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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실률 90%' 삼성도 못 살린 평택 해창리 지산…KTX 경기남부역 변경 여파

입력 : 2023.08.08 08:03 | 수정 : 2023.08.09 10:15


[땅집고] 지난 6일 경기 평택시 고덕신도시 해창리. 지난달 준공한 지식산업센터 ‘G-1’에는 ‘입주를 환영합니다’라고 쓰인 현수막이 붙여져 있었다. 현수막이 붙은 건물 1층 상가에는 입점한 곳이 단 한 곳도 없었다. 이렇게 1층 상가가 텅 비어있는 건물은 모두 세 곳이었다. 인근에서는 지식산업센터가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당초 KTX 경기남부역 들어설 예정이었던 해창리 일대 지식산업센터에 공실이 넘쳐나고 있다. 역 신설이 취소되면서 임차인을 구할 수 없어 2년째 공실인 곳도 많다. 문제는 인근에 지식산업센터가 계속 지어지고 있어 공실문제는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 KTX 경기남부역 유보됐는데…해창리 일대 지식산업센터 공실 우후죽순

평택시 해창리는 고덕신도시 남서쪽 3단계 구역으로, 2008년 9월 KTX 경기남부역이 들어서기로 발표됐던 곳이다. 삼성전자 반도체공장과도 가까워 협력업체 수요도 클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다. 역예정지 인근 10개 필지 중 9개 필지에서 지식산업센터 용지로 분양됐다. 현재 ‘비즈타워’, ‘STV’, ‘에이스 에스타워 프라임’, ‘아이타워’, ‘G1’ 총 5곳이 준공했고 3개 필지에서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평택시에 KTX경기남부역을 신설하는 대신 SRT 지제역이 2016년 완공되면서 ‘해창리 KTX 역 신설 계획’은 사실상 유보됐다. 고덕신도시를 개발한 LH가 역 설치 비용(3704억원) 및 운영비 부담을 이유로 사업이 난항을 겪었고 경기도는 해창리 대신 1호선과 환승할 수 있는 지제역으로 경기남부역 위치를 변경했다. 해창리 부지는 결국 용도를 정하지 않은 채 고덕신도시 내 유보지로 남아 있다.

완공된 지식산업센터 80% 이상이 공실 상태다. 현지 업계 관계자 씨는 “완공된 지식산업센터 중 에스타워프라임에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협력업체인 ASML이 입주했고 비즈타워에 이트너스가 입주해 두 개 건물만 입주율이 30%”라며 “나머지 지식산업센터는 1층 일부에 카페, 편의점, 음식점 한두곳이 들어왔을 뿐 입주율이 5~10%에 그친다”고 했다.

임대료는 같은 고덕신도시 지식산업센터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임차인이 입주를 했더라도 관리비, 이자 등의 비용을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다. 현재 월 임대료는 3.3㎡당 2만5000원 정도로 고덕신도시 삼성1기 공장에 맞붙은 지식산업센터 임대료는 5만~6만원이다. 지식산업센터를 분양받은 B씨는 “12평의 분양가는 2억5000만원인데, 임대료는 30만원 정도에 불과해 이자를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 공실률 90% 달하는 지식산업센터 옆에 또 다른 지산 공사 중

더 큰 문제는 내년 6, 8월 3곳의 지식산업센터(더블유타워, 에이스10타워, STV2차 더라이브)가 추가 입주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6월 LH는 한국교통공단이 들어서기로 했던 두 개 필지를 용도 변경해 지식산산업센터용 도시지원시설용지로 팔았다. 당시 이 땅은 999대1의 경쟁률로, 1만3446㎡ 규모의 땅을 약 271억원에 팔았다. 한 개발업자는 “지난해 같은 규모의 필지를 120억~130억원 정도에 사들여 지산을 평당 600만원에 분양했는데 이게 현재 공실인 상황”이라며 “271억원에 낙찰받은 시행사에 수익이 남으려면 적어도 평당 1000만원에 분양해야 해서 현재 사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지산 개발업체들은 공실에 대한 고육지책으로 도로를 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당초 삼성전자 협력업체 입주를 예상해 지어진 지식산업센터인데 철도교통이 불편한 만큼 도로교통이라도 마련해달라는 주장이다. 한 개발업자는 “현재 삼성전자 공장을 바로 갈 수 있는 도로가 나 있지 않아 접근성 떨어져 송탄·세교지구 등 산업단지 인근 지식산업센터로 수요가 분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삼성전자 5~6기 공장과 통하는 길이라도 있으면 공실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될 것”이라고 했다.

[땅집고] 해창리 일대 지식산업센터 위치. /이지TV 제공
LH에서는 오는 10월 삼성전자와 직결되는 도로를 임시로 개통해 주겠다고 답변했다. 다만 도로가 마련된다고 하더라도 주차공간이 부족하고 철도교통이 부재해 실제 입주를 원하는 기업이 얼마나 될지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지식산업센터 부지 한가운데 주차용지가 있기는 하지만 ASML이 전속으로 계약해 다른 업체에서 사용하기 어렵다. 지산부지를 산 C씨는 “현재 입주한 ASML, 이트너스 등 두 개 기업만 입주했을 뿐인데 주차 공간이 꽉 차는 상황”이라며 “지식산업센터 내 주차공간이 있지만 1호실당 1대 이상 주차할 수 없고 시간당 주차비용도 5000원이라 새 도로가 만들어져도 철도교통이 들어서지 않는 한 공실 해소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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