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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까지 '역전세 대란' 경고했는데…오히려 수도권 외곽도 전세 올랐다

    입력 : 2023.08.18 07:36

    [땅집고] 2021년 입주한 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배그랑자이’. 이 단지 74㎡는 지난 16일 10억8000만원에 전세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6월 10억원에 거래됐는데 두 달만에 8000만원이 오르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아파트 전세시장 회복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5월부터 서울 주요지역 아파트 전세변동률이 상승 전환한 데 이어 최근 들어 경기 외곽지역 아파트도 소폭 상승하는 모양새다. 전세사기 여파로 기피대상이 된 빌라, 오피스텔 등의 전세 수요자들이 아파트 전세 매물을 찾으면서 외곽지역 아파트 전세금도 상승하고 있다. 입주 물량 여파로 올 하반기 전세금 하락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바닥을 다지며 상승할 것이란 예상이 많다. 다만 올해 전세만기를 맞는 전세 매물의 경우 역전세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2년 전 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이 시행되면서 급등한 전세금으로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 아파트 전세금은 서울·수도권 외곽 할 것 없이 상승

    지난 5월부터 서울 강남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세금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84㎡는 지난 1월 7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는데 지난 7일 10억3000만원에 신규 전세 계약을 맺으면서 7개월 만에 2억8000만원이 올랐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전용 84㎡도 지난 2일 8억3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는데 지난 2월 맺은 6억원 계약보다 2억3000만원 반등했다.

    지난달부터는 하락세를 지속했던 수도권 외곽 지역 전세금도 학교나 지하철역을 끼고 있는 단지 중심으로 올랐다. 국토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옥정센트럴파크푸르지오 59㎡는 지난 6월까지 1억3000만~1억5000만원에 전세 거래됐는데 지난 2일 1억9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맺으며 4000만~6000만원 정도 올랐다. 이 단지는 7호선 지하철역과 가까운 데다 옥정신도시 내 주요상권 인근 단지라 양주옥정신도시에서도 인기가 높은 단지다. 박소영 뉴세종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전세금이 저점이라고 인식한 실수요자들이 전세계약을 체결했다”며 “2년 전 3억6000만원에도 전세가 계약됐으니 최근 4000만~6000만원 정도 올랐다고 해도 2년 전 금액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했다.
    [땅집고] 전세가격지수 변동률(%). /한국부동산원

    역전세 발생 건수도 하락세다. 임대인이 제때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을 때 임차인이 대항력·우선변제권을 공표하는 ‘임차권 등기 명령 신청건수’가 줄어들고 있다. 대한민국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에서 최근 3개월간 발생한 임차권등기명령 건수는 직전 3개월간 발생한 임차권등기명령 건수보다 5431건(38.87%) 줄어들었다. 해당 기간 자치구별로 하락 건수를 살펴보면 강동구가 771건 줄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어 ▲송파구 767건 ▲강남구 653건 ▲서초구 451건 ▲동작구 364건 ▲성북구 330건 등 순이었다.

    다만 최근 전세 사기 문제로 선호가 떨어졌던 빌라,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전세 시장은 여전히 냉각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단독·다가구의 전월세 거래는 총 7만4788건으로 이 중 전세 거래는 2만620건에 불과하다. 역대 최저 수준인 27.6%이다. 다세대·연립주택 전월세 거래 역시 전체 6만4448건 중 전세 거래는 3만4440건으로 53.4%에 그친다.

    ■ 전세 공급 부족, 비아파트 전세사기 대두되면서 아파트로 전세 수요 몰려

    업계에서는 지난해 전세금 하락이 2년 전 임대차법 때문에 비정상적으로 급등한 전세금이 조정된 것이기 때문에 올해 전세금이 상승전환한 것은 물가상승률에 따른 적정 상승이라 보고 있다. 오득준 도곡렉슬 우정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강남의 경우 여태까지 전세금이 내렸던 적이 한번도 없는데 작년 하락은 전년도 비정상적 급등에 따른 일부 조정이 나타난 것”이라며 “실제 2년전 10억원하던 전세금이 일주일 만에 18억으로 뛰었다가 최근 12억~13억원 정도로 시세가 형성돼 있는데 사실상 2년간 2억~3억원 정도 오른 것이라 큰 상승이라고 보기 어려운 셈”이라고 했다.

    [땅집고]서울 서초구의 한 상가에 있는 부동산 중개업소 창에 급전세 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 당초 보증금 13억원에 전세를 내놨지만, 거래가 안 돼 1억원을 더 내린 것으로 보인다. /고운호 기자

    전세 공급이 크게 늘지 않는 것도 아파트 전세금 상승 요인으로 풀이된다. 김명선 해피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역전세가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내려간 전세금 차액에 대한 이자를 세입자에게 ‘역월세’로 돌려주는 경우가 늘어났기 때문에 의외로 시장에 나온 전세 매물이 많지 않다”며 “입주 물량이 많아도 강남권 아파트 집주인들은 잔금이 급하지 않은 사람이 대다수라 전세금을 크게 하락해 내놓지도 않는 분위기”라고 했다.

    전세 사기가 대두되면서 빌라나 오피스텔에 전세 세입자로 살던 사람들이 외곽지역 아파트 전세를 구하면서 외곽지역 아파트 전세금도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박소영 대표는 “의정부, 양주 등 인근 지역 빌라에 거주하던 세입자가 최근 양주 전세금이 사실상 빌라 수준으로 하락하자 전세 세입자로 들어왔다”고 했다.

    ■ 하반기 전세 소폭 상승할 것

    전문가들은 하반기 전세 시장이 보합 내지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신규 공급을 비롯해 민간 임대 공급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주택 인허가는 올해 6월까지 누계 18만 9213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27.2% 줄었다. 수도권은 24.8%, 지방은 28.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착공 건수도 6월 누계 9만 2490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0.9% 줄었다. 게다가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헤택이 없어 등록임대사업자 말소가 늘며 기축 아파트에서 공급하는 전세 매물도 줄어들 전망이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임대사업자 혜택이 없으니 말소가 늘어나면 기축아파트 전세 공급도 함께 감소할 것”이라며 “게다가 올해 전세사기 여파로 비아파트 착공, 인허가, 준공 가구 수가 모두 줄어 빌라, 오피스텔 수요자들이 아파트 전세를 찾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세금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다만 최근 상승세가 지난번 고점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시각은 드물다. 박합수 건국대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2년 전 임대차법이 시행되며 전세금이 급등했을 때 계약한 전세 거래 계약의 경우 최근 하락에 따른 역전세는 불가피하다”며 “다만 지난 한 해 동안 너무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소폭 반등한 것을 두고 상승 기류가 지속될 것이라고 보는 것은 이른 측면이 있다”고 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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