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8.24 10:56
[땅집고] “이주비·사업비 대출 이자로 하루에 5만4000원씩, 매달 160만원이 나가는 조합원만 50명이 넘습니다. 조합과 시공사가 협의를 마쳤는데 마포구청이 사업을 막는 게 말이 됩니까.” (서울 마포구 우석연립 소규모 재건축 조합 관계자 A씨)
서울 마포구 용강동 ‘우석연립’ 소규모 재건축 사업이 중단됐다. 2021년 12월 사업시행인가가 났지만 아직 첫 삽을 뜨지 못했다. 당초 계획인 2020년 착공, 2022년 입주도 무산됐다. 조합 측이 시공사와 공사비 협상을 마쳤음에도 구청에서 착공 허가를 내주지 않아 조합원 불만이 커지고 있다.
■마포 초역세권 한강뷰 단지인데…착공 막은 구청
우석연립은 소규모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소규모 재건축은 면적이 1만 ㎡ 미만이고, 다세대 및 연립주택이 200가구 미만인 단지에서 실시할 수 있는 사업이다. 우석연립 면적은 3145.8㎡로 소규모 재건축 대상에 해당한다. 조합은 지하 3층~지상 20층에 이르는 공동주택 1개동 69가구를 짓는다는 구상이다.
우석연립은 지하철 5호선 마포역에서 도보 2분 거리로 재건축을 하면 한강뷰를 갖춘 서울 마포 초역세권 단지로 탈바꿈한다는 기대감이 컸다. 우석연립은 인근엔 마포 랜드마크인 ‘마포래미안푸르지오’와 ‘e편한세상 마포리버파크’, ‘래미안마포리버웰’ 등이 위치해 있다.
시공사 코오롱글로벌은 시공사 선정 당시 1평(3.3㎡)당 공사비로 599만원을 책정했다. 이후 코오롱글로벌은 평당 공사비를 889만원으로 올렸다. 공사비가 사업을 시작할 때보다 48% 상승했다. 공사비를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코오롱글로벌과 우석연립 조합원 간 합의 과정이 길었지만 조합은 사업을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해 지난 4월 26일 공사비 인상에 동의해 협상을 마쳤다.
하지만 인허가 행정관청인 마포구청이 발목을 잡았다. 공사비가 올라 착공 승인을 내줄 수 없다는 것이다. 구청은 코오롱글로벌에 기존 공사비에서 50%가 아닌 30%만 증가해야 한다고 통보했다. 반면, 코오롱글로벌 측은 “자잿값·인건비 등 물가가 크게 올라 과거 구청이 제시한 금액으로는 공사가 불가능해 공사비를 낮출 수 없다”고 했다.
■이해할 수 없는 착공 불허 이면엔 ‘기부채납’?
조합과 시공사가 공사비 증가폭을 두고 결론을 내렸으나 구청이 허가를 내주지 않은 이유는 ‘기부채납’이 이면에 있다. 우석연립 재건축 조합에 따르면 지난달 조합원과 마포구청장과 면담 과정에서 마포구청장은 기부채납, 시공사 공사비 재조정 두 가지를 해결해야 착공 신고 허가서를 낼 수 있다고 했다. 조합이 요구하지도 않은 공사비 인하를 앞세워 착공 시간을 끌면서 기부채납 조건을 내걸기 시작한 것이다. 구청은 조합에 당초 계획에 없었던 약 50평 규모의 마포구민을 위한 시설을 기부채납을 해야 한다고 통보했다.
기부채납을 추가로 하면 진출입로 확보, 입주 후 입주민과 외부인 동선 분리, 보안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건축 심의를 다시 받아야 해 사업이 또 지연될 수밖에 없다. 우석연립 소규모 재건축 조합원은 총 51명이다. 조합원은 마포구청의 횡포에 이주비·사업비 대출 이자 등을 포함해 매달 8160만원에 달하는 이자를 감당하고 있다.
마포구청 관계자는 “시공사가 공사비를 너무 올려 착공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며 “기부채납과 관련해서는 현재 답변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땅집고가 취재를 이어간 지 세 시간 만에 구청 측은 “기부채납 이야기는 애초에 없었다”며 “착공 신고에 대한 허가도 나갈 것”이라고 입장을 번복했다. /서지영 땅집고 기자 sjy381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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