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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에 욕 먹고 10억 투자해 잔디 바꿨더니…잼버리 콘서트가 다 망치네

    입력 : 2023.08.11 13:57 | 수정 : 2023.08.11 14:10

    정부가 망친 잼버리 뒷수습
    갑자기 콘서트 열게 된 상암월드컵경기장…K리그 팬 분노

    [땅집고] 9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작업자들이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K-팝 콘서트 무대를 설치하고 있다. /뉴시스

    [땅집고] “지금 K리그 시즌이 한창인데 축구 경기장을 이렇게 망가뜨리면 선수들은 경기를 어떻게 하라는 겁니까? 정말 정부의 졸속 행정에 기가 막힙니다!”

    전북 군산 새만금에서 열린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에 참여한 전 세계 4만여명 대원들이 태풍 카눈을 피해 전국 각지로 대피한 가운데, 정부가 이들을 위해 11일 오후 7시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K팝 콘서트를 열어주기로 했다.

    그런데 이 소식을 들은 K리그 축구 팬들 사이에선 “축구 시즌이 한창인데 잼버리 공연 때문에 잔디를 마구잡이로 훼손하는 것이 말이 안 된다”는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상암월드컵경기장이 과거 손흥민, 기성용 등 축구 스타들에게 잔디 관리가 허술하다고 지적받은 뒤 10억원을 투입해 새 잔디를 깔아둔 이후로는 호평받고 있는데, 이런 경기장 잔디를 다시 망치는 것은 예산 낭비나 다름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잼버리 콘서트 장소 새만금→전주→상암 졸속행정에…K리그 팬들 ‘분노’

    [땅집고]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가한 각국 스카우트 대원들이 8일 전북 부안군 잼버리 야영지에서 조기 철수하고 있다. /뉴스1

    당초 K팝 공연은 지난 6일 잼버리 개최지인 새만금 야영장에서 열릴 계획이었다. 하지만 갯벌을 메운 간척지인 새만금 일대가 폭염에 시달리고 시설까지 미비하다는 지적이 쏟아지자 콘서트 장소를 전북 전주 월드컵경기장으로 변경했다. 이후 전북이 태풍 카눈 영향권에 들어간다는 소식에 장소가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재차 바뀐 것이다.

    이날 잼버리 대원들은 버스 1000대 이상을 이용해 숙소부터 상암 경기장까지 이동, 오후 2시부터 5시반까지 순차적으로 입장할 예정이다. 콘서트에는 청소년 잼버리 대원들에게 인기가 높은 K팝 아이돌 그룹이 ‘총출동’한다. 아이브, 뉴진스, NCT 드림, 있지(ITZY), 마마무, 더보이즈, 셔누&형원, 프로미스나인, 제로베이스원, 강다니엘, 권은비, 조유리, 피원하모니, 카드, 더뉴식스, ATBO, 싸이커스, 홀리뱅, 리베란테 등 총 19개팀이 출연한다.

    [땅집고]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 서울월드컵경기장. /서울연구데이터서비스

    [땅집고]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축구 경기가 열리는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그런데 상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잼버리 대원들을 위한 K팝 콘서트와 폐영식이 함께 열린다는 소식에 K리그 축구 팬들의 분노가 터져 나오고 있는 분위기다. 급하게 변경된 일정에 맞춰 축구 잔디 위에 설비와 무대 등을 설치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과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면서다. 축구 팬들 사이에선 현재 K리그가 한창 진행 중인데 경기장 잔디를 마구잡이로 훼손하는 것이 전혀 이해가지 않는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이전부터 K리그 판에선 축구장에서 축구 경기 외 대형 콘서트나 각종 행사가 열리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가 만연했다. 자연 잔디가 깔린 경기장에서 대규모 행사를 치르고 나면 잔디가 망가져 선수들 경기가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8월은 잔디가 생육하는 기간이 아니라 경기장 컨디션 회복도 더디다는 지적이 나온다.

    [땅집고] 지난 8일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상암경기장)에서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의 하이라이트 행사인 ‘K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를 위한 무대가 설치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관리 주체는 서울시설관리공단이다. 서울시설관리공단은 2021년 10월 총 10억원을 들여 경기장에 천연잔디 95%와 인조 잔디 5%를 섞은 ‘하이브리드 잔디’를 깔고 관리에 힘써왔다. 2017년 3월 이 경기장에서 한국과 시리아 경기가 열렸을 당시 대표팀 주장이었던 기성용과 손흥민 등 선수들이 ‘경기장 잔디 관리가 부실하다’는 식의 지적을 내놓은 뒤 적극 체질 개선에 나선 것이다.

    서울시설관리공단은 애써 조성한 하이브리드 잔디가 훼손되는 일을 막기 위해 시설 운영에 필요한 수입원이 되는 대형 콘서트 개최도 마다해왔다. 그 결과 잔디 파임 현상이 덜하고 배수 시스템도 탁월해, 최근 방한한 스페인 프로 축구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 구단으로부터 ‘잔디 질이 좋다’는 호평을 받을 정도였다.

    실제로 축구 선수들은 경기장에 깔린 잔디 상태가 경기의 질 뿐 아니라 선수의 부상 정도와 큰 관련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국가대표 축구선수 출신인 이천수는 유튜브 콘텐츠에서 “잔디가 안 좋으면 패스 결도 다르다, (패스가) 계속해서 끊기니 재미가 없다”, “페널티킥을 할 때도 딛는데 발목이 돌아가지 않나, 공을 차야 하는데 잔디가 들리면 공이 뜨니까 공을 못 찰 수도 있고 헛발질하면 다치는 거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땅집고] 잼버리 콘서트로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가 훼손되는 것을 지적하는 K리그 축구 팬이 올린 게시물. /온라인 커뮤니티


    K리그 시즌 중에 경기장 잔디를 훼손하는 데 대한 축구 팬들의 원성이 쏟아지자 문화체육관광부가 해명에 나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설명자료에서 "문체부와 잼버리 조직위원회, KBS는 그라운드 잔디를 포함한 서울월드컵경기장 시설에 문제가 없도록 시설 보호와 안전에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며 “공연을 마친 뒤에도 19일 예정된 축구 경기에 지장이 없도록 사후 조치를 위한 예산 확보 등 철저한 대비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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