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7.31 16:04
[땅집고] 철근누락이 대거 발견된 LH아파트 지하 주자창의 공통점은 ‘무량판 구조’이다. 지난 4월 인천 검단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한 지하주차장도 무량판 구조였다. 1995년 대형 참사를 빚은 삼풍백화점, 작년 1월 붕괴된 광주시 화정아이파크도 무량판 구조였다.
무량판 구조는 천장을 지지하는 테두리 보나 벽 없이 기둥이 슬라브를 직접 지지하는 구조이다. 보 거푸집 공사가 필요 없어 신속한 시공이 가능하고 벽의 제약을 받지 않아 유연한 설계가 가능하다, 문제는 벽이 없이 기둥이 슬래브(콘크리트 천장)를 지지하는 방식이어서 기둥과 맞닿는 부분에 뾰족한 형태로 하중이 집중돼 정밀 시공이 필수적이다. 특히 무량판 구조를 시공할 때 보강철근이 누락되는 건 건물 안전에 매우 치명적이다.
기둥에 집중되는 하중을 견딜 수 있는 ‘뼈대’ 역할을 하는 것이 보강철근인데, 이것이 부족하면 붕괴 사고로 직결될 위험이 크다. 붕괴사고가 발생했던 검단 아파트의 경우에는 보강철근 누락 외에 콘크리트 강도도 기준의 70%에 불과했다.
일각에서는 무량판 구조 자체가 위험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무량판 구조 자체가 사고를 일으킨 직접적 원인이라고 할 수 없다고 분석한다. 무게만 적절히 분산된다면 보가 없어도 기둥과 바닥 두께 시공 기준이 까다로워 내구성이 매우 뛰어나 안전한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하중을 받치는 보가 없기 때문에 설계나 시공방법의 오차를 허용하지 않아 시공하기가 상당히 까다로운 공법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무량판 구조는 안전이나 비용 측면에서 여러모로 증명된 건축 공법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선호도가 높은 공법”이라면서 “사고와 관련해서는 공법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제대로 시공하지 않았고 이를 관리해야 할 감리기능도 작동하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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