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7.31 14:55 | 수정 : 2023.07.31 15:59
[땅집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4월 발생한 인천 검단 신축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의 원인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전관특혜'라며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한다고 31일 밝혔다.
경실련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단 아파트) 공사의 설계·감리를 맡은 업체가 LH 전관 영업업체”라며 “국토교통부는 설계·감리·시공업자를 비난만 할 뿐 원인으로 충분히 지목될 수 있는 전관특혜 문제는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LH 출신을 영입한 건설업체들이 그간 사업 수주 과정에서 혜택을 받았고 LH가 이들의 부실한 업무 처리를 방치해 붕괴 사고까지 발생했다는 게 경실련의 주장이다.
경실련은 이날 전관 영입업체 부실설계 봐주기, 전관 영입업체 부실감리 봐주기, 공공사업 전관 영입업체 밀어주기 등에 대해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경실련은 “감사원은 LH 설계용역 수의계약과 건설사업관리용역 종합심사낙찰제(종심제) 과정에서 불공정한 평가가 벌어졌는지 확인하고 공정한 평가체계가 만들어지도록 시정을 강력히 권고해야 한다"며 “감사원이 LH뿐 아니라 모든 퇴직 공직자에 대한 전관특혜 근절방안을 제시하고 정부와 국회는 붕괴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직접시공제 전면확대 실행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2021년 경실련은 2015∼2020년 LH 설계용역 수의계약 536건, 건설사업관리용역 경쟁입찰 290건에 대한 수주 현황 분석 결과, LH 전관 영입업체 47곳이 용역의 55.4%(297건), 계약 금액의 69.4%(6582억원)를 수주했다고 발표했다. LH에서 퇴직하고 재취업한 곳에 ‘일감 몰아주기’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LH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경실련의 공익감사 청구를 적극 수용하고 감사원 조사에도 협조하겠다”며 “비위 사실이 확인되면 수사기관에 고발 조치하는 등 강력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LH는 “그간 수차례 진행된 내·외부 조사 및 감사에서 전관 의혹 관련 부정행위 처분 사례가 없었다”며 “공정하고 투명한 업무추진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LH는 “업체 선정 시 심사위원은 100% 외부위원으로 구성하고 심사 전 과정을 유튜브 생중계로 공개하고 있다”며 “퇴직자 유관기업 수의계약 금지, 임직원의 퇴직자 접촉 금지, 퇴직자 취업제한 확대 등 입찰·심사·계약 전 과정에 다른 공공기관보다 더 엄격하고 강화된 기준을 적용해 전관 등 이권이 개입될 여지를 적극 차단하고 있다”고 했다. /서지영 땅집고 기자 sjy381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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