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8.22 14:37
[땅집고] “철거 중인 상태 같은데 신축 아파트라고요?”
경남 사천에 들어서는 ‘사천 삼정그린코아 포레스트 아파트’가 부실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1일 오후 인터넷 커뮤니티인 네이트판에는 ‘이게 입주를 앞둔 새 아파트 맞나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22일 오후 2시 기준 조회수는 22만회를 넘어섰고 400개 넘는 댓글이 달리며 실시간 랭킹 1위에 올랐다.
필명 ‘경남사천’은 “경남 사천에 새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이게 맞나 싶어서 글 올려본다”며 “담당 공무원이 공사를 관리 감독도 하지 않고 공사관계자 말만 듣고 입주민을 양아치 취급하는데, 민원을 제기해도 국토교통부에 얘기해도 아무도 귀 기울여 주지 않아서 억울하다”고 말했다.
이어 “샤시가 깨져 있는 부분은 ‘입주민이 만져서 깨졌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그 샤시는 도대체 무엇으로 만든 건가. 240㎜ 사이즈 신발도 안 들어가는 신발장은 누굴 위한 거냐. 실리콘으로 도배한 창틀은 과연 안전할까”라고 썼다. 글과 함께 올라온 사진을 보면 벽지는 곰팡이로 얼룩져 있고 베란다는 물웅덩이가 고여 있는 상태다. 또 세대 내 옷장으로 추정되는 거울은 깨져있고, 창호가 창틀에서 빠져 거실로 추락했다는 내용도 들어가 있다.
글쓴이는 “사전점검에서 이 상태인데 도대체 이게 정상이냐. 요즘 사용승인을 받고 입주민 중 누가 하나 죽어야 관심 줄까 싶다. 그때가 되면 하자보수를 진행해 줄지 궁금하다. 너무도 눈에 뻔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데 입주를 강행하려는 업체도 문제고 시민의 목소리를 듣지도 않는 담당 공무원 (때문에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문제의 단지는 사천 삼정그린코아 포레스트 아파트다. 지하 2층, 지상 15층, 19개 동에 1295가구로 구성해 내달 입주를 앞두고 있다. 시공사는 삼정기업이다. 지역 매체 등에 따르면 당초 이 단지는 2017년 진주 소재 H건설이 ‘에르가 2차’로 사업에 착수했다가 시공사 자금력 부족으로 2018년 8월 부도 처리돼 공사가 중단된 채 방치됐었다. 그러다 2021년 11월 삼정기업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603억여 원에 사업장을 사들이며 다시 공사 본궤도에 올랐다.
사천 삼정그린코아 포레스트 분양권은 최고가에서 뚝 떨어졌다가 소폭 오르는 모습이다. 전용면적 84㎡를 일컫는 ‘국평’(국민평형)의 경우, 최초 분양가는 2억332만원이다. 작년 1월 3억1900만원까지 올랐다가 불황기를 거치며 작년 12월부터 2억6305만원까지 떨어졌다가 이달 10일 2억7810만원으로 소폭 올랐다. 호갱노노 입주민 게시판에는 “집값 떨어질까봐 쉬쉬하기엔 집값이 너무 싸니 차라리 이슈화해서 보상받고 제대로 된 집에 사는 게 낫겠다”, “역대급 하자에 사진만 봐도 욕이 나온다” 등 반응이 나오고 있다.
입주예정자들은 지난 7월 21일부터 3일간 진행한 사전점검에서 하자를 다수 발견해 안전이 우려된다며 사천시청에 사용승인을 반대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입주예정자들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비롯해 국토교통부, 사천시청 등에 지속적으로 민원을 넣는 중이다. 집단행동도 이어가고 있다. 사천 삼정그린코아 포레스트 입주 예정자협의회 공식 카페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6일에 이어 오는 25일에 사천시청 앞에서 아파트 사용승인 반대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시공사인 삼정기업 측은 현재 담당자들이 사천 현장에서 입주예정자들과의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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