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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 키우려고?" 초고층 아파트 속 '킨텍스 C4부지' 텅 빈 이유 [르포]

    입력 : 2023.08.04 10:45

    [르포] GTX 킨텍스 초역세권 랜드마크 부지, 30년 공터로 남긴 고양시

    [땅집고]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 C4 부지가 방치돼있다. 주변엔 고층 아파트 주거시설이 들어서 개발을 마쳤다./정진택 인턴기자

    [땅집고] 수도권광역급행철도 GTX-A 킨텍스역 동쪽 출입구가 들어설 곳에서 2분 정도 걷다 보면 광활하게 텅 빈 부지가 나온다. 주변은 ‘포레나킨텍스아파트’, ‘킨텍스원시티’, ‘일산한류월드유보라더스마트’ 등 최고 49층 신축 아파트, ‘소노캄고양’ 등 5성급 호텔, ’현대백화점’, ‘원마운트’ 등 상업시설들이 즐비하다. 마천루 속에 잡초 가득한 빈땅은 ‘킨텍스 C4부지’로 불리는 토지이다. 면적만 약 5만5000㎡(1만6637.5평)에 달한다. 킨텍스 지원부지 14곳 중 규모가 가장 큰 부지이지만 유일하게 민간에 매각되지 않았다. 대화동에 거주하는 최모씨는 “초역세권 랜드마크 부지인 곳을 이렇게 방치하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분당과 일산이 비교되는 이유가 자족기능 차이인데 일산 공무원들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일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랜드마크 땅을 30년간 보존?

    일산 최대 규모 황금부지로 불리는 C4부지가 이렇게 방치된 이유는 ‘미래용지’로 묶였기 때문이다. 2019년 이재준 전 고양시장은 이 땅을 30년간 매각하지 못하게 ‘미래용지’로 지정했다. 수십년 뒤 잠재가치가 높은 땅으로 개발이 가능해 매각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당시 이 전 시장은 “해당부지를 보존하게 되면 30년 뒤 임대계약이 종료되는 원마운트 및 아쿠아리움과 함께 활용할 수 있어 5000억원의 미래가치 확보가 가능하다”며 지정에 대한 이유를 설명했다.

    고양시 조례에 따르면, 미래용지란 다음 세대가 필요로 할 때 이용할 수 있도록 보전하는 토지다. 30년간 처분이 금지되고 임시 활용만 가능하다. 그동안 고양시는 킨텍스 C4 부지를 ‘고양꽃박람회’나 ‘킨텍스 모터쇼’와 같은 행사가 열릴 때 임시 주차장으로 활용하거나, 코스모스나 유채꽃처럼 계절에 맞는 꽃을 심어두는 용도로만 사용했다.

    도심 핵심 부지를 ‘미래용지’로 지정한 것은 이례적이다. 고양시가 조례까지 만들면서 개발을 제한하는 것에 대한 의문이 뒤따르고 있다. 인근 K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개발 초기에는 오피스 건물이 들어선다는 말이 있어 해당 부지에 투자자들도 몰렸으나 미래용지 지정으로 수포로 돌아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족기능이 부족한 고양시에 기업 유치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땅집고]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에 위치한 킨텍스 C4부지 일대 위성사진./고양시청

    ■베드타운 꼬리표 붙은 일산…자족기능 강화는 뒷전

    킨텍스 지원부지는 킨텍스 국제전시 기능을 뒷받침하는 업무·숙박·상업시설을 조성하기로 계획된 땅이다. 아파트와 주거형 오피스텔 중심으로 개발되면서 사실상 업무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C4 부지를 제외한 다른 13곳 부지에 9000여 가구에 달하는 주거시설이 들어서 있다. 2017년 고양시에서는 C4 부지에 대한 매각 공고를 올렸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90% 이상 주거형 오피스텔 위주의 개발계획을 제시해 무산됐다.

    일산은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베드타운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다. 공터로 남은 킨텍스 C4 부지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킨텍스 지원부지인 C1, C2 부지는 ‘힐스테이트일산’, ‘포스코더샵그라비스타’, ‘포레나킨텍스’ 아파트가 들어섰다. C3블록은 롯데 빅마켓이 들어섰으나 2020년 폐점했다. 게다가 인근 CJ라이브시티 아레나 공사도 멈췄다. 공사 재개 일정이 불확실하다. 이런 가운데 이재준 전 시장이 30년 묵혀둔 땅에 대한 개발 논의는 현 이동환 고양시장 하에서도 여전히 진척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양시청 관계자는 “C4 부지 용도에 적합한 매수자가 나타나면 미래용지 해제에 대한 심의가 이뤄질 수도 있으나, 아직까지 뚜렷한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정진택 땅집고 인턴기자 jj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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