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8.10 07:51 | 수정 : 2023.08.10 11:03
[땅집고] “엘시티가 작년에 총 5건 거래됐는데, 올해 벌써 4건이 거래된 이유는 전반적으로 가격이 조금 내려서 그렇습니더. 그래도 진~짜 부자만 들어올 수 있어예. 요가 바로 부산의 강남! 랜드마크 아입니까!” (부산시 해운대구 중동 A부동산 중개사무소)
부산 해운대구 초고가 아파트 인기가 하늘을 찌를 기세다. 엘시티를 선두로 마린시티 해운대아이파크, 두산위브더제니스 등에선 연이어 30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 전반적인 부산 아파트 시장이 고금리로 인해 위축된 것과 달리, 초고가 아파트 거래는 예년보다 활기를 띠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엘시티 아파트 249㎡(75평형) 30층은 45억 5000만 원에 매매 계약서를 썼다. 이 매물은 B동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4월에는 A동에 있는 같은 주택형이 47억원(30층)에 거래됐다.
전용 249㎡는 엘시티에서도 조망권이 가장 우수한 3ㆍ4호 라인에 있다. 이 라인은 가장 남측에 위치하고 있어 일부 저층을 제외하면 시야를 가로막는 건물이 아예 없다. 광안대교와 해운대를 한눈에 볼 수 있다.
LCT해운대뷰 공인중개사사무소의 이금선 대표는 “입주 2년이 지나면서 집주인이 세 부담이 줄어든 영향으로 가격을 소폭 낮추는 추세”라며 “현재 거래된 매물은 일부 가격 조율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엘시티는 항상 대기자가 줄을 설 정도로 인기 있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바닷가와 광안대교 조망권을 확보한 마린시티와 센텀시티에서도 초고가 아파트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6월 말 마린시티 해운대아이파크 전용 243㎡(45층)는 45억원에 거래됐다. 그동안 이 주택형은 한 번도 사고 팔린 적이 없었다. 5월에는 해운대경동제이드 전용 221㎡(36층)이 40억원에 손바뀜했다.
수십억원대 매매 거래는 해운대구에서도 엘시티와 해운대아이파크, 두산위브더제니스, 경동제이드 등 일부 아파트에서만 발생한다. 엘시티를 제외하면 모두 마린시티와 센텀시티에 있다. 두 지역은 해운대 바닷가 조망권이 우수하고, 대형마트와 백화점 같은 상권 인프라를 갖췄다. 지하철 등 대중교통망도 우수하다.
현지에선 부산 초고가 아파트 시장은 불황을 모른다는 말이 나온다. 해운대구를 비롯해 부산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고 있지만, 이 시장은 전혀 딴판이다.
해운대구 센텀시티 A부동산 중개사무소 대표는 “해운대 초고층 아파트는 고금리 같은 시장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다”며 “완전히 그들만의 리그라고 봐야 한다”고 했다.
B부동산 중개사무소 관계자도 “자산가들은 투자 가치가 아닌 희소성을 중심에 둔다”며 “초고가 아파트는 전세 매물도 거의 없는 편”이라고 했다.
해운대에는 이러한 초고층 아파트보다 상위 등급으로 인정받는 아파트도 있다. 바로 펜트하우스다. 엘시티는 최고층에 전용면적 244㎡ 6가구가 있다. 엘시티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엘시티 펜트하우스를 팔겠다는 사람은 물론, 내부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해운대구 마린시티 C부동산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다른 곳에선 60평대 30층 아파트면 펜트하우스라고 할 수 있겠지만, 여기선 그런 집도 일반아파트로 본다”며 “최고층에 있는 100평 아파트 정도 돼야 펜트하우스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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