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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가 제일 적다?…'9년째 건설 시공능력 1위' 삼성물산의 비밀 [건설사 기상도]

    입력 : 2023.07.28 07:16 | 수정 : 2023.07.31 07:40

    [건설사 기상도] 삼성물산①
    지난 3년간 분양한 래미안 단지는 단 3곳

    [땅집고] 삼성물산 아파트 브랜드 '래미안' 로고. /그래픽=이해석 기자

    [땅집고] 올해 상반기 부동산 시장을 뜨겁게 달군 키워드는 단연 ‘부실시공’과 ‘하자’다. 유명 건설사가 시공한 아파트 주차장이 붕괴하고, 천장으로 물이 쏟아지는 등 부실시공 정황과 하자가 발견돼 소비자들에게 충격을 준 것. 이런 가운데 논란을 피해 간 건설사가 있다. 바로 삼성물산이다.

    삼성물산은 2022년까지 9년째 시공능력평가 1위를 차지할 만큼 아파트를 잘 짓는 것으로 유명하다. 건설사 스스로 래미안에 대해 가지는 자부심도 대단하다. 타 건설사들이 일반 아파트보다 급이 높은 ‘하이엔드’ 브랜드를 내세울 때 삼성물산은 래미안 단일 브랜드만 고집한다. 래미안 그 자체로 하이엔드 브랜드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단순히 삼성물산이 래미안을 잘 지었다는 이유만으로 하자가 적었다고 할 수 있을까. 통계상 아파트를 많이 지은 건설사일수록 하자 건수가 많이 발견되는데, 최근 3년(2020년~2022년)간 삼성물산이 래미안 이름을 달고 분양한 아파트 단지는 단 ‘3곳’에 불과하다. 최근 국내 수주에 소극적으로 임하면서 분양 자체를 많이 하지 않았기 때문에 하자가 발견될 만한 절대적 물량 자체가 적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위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실제 삼성물산이 시공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하자분쟁 건수는 70건에 불과하다. 작년 시공능력 순위 10위권 건설사 중에서는 전체 9위다. 1위를 차지한 GS건설에 접수된 하자분쟁 건수는 573건에 달한다.

    공급 물량은 전체 꼴찌다. 2020년을 기준으로 시공능력 순위 10위권 건설사 중에 공급 물량 10위를 기록했다. 대우건설이 3만3148가구, GS건설이 2만5238가구, 현대건설이 2만3095가구를 분양했지만, 삼성물산은 5518가구를 분양한 것에 그쳤다. 그중에서도 컨소시엄을 제외하고 래미안 단독 이름을 달고 나온 단지는 동대문구 용두동 ‘래미안 엘리니티’, 총 1048가구에 불과하다.

    이후 2021년에는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2990가구와 부산 동래구 온천동 래미안 포레스티지 4043가구를 포함한 총 2단지 7033가구를 분양하면서 물량을 소폭 늘렸지만, 2022년에는 아예 분양에 나서지 않았다.

    SK에코플랜트가 부실시공과 하자 논란을 피해 간 것도 같은 맥락이다. SK에코플랜트는 삼성물산만큼이나 아파트를 적게 지은 건설사다. 최근 3년간 SK에코플랜트가 전국에 분양한 단지는 총 6곳으로 2020년 0곳, 2021년 1곳, 2022년 5곳뿐이다. SK에코플랜트는 기존 SK건설에서 건설을 떼고 사명을 변경하는 등 국내 주택 사업 수주 대신 폐배터리 재활용, 그린수소 등 신사업 중심으로 사업 노선을 바꿔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삼성물산이 9년째 시공능력평가 1위를 차지한 배경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삼성물산이 수주한 먹거리 상당수가 그룹 내 발주분이기 때문이다.

    [땅집고] 국토부가 발표하는 시공능력평가는 ▲경영평가액 ▲실적평가액 ▲기술평가액 ▲신인도평가액 총 4가지를 기준으로 평가액을 산정해 발표한다./그래픽= 임금진 기자

    삼성물산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사업보고서를 보면 매출이 발생하는 사업은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등 삼성그룹 내에서 발주한 사업과 해외플랜트 사업이 대부분이다. 현행 시공능력평가가 자본금 등 사업체 규모와 경영 능력에 초점을 두고 있어 시공 능력보다는 경영이 안정적이고 자본금이 많은 삼성물산이 평가에서 유리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삼성물산 일감이 계열사 사업 수주에 집중되다 보니 그간 증권가에서는 기존 사업 외에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새로운 성장동력이 보이지 않고, 태양광, 수소, 신도시 사업 관련해 의미 있는 수주가 드물다는 것이다.

    올해 삼성물산의 행보는 이런 평가가 반영된 모습이다. 친환경 에너지, 스마트시티, 홈 플랫폼 등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사업다각화에 나섰다. 신사업을 통해 고수익 사업구조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다.

    주택 사업 수주에도 적극적인 태세를 보이고 있다. 한동안 국내 주택 사업 수주에 소홀해 철수설까지 돌았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최근 송파구 가락동 ‘가락쌍용2차’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하는 등 국내 우량 입지의 재건축·리모델링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삼성물산이 미국과 호주에서 진행하는 태양광 사업으로 이익을 내고 있고 호주 그린수소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최근 체질 개선이 이뤄진 상태에서 경쟁 브랜드에 문제가 생기면서 보수적으로 경영해 온 주택 사업에서도 유리한 상황에 놓였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평소 삼성물산은 수주전이나 리모델링 사업은 꺼리는 편인데 가락쌍용2차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했다는 건 이례적”이라면서 “2021년 부임한 오세철 사장이 유일한 삼성건설 기술직 출신으로 주택 사업에 애정이 큰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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