 상승, 미분양 가구 수 감소 등 주택시장 회복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이라며 “올 들어 인허가·착공 물량이 급감했는데 주택공급이 축소해 집값이 급등한다고 국민들이 속단하지 않도록 공급량을 조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 들어 실거주 의무 해제, 분양권 전매 제한 완화 등 분양 시장 규제가 해제되고 특례보금자리론을 출시하는 등 대출 규제를 완화하면서 서울·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청약시장이 과열되고 있는 분위기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진행된 ‘청량리 롯데캐슬 하이루체’ 1순위 청약에서 88가구(특별공급 85가구 제외) 모집에 2만1322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242대 1을 기록했다. 지난 1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구의역 롯데캐슬 이스트폴’은 1순위 청약 접수 결과 420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4만1344명이 몰려 평균 9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원 장관은 최근 주택시장 상황에 대해서는 심리적 요인과 주택시장의 수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 집값을 안정화할 수 있다고 봤다. 대출 규제가 작동하고 있고, 소득 상승 또는 본격적 경기 상승이 동반하지 않았기에 추격 매수가 대거 따라붙는 상태는 아니라는 것이다.

원 장관은 "주택 거래량이 평균 수준보다 높다면 집값 급변동의 요인이 될 수 있지만, (거래량이) 그 정도로 많지는 않다"며 "다만 최근 집값이 상승세로 돌아섰는데 오늘이 내일보다 싼 것 아니냐는 심리가 전반적으로 번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다만 원 장관은 “집값 변동 추이를 아예 하락하도록 정책을 펴 시장을 통제할 수 있다는 오만한 접근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

원 장관은 올해 들어 인허가·착공 물량이 줄어든 만큼 가급적 올해 목표 물량을 차질 없이 공급해 시장에 '공급이 꾸준히 진행된다'는 신호를 주겠다고 했다. 실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건설동향 브리핑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까지 주택 인허가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28.2% 줄었고, 주택 착공실적은 50.9% 감소했다. 전년의 절반 수준이다. 분양 실적 또한 전년 동기 대비 43% 하락했는데, 특히 임대주택이 65.6% 줄어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특히 인허가는 단기적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기 때문에 이 추세로 가면 연말에 인허가 물량이 목표치에 미달할 수 있다는 게 원 장관 판단이다. 원 장관은 "국토부가 가진 정책 수단과 관계부처와의 협력, 규제 혁신 등으로 공급 물량·시기를 조정하고, 공급이 차질 없이 꾸준히 진행된다는 신호를 시장에 어떻게 내보낼지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오는 29일 주택공급 혁신위원회를 열어 주택공급 동향과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원 장관은 지난 달 서울-양평 고속도로를 백지화하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선 "정쟁에 대한 대응일 뿐 사업 자체를 팽개치고 안 하겠다는 뜻이 아니”라며 “정쟁에서 분리가 된다면 오늘부터라도 서울-양평 고속도로를 정상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원 장관은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전문가의 검증, 양평 주민과 이용객들의 의견 등을 반영해 정상 추진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정책적 목표"라고 밝혔다./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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