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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불모지' 노원 2026년엔 다르다…'8개 노선 환승' 동북선 개통

    입력 : 2023.08.07 07:44 | 수정 : 2023.08.07 15:02

    [땅집고] “동북선은 우이신설선, 김포골드라인과는 차원이 달라요. 1호선부터 2ㆍ4ㆍ5ㆍ6ㆍ7호선, 경의중앙선, 수인분당선까지 총 8개 지하철로 갈아탈 수 있습니다.” (서울 성북구 장위동 주민 A씨)

    서울 동북권을 관통하는 ‘동북선 도시철도’ 개통 시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기존 경전철들이 1~2개 환승역을 지난 것과 달리, 동북선은 총 7개 환승역을 지난다. 환승 가능 노선은 무려 8개다. ‘교통불모지’로 불리는 서울 노원구 은행사거리와 성북구 장위뉴타운에서는 주요 단지 가격이 오르내릴 때마다 교통 호재로 동북선이 언급된다.

    [땅집고] 3일 오전 10시 서울 노원구 중계동 은행사거리 일대 '동북선' 공사 현장. /김서경 기자

    동북선은 지난 2008년 ‘서울시 10개년 도시철도 기본계획’에 포함되면서 윤곽이 드러났다. 그러나 종착역 변경과 컨소시엄 교체 등의 사유로 사업 추진이 번번이 시행되지 못했지만, 2018년 주관사를 다시 선정하면서 사업 추진에 물꼬를 텄다.

    [땅집고] 동북선 노선도. /서울시

    ■ 공사 극초기인데, 기대감은 완공 직전!

    3일 낮 서울 노원구 중계동 한글비석로 일대 정류장에는 모두 ‘임시 정류장’ 가설물이 세워져 있었다. 중계주공 4,5단지 정류장 맞은편 대형 공사장 입구에는 ‘동북선 도시철도 민간투자사업(4공구)’ 표지판이 걸려 있었다. 공사장 안에는 지하 4-5층 규모로 깊은 땅굴이 보였다.

    이곳에선 철도가 지날 터널을 만드는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은행사거리 앞 4공구에선 ‘발파로 인하여 소음, 진동이 발생할 수 있다’는 현수막과 화약류취급소가 있었다. 공사한 칠판에는 커다란 글씨로 ‘폭약’ ‘뇌관’ 등 발파 관련 단어들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땅집고] 3일 오전 10시 서울 노원구 중계동 동북선 차량기지 현장. 기존에는 운전면허학원이 있었다. /김서경 기자

    발파 작업은 철도 공사 초기 단계다. 하지만, 주민들 사이에선 벌써부터 노선 개통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하다. 아파트 실거래가 앱 ‘호갱노노’ 커뮤니티에선 “동북선이 개통되면 가격이 더 오를 것” “전철이 생기면 단점이 없는 동네” 등의 의견을 쉽게 볼 수 있다.

    ■ 2019년엔 ‘2024년 개통’ 목표…지금은?

    동북선 개통 기대감이 유독 높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번째 이유는 워낙 오래전 등장한 노선이라는 것이다. 동북선은 무려 16년 전 등장했다. 서울시는 지난 2007년 사업제안을 한 경남기업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2008년에는 동북선을 난곡선(보라매공원~난항동)과 위례신사선(위례신도시~신사역) 등 총 9개 노선과 함께 ‘서울시 10개년 도시철도 기본계획 (2007~2016) ’에 포함시켰다. 그해 11월에는 국토교통부(당시 국토해양부)와 협의를 거쳐 기본계획도 세웠다. 그러나 경남기업이 2015년 법정관리에 들어서면서 약 3년간 사업 추진을 하지 못했다.

    [땅집고] 동북선 경전철 예상 모습. /서울시

    사업은 2018년 재개됐다.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현대엔지니어링 외 4개사)이 이 사업을 맡으면서 다시 속도를 내게 된 것이다. 시는 2024년 완공을 목표로 2019년 10월 기공식을 열었다.

    하지만, 곧바로 두번째 난관에 부딪혔다. 기공식 발표 직후 차량기지 부지에 있던 운전면허학원이 보상과 관련해 소송을 제기하면서 실시계획이 취소된 것이다. 당시 운전면허학원을 운영하던 D건설사 측은 토지와 건축물 등에 대해 514억원의 손실보상금을 책정받았으나, 보상금을 높여달라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아직 재판 진행 중이다.

    결국 시는 부지 확보를 위해 수용 재결과, 소송, 행정대집행을 강행하고서야 실시설계 재승인에 나설 수 있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차량기지 부지를 확보해야 착공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보상 문제로 인해 착공이 약 2년 밀렸다”며 “현재는 공사가 원활히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8월 기준 동북선 철도공사 공정률은 20%(전 구간)이며, 개통 시점은 2026년 7월이다.

    [땅집고] 3일 오전 10시 서울 노원구 중계동 은행사거리 일대 '동북선' 공사 현장. /김서경 기자

    ■ 동북선 기대감 이정도라고?

    두번째 이유는 서울 동북권의 도심 접근성을 대폭 개선시키는 노선이라는 점이다. 동북선은 대부분 역에서 환승이 가능하다. 종착역인 왕십리역은 무려 5개 노선이 지나는 ‘펜타역세권’이다. 서울 지하철 노선 중 3, 8, 9호선을 제외하면 모두 갈아탈 수 있다.

    7호선에 의존하는 강남 방면 출퇴근 수요도 분산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 동북권에는 1호선과 4, 7호선이 지나는데, 이중 강남을 향하는 노선은 7호선이 유일하다. 이로 인해 출퇴근 시간 7호선은 그야말로 포화 상태다. 7호선을 이용하는 상계동 한 주민은 “종점에서 4번째인 마들역부터 앉을 자리가 없다”고 토로했다.

    전문가 역시 동북선 파급 효과 상당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서울 동북권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환승을 위한 노선’이다”며 “동북권은 지하철 환승이 불편한 경우가 많은데, 동북권은 이러나 단점을 모두 상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지역은 동북선 기대감에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학군지 은행사거리와 서울 최대규모 장위뉴타운이 대표적. 두 곳은 각각 상계역과 돌곶이역이 가까운데, 도보로 약 20분이 소요된다. 동북선이 개통하면 비역세권에서 역세권으로 우뚝 선다.

    2021년 10월 13억3000만원에 팔린 ‘장위래미안퍼스트하이’ 전용 84는 올 1월 8억5000만원까지 하락했으나, 이달 9억8000만원에 손바뀜했다. 2021년 2월 14억2000만원에 거래된 중계동 ‘청구3차’는 올 초 이보다 5억원 하락한 9억2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이번 달 10억95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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