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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미국 건설업계의 새로운 먹거리, 다름 아닌 전기자동차?

  • 함현일 美시비타스 애널리스트

    입력 : 2023.07.29 08:14 | 수정 : 2023.07.29 08:24

    [함현일의 미국&부동산] 러스트 벨트, 배터리 벨트로 바뀐다

    ‘러스트 벨트’(Rust Belt)는 미국에서 1870년대부터 100년간 제조업 호황기에 경제의 중심이었던 미국의 중서부와 북동부 지역의 공장 지대를 지칭하는 말이다. 러스트(Rust), 녹이란 뜻이다.

    1980년대 이후 중공업 산업이 쇠퇴하며 지역 자체에 녹이 슬어버렸다. 공장이 생산을 줄이거나 문을 닫으면서 사람들도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떠났다. 그래서 붙은 이름이 러스트 벨트. 최근 이 지역에 새로운 바람이 일고 있다. 전기자동차 세대교체가 불러온 배터리 공장 건설 붐이다. 이제 배터리 벨트다. 건설 업계도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다.

    2023년 3월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EV 트렌드 코리아 2023'이 열린 가운데 NANOINTECH 부스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전시하고 있다. /조선DB

    ■베터리 공장 투자, 조 단위 산업 넘쳐나

    한 미국 건설 관련 언론사의 홈페이지에 ‘EV battery plant’(EV 배터리 공장)를 검색하면 최근 기사가 쏟아진다. 투자 규모가 타이틀이다. 도요타가 21억 달러, 포드가 13억 달러, LG 에너지와 현대가 43억 달러, GM이 25억 달러. 모두 한국 돈으로 조 단위의 투자다. 터너(Turner) 등의 미국 대형 건설사가 일부 배터리 공장 건설 사업을 수주했다는 기사도 나온다. 지역은 미국의 남동부에 집중된다. 하지만 실제 지역은 그보다 더 넓다. 미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 테네시, 켄터키, 조지아. 이 지역이 배터리 벨트가 됐다.

    지난 10년 이상 미국 전기차 시장은 절대강자가 군림하던 시장이었다. 그 강자는 모두가 아는 테슬라다. 이 시장에 도요타, 포드, GM, 폭스바겐, 현대차 등 오랫동안 준비를 마친 기존 자동차 제조사들이 뛰어들었다. 이유는 자동차 산업의 미래가 전기차이기 때문이다. 콕스 오토모티브(Cox Automotive)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신규 자동차 판매의 7%가 전기차다. 수치로는 높지 않다.

    문제는 상승세다. 미국 에너지국과 클린테크니카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전기차 예상 판매량은 150만대다. 2022년 76만 대보다 2배가 높다. 2011년 1만 대와 비교하면, 150배나 늘었다. 기존 완성차 업체들이 생존을 위해 전기차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엔진 공장이 아닌 배터리 공장이다.

    ■미국 남동부와 중서부에 투자 집중

    피드몬트 리튬(Piedmont Lithum)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미국에 발표된 배터리 프로젝트의 규모는 650억 달러에 달한다. 회사들이 앞다퉈 미국에 배터리 공장 증설 계획을 세우는 이유는 미국 정부 정책에 따르기 위해서다. 소비자들이 7500달러의 전기차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자동차의 조립이 미국에서 이뤄져야 한다. 또 배터리를 위한 원자재와 부품이 미국에서 생산돼야 한다.

    현재 배터리의 중요 부품은 90% 이상이 중국에서 생산된다. 중국은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의 가장 큰 생산국이다. S&P 글로벌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시간당 685기가와트를 생산 중이다. 이에 반해 미국은 시간당 38기가와트를 생산하고 있다. S&P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미국이 중국에서 수입한 리튬이온 배터리는 16만 5000톤이었다. 그 뒤를 이은 나라가 1만1000톤을 미국에 수출한 한국이다. 미국 정부가 이런 중국에 의존한 공급망을 끊기 위해 배터리 관련 프로젝트에 수억 달러를 지원하고 있다.

    많은 전기 자동차 배터리 공장은 미국의 남동부와 중서부에 있다. 주에서 막대한 세제 혜택과 금융 인센티브를 약속했다. 특히 남동부 주들은 노동조합이 약해 고용 환경이 유연한 것도 가점을 받았다. 최근 주목을 끈 도시는 테네시주의 클락스빌(Clarksville). LG 화학이 리튬 배터리의 중요 원자재 중 하나인 양극재(Cathode)를 만드는 32억 달러 투자 규모의 공장을 건설키로 했다.

    클락스빌은 포드가 전기 자동차와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인 켄터키주 글렌데일과 테네시주의 스텐튼 중간에 있다. 앞으로 이 지역을 중심으로 배터리 건설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캐롤라이나 주들도 인기다. 도요타가 노스캐롤라이나 그린스보로에 배터리 공장을 짓기 위해 59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노스캐롤라이나 역사상 가장 큰 경제 개발 프로젝트다. 이에 인접한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도 레드우드 머테리얼스가 배터리 부품을 생산하는 35억 달러의 공장을 개발 중이다. 이 또한 주 역사상 가장 큰 공장 설비다.

    ■미국 건설산업, 전기차로 새 기회 펼쳐져

    이런 대규모 배터리 공장 투자가 성공하려면 충분한 기술직 일력을 공급해야 한다. 포드는 SK와 합작으로 켄터키의 1500에이커(ac, 600만㎡) 부지에 58억 달러 투자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포드에 따르면 이 공장은 미국에서 가장 큰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 공장이 될 것이다. 포드는 이 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통해 2026년 말까지 연간 200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한다는 원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원대한 계획의 성공을 위해서는 기술직 일력 공급이 필수다. 하지만 인구가 많지 않은 지역 특성상 쉽지 않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포드는 5000명의 일력을 교육할 수 있는 4만 2000제곱피트(ft2)
    규모의 기술 훈련 센터를 건설 중이다.

    현재 미국의 건설 산업은 우울하다. 이자 상승, 원자재 상승 등으로 주택 건설 및 오피스와 호텔을 포함한 상업 시설 건설 감소 등을 겪고 있다. 하지만 생각지 못한 새로운 기회가 전기차를 통해 펼쳐지고 있다. 배터리와 관련 부품 공장이 건설사들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글=함현일 美시비타스 애널리스트, 정리=김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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