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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집만 많고…" 한 정거장 차이 '핫플' 성수동에 밀린 건대입구의 추락

    입력 : 2023.08.20 07:47

    [땅집고] “잘 안 와요. 술집이 많아가지고. 성수동이나 압구정로데오를 많이 가요. 카페랑 먹을 게 더 많아가지고요.”(김모씨, 대학생)
    “장사 같은 경우는 작년에 비해서 엄청 많이 떨어졌죠. 월 매출이 40% 빠졌겠다. 돈을 이제 뭐 까먹고 있는 거죠.”(이모씨, 건대 로데오패션거리 음식점 상인)

    [땅집고] 건대입구역 일대 상권은 코로나 이후 공실이 증가했다. /유튜브 땅집고TV

    코로나 엔데믹으로 대학가도 정상을 되찾고 있지만 대학가 상권은 좀처럼 기지개를 켜지 못하고 있다. 서울 지하철 2호선과 7호선 더블 역세권인 건대입구역 상권은 공실이 늘고 상권 침체가 가속화하고 있다. 건대입구역 메인 상권이라고 불리는 ‘건대 맛의 거리’는 대학가 젊은층을 겨냥한 술집, 무인 사진관, 음식점 등의 점포로 거리가 차있다. 1층 상가는 술집이나 음식점이 영업 중이지만, 2층은 빈 점포들이 여럿이다. 대로변 점포들도 한 블록 건너 하나씩 유리창마다 ‘임대’를 알리는 문구가 붙어있을 정도다.

    ■ 건대입구역세권 사방이 공실, 코로나 때보다 악화

    지하철 6번 출구 앞 ‘로데오패션거리’ 상권 사정은 더 심각하다. 이 골목을 따라 걸어가는 동안 상가 5곳 가운데 2곳이 공실인 걸 확인할 수 있다. 과거 남성복, 여성복, 스포츠, 캐쥬얼 등 다양한 종류의 의류 상설매장이 입점해 있었지만 현재는 건물 한 채가 통으로 비었고, 공실인 점포가 여럿 보인다. 상인들은 코로나 엔데믹으로 상권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컸으나, 매출이 기대에 한참 못 미치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건대 로데오패션거리 음식점 상인 이모씨는 “월 매출이 6000만원대에서 한 4000만원대로 빠졌다. 돈을 이제 뭐 까먹고 있는 거다”고 했다.

    [땅집고] 건대입구역 일대 상권은 코로나 이후 공실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유튜브 땅집고TV

    건대입구역 지하에서 이어지는 ‘스타시티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 누리꾼은 스타시티몰을 “과거 자리가 없어서 못 들어가는 곳이었지만 코로나로 영화관, 백화점 유입이 사라지면서 타격을 받은 곳”으로 언급했다. 현재 스타시티몰 1층에는 대형 의류 브랜드 일부가 자리를 지킬 뿐 빈 점포가 수두룩하다. 현재 스타시티몰 1층에는 44곳 가운데 21곳이 공실로 남아 있다.

    한국부동산원 중대형 상가 공실률 자료에 따르면 건대입구 공실률은 지난해 4분기 4.4%에서 올해 1분기 7.8%까지 급증했다. 코로나로 공실률이 치솟았던 2020년 4분기 공실률 5.5%, 2021년 상반기 공실률 4.7%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2021년 3분기 공실률 2.5%보다는 3배 이상 높다.

    ■ 건대 대신 성수, 등 돌린 2030

    건대입구 상권 공실률이 증가한 원인으로는 코로나 이후 2030세대의 소비패턴이 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소비가 위축되는 추세인데다 코로나 이후 대학생들의 문화가 비대면, 소수 대면 문화로 바뀌었다. 건대입구역 상권의 최대 고객은 건국대를 비롯해 세종대, 한양대 등 6만여 명의 대학생과 주변 직장인들이다. 최대 고객의 소비 트렌드 변화에 이곳 상권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땅집고] 최근 건대입구역 유동인구를 흡수하는 성수동 상권은 건대입구역과 지하철 2호선 1정거장 차이다. /유튜브 땅집고TV


    2030 MZ세대가 건대입구역에서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급부상한 성수동 상권으로 대거 이동한 점도 건대입구 상권 공실이 증가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2호선 성수역은 건대입구와 단 한 정거장 차이다. 젊은층의 소비 패턴이 ‘저렴한 가격의 술집 거리’에서 ‘감성 카페, 인스타 맛집’으로 바뀌면서, 성수동은 뜨고 건대입구는 지는 상권으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김영갑 한양사이버대학교 교수는 “건대 상권의 이용자들이 새로 만들어진 성수로 이동하면서 건대상권이 타격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상권 경쟁을 제로섬 게임에 비유한다. 하나의 상권에 수요가 생겨나는 만큼 또 다른 상권의 수요는 빠져나간다는 의미다. 비교적 신생 상권인 성수동으로 사람들이 몰리면서 기존 건대입구 상권으로의 유입이 줄어들게 된 것이다. 한 정거장 차이로 맞닿아 있는 성수역과 건대입구역 두 번화가 상권의 상반된 모습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온다. /서지영 땅집고 기자 sjy3811@chosun.com

    ※땅집고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상권 긴급점검' 영상을 바탕으로 재작성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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