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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살 자이'에 주식 폭락하자 "GS건설 소송할 동학개미 구합니다"

    입력 : 2023.08.01 15:23

    /조선DB

    [땅집고] GS건설 주식 총 4000주를 보유한 30대 중반 A씨. 올해 4월 GS건설이 인천 검단신도시에서 시공하던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붕괴하는 사고가 터진 후 주식이 연일 신저가를 기록하는 바람에 큰 손해를 보고 있다. 더군다나 GS건설이 국민 신뢰를 회복하겠다며 총 1666가구인 이 아파트를 전면 재시공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6일 약 5500억원 손실을 반영하겠다고 공시한 이후 주가가 19% 추가로 폭락해 손실액이 더 불어났다.

    A씨는 땅집고 취재진에 이번 붕괴 사고에 따른 GS건설 주가 하락으로 잃은 돈이 무려 3600만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분노한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GS건설 대표 집행자 및 이사들에게 책임을 묻고, 손해배상소송까지 청구하고 싶다”며 “현재 개인주주들이 모여 집단 소송을 준비 중인 것이 있다면 같이 동참하고 싶고, 없다면 직접 소장을 접수하려고 한다”는 글을 올렸다.

    아파트 붕괴로 주가 폭락한 GS건설, 앞으로 추가 손실도 점쳐지자…동학개미들 뿔났다

    최근 아파트 붕괴 사태로 GS건설 주가가 바닥을 찍자 손실을 본 ‘동학 개미’들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 부정적 이슈만으로도 주식이 하락세인데, 전면 재시공 비용으로 지난해 영업이익(5548억원)과 맞먹는 금액인 5500억원을 손실로 추산하자 주식이 역대 최저가를 찍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추가 문제까지 적발됐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5월부터 GS건설이 시공 중인 전국 건설현장 83곳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는데, 지금까지 점검이 완료된 14곳 중 13곳에서 시공 불량과 안전 관리 문제가 확인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당분간 GS건설 주가가 반등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

    ☞관련 기사: 설계·감리·시공 모두 구멍…GS건설 '주차장 붕괴' 전형적인 후진국형 사고
    ☞관련 기사: GS건설 대국민 사과 "조사 결과 겸허히 받아들여…1666가구 전면 재시공하겠다"

    [땅집고] GS건설 주식 4000주를 보유했다가 손실을 본 소액주주가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싶다고 언급한 게시물. /블라인드

    GS건설 주식을 보유했다간 추가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아지자 소액주주 사이에서 “GS건설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이 언급하고 있는 소송은 ‘주주대표소송’이다. 현실적으로 기업 경영에 참여할 수 없는 소액주주들이 일정 지분 이상의 의결권을 모아 회사 대표이사 등 경영진을 상대로 제기하는 집단 소송을 뜻한다. 다만 어느 정도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현행 상법 제 403조에 따르면 상장회사의 소액주주가 총 발행주식의 0.01% 이상(비상장회사의 경우 1%)을 6개월 이상 보유하고 있어야 주주대표소송을 낼 수 있다.

    현재 GS건설의 발행 주식 수는 총 8558만1489주. 전체의 0.01%이면 약 8558주다. 앞서 4000주를 보유 중인 A씨가 소액주주들을 좀 더 끌어모은다면, GS건설에 손실 책임을 묻는 집단행동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GS건설, 과거 개인주주들에 120억원 배상한 전례 있어

    [땅집고] 2013년 GS건설이 공시한 영업실적 등에 대한 전망. /GS건설

    과거 GS건설이 소액주주들로부터 소송당한 전례가 이미 있다. 2012년 국내 건설사마다 해외 도급공사 수주에 박차를 가하던 시기, GS건설은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목적으로 아랍에미리트(UAE) 등지에서 대규모 플랜트 공사를 저가에 수주하며 처음부터 총 계약원가를 낮게 추정했다. 이 때문에 재무제표상 매출과 영업이익이 부풀려지는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주주들의 투자 판단에 혼란을 줬다.

    GS건설이 2013년 3월 발표한 사업보고서상에는 전년도 영업이익이 1630억원으로 기재됐다. 하지만 같은 해 4월 내놓은 2013년 1분기 실적 공시에선 영업손실이 5354억원, 당기순손실이 3860억을 각각 기록했다고 말이 바뀌었다. 또 같은 달 추가 공시에선 그 해 상반기에만 6744억원 영업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실적이 부풀려졌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당시 GS건설 주가가 15일 만에 40% 정도 폭락했다. 이에 소액 주주 중 대표인 김태응씨 외 14명이 모여 GS건설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2020나2039731). 판결문에 따르면 그 외 투자자들 1만236명까지 더해 투자자들이 본 손해액이 총 437억7782만원으로 집계됐다. 결국 GS건설이 피해자 집단에 화해금액 120억원을 지급하면서 소송이 마무리됐다.

    [땅집고] 지난해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하던 '광주 화정 아이파크'가 붕괴하면서 주가가 하락하자 참여연대가 소액주주를 모아 집단 행동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참여연대

    법조계에선 올해에도 GS건설 주식을 보유하다 손해를 본 개인주주들이 집단행동을 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부실시공으로 ‘광주 화정 아이파크’ 아파트 외벽이 붕괴한 HDC현대산업개발도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겪었다. 붕괴사고 당일인 지난해 1월 11일 주가가 2만5750원 정도였는데, 1월 말 1만4450원으로 43% 넘게 떨어지면서다.

    지난해 3월 열린 HDC현대산업개발 정기주주총회에선 개인 주주들이 대거 참석해 경영진에 대한 쓴소리를 쏟아내기도 했다. 매년 20~30명 참여에 그쳤는데 당시 100명 정원인 공간에 예상 인원 초과하는 동학개미들이 몰리면서 분위기가 과열됐다고 전해진다. 참여연대는 HDC현대산업개발 측에 손해 배상 책임을 묻고자 하는 개인주주들에게 의결권 위임을 요청하며 단체 행동에 동참해달라고 나섰다.

    다만 증권·금융 전문 변호사들에 따르면 주주대표소송은 개인 주주들이 피해를 회복할 수 있는 간접적인 방식에 그친다. 김주영 법무법인한누리 대표변호사는 “주주대표소송의 경우 주주들이 승소하더라도 보상액을 직접 돌려받는 것이 아니라, 이 돈을 회사에 지급해서 기업 가치를 끌어올려 주가를 일부 회복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소송 비용과 판결까지 걸리는 시간도 고려해야 한다. 실제로 개인주주들이 과거 GS건설을 상대로 낸 소송이 막을 내리기까지 무려 7년이 걸렸다.

    김 변호사는 “주가가 폭락하면서 발생한 손실액을 개인이 직접 배상받고 싶다면,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해 볼 수 있다”며 “그동안 GS건설이 부실시공을 막을 수 있는 내부 통제 시스템을 갖춰왔는지 여부를 주주들에게 제대로 공시했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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