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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2대 보내야 겨우 타요"…검단신도시 주민의 고단한 출근길 [교통지옥]

    입력 : 2023.08.02 07:40

    [교통지옥] 검단신도시

    [땅집고] 26일 오전 7시 30분 서울역 방면 공항철도 계양역 승강장. 출근 인파로 승강장이 가득 찼다. /전현희 기자

    [땅집고] “작년까지 열차를 세 번 정도 보내야 겨우 탑승할 수 있었습니다. 그나마 최근에 출퇴근 시간 예비 기관사를 추가로 투입하면서 배차 간격이 줄어들어 한 두대 정도를 보내면 탈 수 있게 됐습니다.”(인천도시철도 관계자 A씨)

    “여의도 쪽으로 일자리를 옮기게 돼서 작년부터 전세로 들어와 살고 있는데 막상 출퇴근하다보니 교통이 너무 불편해서 전세만기가 끝나는 시기에 맞춰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갈 예정입니다.”(검단신도시 입주민 B씨)

    “저는 검단에서도 계양역과 가까운 곳에 살고 있어서 계양역행 버스는 멀리서 오는 아파트 주민들로 만차라 정류장에서만 20여분을 기다려야 겨우 탑니다. 내년에 인천1호선이 연장된다고 하더라도 정작 계양역으로 오는 인원은 줄어들지 않기 때문에 계양역에서 서울로 이동하는 출퇴근 환경이 바뀌지는 않을 겁니다.”(검단신도시 입주민 C씨)

    26일 오전 7시30분 인천 계양구 공항철도 계양역. 서울역 방면으로 향하는 지하철 승강장에는 열차를 기다리는 승객들이 10m 길이로 늘어서 있었다. 두 명의 지하철 보안관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승강장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공항철도 관계자는 “지하철 대기 인원을 수용하기 어려워 2년 전 지하철 승강장 길이를 두 배 확장했다”며 “그전까지는 의자를 치워야 대기 승객을 수용할 수 있었다”고 했다.

    [땅집고] 계양역은 승강장 대기 공간이 부족해 규모를 두 배로 늘렸다. /전현희 기자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입주민들이 열악한 교통환경 때문에 출퇴근 시간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검단신도시는 지난해부터 2만 여 가구의 아파트 입주가 시작됐다. 향후 2년 내 검단신도시 내 지하철과 도로가 일부 개통돼 교통난이 일부 해소될 전망이지만 늘어나는 인구수에 따른 대책이 좀 더 필요하다는 게 현지 주민들의 주장이다.

    ■ 검단신도시 인구 21만명인데…지하철역 하나 없어

    검단신도시는 2기 신도시로 인천에서도 서울 서북부 지역과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 때문에 서울 마곡지구나 여의도 등으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주로 찾았다. 2015년 개발, 2018년 분양, 2021년 6월부터 본격 입주를 시작하면서 인구가 크게 늘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검단신도시 입주 물량은 ▲2021년 7976가구 ▲2022년 1만844가구 ▲2023년 6274가구 ▲2024년 3846가구 ▲2025년 6900가구로 총 3만5840가구다. 지난 5월 기준 검단신도시 인구는 약 21만명이며 검단신도시가 속한 인천 서구 인구는 65만7260명으로, 서울 송파구에 이어 전국구 기준 인구 2위이다.

    인구가 최근 몇년새 급증하고 있지만, 검단신도시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은 인천 지하철 1호선·공항철도 계양역으로 버스를 타고 20분 정도 이동해야 한다. 이마저 혼잡도가 높아 출퇴근 환경이 수월하지 않다. 공항철도에 따르면 출근 시간인 평일 오전 7∼9시 기준 공항철도 이용객이 4만2000여명인데, 이 시간 전체 이용객의 32.9%가 계양역에 몰린다.

    도로 교통환경도 열악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올림픽대로로 진입할 수 있도록 서구 원당에서 경기도 경기도 김포시 태리를 연결하는 ‘원당~태리 간 광역도로’가 도로교통대책으로 추진중이지만 이 도로를 지나는 계양구 주민의 반대로 개통시점이 계속 늦춰지고 있다. 당초 2023년 개통 예정이었으나 2024년으로 연기됐다.

    ■ 2024년 인천1호선 연장하지만 서울 직결 노선 여전히 부족

    빠르면 2024년 말 인천1호선이 검단신도시와 연결될 예정이다. 계양역에 GTX-D(서부권 광역급행철도)도 놓일 예정이라 10년 정도 후에는 교통 환경이 일부 개선될 전망이다. 이환승 김포도시교통포럼 대표는 “인천1호선이 검단으로 연장되면 기존에 버스를 이용하던 출퇴근 시민들이 인천 1호선으로 분산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GTX-D노선이 개통하면 교통여건이 크게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땅집고] 검단신도시 교통 환경. 올림픽대로를 잇는 원당-태리 광역도로, 인천 1호선연장선이 개통 예정이다. /검단신도시 금강펜테리움 3차 센트럴파크 분양 홈페이지

    도로 교통의 경우 원당태리 광역도로가 개통하기 전까지 올림픽대로 버스전용차로를 설치해야 교통수요를 분산할 수 있다. 인천시민연합은 “검단신도시를 포함한 검단,김포등 서북부 지역의 교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서울5호선 연장구간이 검단을 경유해야 한다”며 “올림픽대로에 버스전용차를 설치, 광역버스의 정시성을 확보해야 공항철도 계양역으로 모이는 교통 수요를 분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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