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7.25 11:42 | 수정 : 2023.07.31 11:17
[땅집고] 스테이 시설을 짓기 위해 지방 저렴한 부지를 물색하던 A씨. 경북 경주시 세계문화유산 석굴암이 반경 2km 이내 거리에 사방이 산과 논으로 둘러싸인 대형 부지를 눈여겨봤다. 최근 경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고급스러운 숙박시설 수요도 늘어나는 것을 고려해 3개 동으로 구성된 고급 풀빌라를 짓기로 했다. 빌라 위층에는 커피숍을 운영해 스테이 시설을 홍보하고, 고객을 유입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A씨는 평당 40만원에 부지를 사들였는데, 인허가를 받자마자 땅값이 평당 60만원으로 치솟았다. 공사를 다 끝내기도 전에 시공 비용을 회수할 수 있게 됐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여행 수요가 증가하면서 도심 빈 건물이나 지방 유휴 부지 등에 짓는 이른바 스테이(stay) 개발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스테이란 호스텔·모텔·풀빌라·펜션 등 다양한 중소규모 숙박시설을 통칭한다. 숙박시설 개발 전문가 이승훈 야놀자클라우드코리아 SBD 실장은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스테이 시설에서 충분히 휴식하고, 다양한 경험을 얻어가려는 여행객이 증가했다”며 “수요는 늘어났는데, 고객 마음에 쏙 드는 숙박시설이 드문 편이어서 스테이 시설을 만드는 전략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했다.
이 실장은 부산·경남에서 젊은 층에게 입소문 난 부티크 호텔 브랜드 더블유디자인호텔(WNH)을 운영하다 2018년 모텔·호텔 등 숙박 업소 예약 시스템을 갖춘 여가 전문 플랫폼 야놀자에 합류했다. ‘하운드’, ‘브라운도트’, ‘넘버25’ 등 각기 다른 콘셉트의 호텔 브랜드 제작을 주도했다. 경관 조망이 가능한 욕실, 루프톱 바 등 참신한 디자인 노하우를 적용해 주목받았다.
이 실장은 땅집고가 오는 8월9일부터 진행하는 ‘스테이&숙박 콘텐츠 유치와 개발, 경영의 모든 것 2기 강연’에서 ‘저수익 숙박시설의 수익성 업그레이드 전략’을 강의한다. 그에게 중소규모 스테이 시설 운영 전략에 대해 물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스테이 시설 얼마나 타격받았나.
“외국인 관광객이 많았던 대형호텔과 규모가 있는 시설 위주로 폐업했다. 그런데, 중소규모 스테이 시설은 양극화가 벌어졌다. 이 시기 사람들이 집합시설에 가지 못해 넓은 스테이 공간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경험을 얻어가고자 하는 트렌드가 생겼다. 이른바 ‘호캉스’(호텔 바캉스), 어딘가에서 ‘한 달 살기’ 등이 유행했다. 이러한 콘셉트를 잘 갖춰놓은 중소형 스테이 시설은 예약 경쟁이 치열했고, 그렇지 못한 시설은 망했다.
-앞으로 중소규모 스테이 시장에서 우위를 가지려면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둬야 하나.
“고객의 눈높이가 달라졌다. 예전에는 객실을 최대한 많이 만들어 회전율만 높이면 성공했다. 하지만 이젠 내부 콘텐츠 개발이 필수가 됐다. 숙박시설의 ‘숙박’ 기능 하나만 따졌다면, 요즘은 스파, 스크린 골프, 영화관람, 게임, 파티, 캠핑 등 하나의 작은 리조트처럼 체험형 콘텐츠가 있는 호텔이 인기다. 객실당 공간이 커야 하고 침실과 욕실 외 플레이 공간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 요즘은 고객이 스마트폰 앱으로 이런저런 여건을 비교해 보고 예약하기 때문에 외진 곳이어도 고객이 원하는 것을 잘 갖춰놓은 곳이면 장사가 잘된다.”
-스테이 시설 디자인을 꾸밀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사업주가 호텔을 고급화한다면서 대리석이나 금속 등 값비싼 수입 자재를 들여와 쓸데없이 건축비만 낭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요즘은 특별한 경치가 없이 논밭만 보여도 SNS 등에 사진으로 올리기 좋게 꾸미면 고객들이 찾아온다. 여행객이 원하는 트렌드를 잘 반영해 꾸며야 한다. 또 숙박업 동선과 레이아웃에 맞는 디자인 구조, 자재 등을 잘 아는 인테리어 업체와 건축가가 인허가를 받는 초기부터 작업을 시작하도록 해야 한다. 숙박업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건축 업체가 건축을 먼저하고, 추후 인테리어를 하면 나중에 구조나 설비를 다시 공사해야 해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스테이 시설을 유치하려는 건물주·사업주에게 수익 개선을 위한 조언을 한다면.
“코로나가 끝나기 전까지 주택 시장이 활황이었다. 이로 인해 숙박시설을 오피스텔 등 주거 시설로 용도 전환한 사례도 많아 수도권 숙박시설 15%는 사라졌다. 어찌 보면 중소규모 스테이를 운영하려는 사업주에게는 굉장한 기회가 온 것이다. 최근 평택 등 산업단지가 밀집한 수도권 외곽 지역은 숙박시설이 부족해 해당 지역 모텔·호텔 수익이 크게 높아졌다. 다만 공사비와 금리 상승, 그리고 인건비·관리비가 모두 올라 오픈 후 수익률을 맞추기는 쉽지 않은 환경이다. 모텔의 경우는 대실 수요가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2030 세대를 중심으로 1인 가구가 증가하고 데이트 문화도 바뀐 영향이다. 대실 상품을 운영할 때 드는 인건비와 관리비가 1박 객실 단가와 근접해졌다. 성수기와 비수기 객단가 관리, 무인 시스템 적용 등 시공부터 운영·관리까지 세심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부동산 개발과 수익 측면에서, 스테이 시설의 성장과 지속 가능성은.
“K 콘텐츠를 접목한 패키지여행 상품과 AI 기술 기반 맞춤형 여행 상품을 통해 우리나라도 관광 대국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특색있는 숙박시설은 개수는 줄어든 반면, 수요는 점차 증가하고 있다. 차별화된 콘텐츠가 갖춰진 스테이 시설을 통해 수익형 부동산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펼쳐질 것이라고 본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 '스테이&숙박 콘텐츠 유치와 개발, 경영의 모든 것' 2기 모집>
땅집고가 오는 8월9일 ‘스테이&숙박 콘텐츠 유치와 개발, 경영의 모든 것’ 2기 과정을 개설한다. 유휴 토지에 호텔·모텔·펜션 등을 짓거나 유치해 자산 가치와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알려준다. 스테이란 프라이빗한 휴식을 강조하는 숙박시설이다.
강의는 이론 교육 5회와 현장 스터디 1회로 진행한다. 스테이 업계 최고 전문가들이 강사로 나선다. 심영규 글로우서울 이사는 숙박업 최신 트렌드를 소개하며. 10곳이 넘는 신라스테이 출점을 총괄했던 김태연 피치매니지먼트 대표는 비즈니스 호텔 기획과 운영 노하우를 알려준다. 이승훈 야놀자F&G 대표는 저수익 숙박시설의 수익성 상승 전략, 이성범 포머티브건축사무소 소장은 스테이 디자인과 공간 활용법을 각각 제시한다. 수강료는 180만원, 땅집고M 홈페이지(zipgobiz.com ▶바로가기)에서 신청하면 된다. (02)6949-6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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