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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떠나고, 재건축으로 주민 떠나자 주저앉은 과천 "하루 매출 0원"

    입력 : 2023.07.30 07:20

    [땅집고 '상권 긴급점검']
    공무원 덕에 먹고 살던 과천 상권…"다시 살아나긴 힘들 거 같아요"

    과천 원도심 상권에 있는 '제일쇼핑센터'/ 유튜브 땅집고TV

    [땅집고] “여기 청사 나가고, 엉망이에요. 이렇게 빈 적은 없어요. 재건축으로 4단지가 또 다 나갔잖아요. 거의 포기 수준이죠.” (과천 새서울 프라자 상인 Y씨)

    경기 과천 상권의 터줏대감 격인 원도심 상권이 주저앉았다. 2012년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환경부 등 정부과천청사에서 비교적 규모가 큰 부처가 세종시로 줄줄이 이전하면서 이 일대 상권이 위기를 맞았다. 최근엔 과천 주공 아파트 4단지 재건축 사업으로 거주자들이 이주하면서 유동인구가 감소하자 매출이 절반 이상으로 줄어들면서 문 닫은 점포가 속출하고 있다. 게다가 이 일대 신축 구분 상가도 텅텅 비면서 공실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 과천 상권에 ‘하루 매출 0원’ 점포 등장

    과천 원도심 상권에 있는 '제일쇼핑센터'는 서울 지하철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 1번 출구 인근에 자리해 있다./ 유튜브 땅집고TV

    과천 별양동에 있는 ‘제일쇼핑센터’. 지하철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 1번 출구와 가까이 있는 상가 건물이다. 1984년 개점해 노후화했지만 40년간 과천을 지킨 대표 상가다. 과천 일대 주민들에 따르면 현재는 ‘거의 죽은 상권’과 마찬가지라고 한다. 잡화 판매점이나 음식점 등이 영업을 하고 있지만 하루 매출 0원인 곳도 있다. 정부청사 이전으로 공무원 수가 급감하면서 상권이 휘청이기 시작하더니 경기 침체까지 맞물린 결과다.

    이 상가 임대료는 전용12평에 월세 60만원 수준이다. 관리비 40만원까지 더하면 월100만원이 고정비용으로 나간다. 임대료는 인근 신축 상가와 비교해 50% 이상 저렴하지만, 이곳 상인들은 매출이 나지 않기 때문에 100만원조차 버겁다고 한다. 제일쇼핑센터 상인 K씨는 “(정부청사) 처음 떠나고 나서 비교하면 (유동인구가) 절반밖에 안 된다. 겨우 먹고 사는 수준들이다. 특히 과천은 주거 지역이라 유동인구가 많지 않다. 재경부, 청사 있을 때와 비교하면 씀씀이가 절반 정도밖에 안 된다”고 했다.

    제일쇼핑센터 바로 옆에 있는 ‘새서울 프라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 상가 1층은 쥬얼리와 잡화 매장이 있고, 2층에는 의류매장, 3층엔 공방과 문화센터가 입점해 있다. 1층 전면부는 공실이다. 2층 의류 매장도 빈 곳이 많다. 2층 중앙에 있는 7개 점포는 통으로 비었다. 매대는 있지만 점포정리를 하겠다는 매장도 보인다. 이곳 상인들은 과천 정부청사에 대형 공공기관이나 단체가 들어오지 않는 한 공실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한다. 새서울 프라자 상인 Y씨는 “여기 청사 나가고, 우리 엉망이다. 그냥 유지만 하고. (점포가) 이렇게 빈 적은 없었다. 재건축으로 4단지가 또 다 나갔다. 거의 포기 수준이다”고 했다.

    과천 원도심 상권에 있는 '새서울프라자' 상가 내부 비어 있는 구좌./ 유튜브 땅집고TV

    ■ 무늬만 정부청사, 고정수요 싹 빠진 과천 상권

    과천 지역 경제는 사실상 정부과천청사 공무원이 견인해 왔다. 6000여명의 공무원들이 이 지역 경제를 지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2012년부터 주요 부처가 정부세종청사로 이전하면서 상권 붕괴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정부과천청사가 이전하면서 도시공동화 현상은 물론 지역경제 침체가 이어진 것이다. 게다가 최근엔 과천주공 4단지 재건축으로 주민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면서 이곳 상권은 매출도 사람도 반으로 줄었다. 노희용 제일쇼핑센터 상인회장은 “2000년대까지만 해도 매장 코너 하나가 아파트값에 버금갈 정도였으니까 굉장히 호황인 시절이 있었다. 정부 청사에 어떤 대형 공공기관이라도 빨리 이전시켜서 활성화시키는 게 우선이 아닐까 건의를 많이 드리고 있다”고 했다.

    서울 지하철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 역세권 신축 구분 상가도 공실이 수두룩하다. / 유튜브 땅집고TV

    공실 문제는 신축 구분 상가도 마찬가지다. 길 건너 역세권 상가라고 홍보한 ‘힐스테이트 과천중앙’ 오피스텔 내 상가는 지난해 말 준공했지만 아직까지 비어 있는 점포가 대다수다. ‘임대 문의’가 붙은 공실이 줄지어 있다. 부동산, 음식점, 카페만 일부 입점해 있고 전반적으로 빈 점포로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과천 주변에는 이미 다른 주요 상권이 분포하고 있기 때문에 과천 상권이 당장 활성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영갑 한양사이버대학교 교수는 "경쟁력 있는 점포들이 신규개발지, 안양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원도심 상권 회복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과천시에는 지식정보타운을 비롯해 렛츠런파크, 서울대공원, 국립현대미술관 등 집객력이 있는 관광자원이 있긴 하지만 이 시설들은 모두 외곽에 포진해 있어 중심 상권으로 유인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서지영 땅집고 기자 sjy3811@chosun.com

    ※땅집고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상권 긴급점검' 영상을 바탕으로 재작성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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