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8.22 15:32
[땅집고] 높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올해 2분기 전체 가계 신용(빚)이 전 분기보다 10조원 가까이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 회복과 함께 주택담보대출이 14조원 이상 급증한 데다 빚으로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거래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23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62조8000억원으로 1분기 말(1853조3000억원)보다 0.5%(9조5000억원) 많았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 금액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빚’을 말한다.
가계신용은 금리 인상 등 통화 긴축의 영향으로 작년 4분기(-3조6000억원)와 올해 1분기(-14조3000억원) 잇따라 뒷걸음쳤지만, 세 분기 만에 다시 반등했다.
다만 1년 전인 작년 2분기 말 잔액(1868조4000억원)과 비교하면 5조6000억원 적은 상태다.
특히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잔액 1031조2000억원)이 14조1000억원 늘어 직전 분기에 이어 최대 잔액 기록을 또 경신했다. 증가 폭도 1분기(4조5000억원)의 3배를 웃돌았다.
창구별로는 예금은행에서 가계대출이 3개월 사이 4조원 증가했지만, 상호금융·상호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서는 6조5000억원 줄었다.
기타금융기관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10조4000억원)을 중심으로 12조6000억원 급증했다. 세부적으로 주택금융공사가 포함된 공적금융기관에서 특례보금자리론 등의 영향으로 4조7000억원, 증권사 등 기타금융중개회사에서 7조8000억원 불었다.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늘면서 수도권 집값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6개월 간 서울 실거래가 지수가 연속 상승해 총 10%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지수가 6개월 연속 상승한 것은 지난 2021년10월 이후 처음이다. 6월은 아파트 거래량도 급증했다. 6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380건으로, 전년동기(820건)보다 3배 늘어났다. 같은 시기 전국의 아파트 거래량도 3만2852건으로 전년동기 (1만8943건)보다 73% 늘어났다.
서정석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2분기 가계신용이 9조5000억원 늘었는데, 2021년 4분기 17조4000억원 이후 가장 큰 증가액”이라며 “부동산 시장 회복 기대로 주택거래가 늘면서 개별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