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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워두는 게 더 이익" 텅 빈 서울숲더샵 단지 상가…엔터식스의 굴욕

    입력 : 2023.07.22 07:56

    [땅집고] 엔터식스 한양대점 공실로 남아 있는 내부 모습./유튜브 땅집고TV

    [땅집고] “포스코한테 상업시설 매각통보를 받아서 남은 계약기간 동안 새로운 투자를 할 수가 없는 상황인 거죠.” (엔터식스 관계자 A씨)

    도심 속 불 꺼진 텅 빈 상가. 과거 입점한 점포가 100여개에 달했던 이 상가는 현재 5개의 점포만 남아 있다. 이 상가는 서울 성동구 행당동에 있는 엔터식스 파크에비뉴 한양대점이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 외식 산업, 오프라인 쇼핑몰이 무너진 2020년, 이곳 상인 대다수가 점포를 떠났다. 남아있는 일부 점포마저 엔터식스의 리뉴얼 결정에 따라 자리를 비우게 됐다.

    [땅집고] 리뉴얼 공사중이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는 불꺼진 상가 내부 모습./ 유튜브 땅집고TV

    엔터식스 한양대점 공실로 둔 2021년, 코로나 여파와 함께 본사 매출액 20% 줄고, 영업손실 80% 달해

    엔터식스 파크에비뉴 한양대점은 2014년 준공한 서울숲더샵 단지 내 복합 쇼핑몰이다. 지하 2층부터 지상 4층까지 총 6개 층으로 구성돼 있다. 2014년 이 상가가 처음 들어설 때만 해도 아웃도어, 스포츠 등 패션 브랜드부터 전국 각지의 유명 맛집까지 총 100여 개 브랜드가 입점했다. 하지만 현재 지하1층에 노브랜드 마트와 이마트24 편의점, 지상1층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 등의 점포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리뉴얼을 한다던 상가가 3년째 공실로 남은 이유가 뭘까. 엔터식스 파크에비뉴 한양대점(이하 엔터식스 한양대점)이 있는 서울숲더샵 아파트는 포스코건설이 시공했다. 이 단지 내 상가인 엔터식스 한양대점의 임대인은 포스코건설이다. 포스코건설이 2014년 상가 준공 이후 엔터식스 한양대점과 임대차계약을 맺었고 엔터식스가 임대한 상가 점포를 일반 자영업자들과 전전세 계약을 맺고 상가를 운영해 왔다. 전전세는 전세권 설정 등기를 한 기존의 세입자가 해당 주택이나 상가 등을 제 3자에게 전세 또는 월세로 임대하는 것을 말한다.

    현장에서 만난 단지 입주민들은 엔터식스 한양대점이 “코로나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장사가 잘되는 곳들이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외식 문화 중심의 F&B테마로 구성된 엔터식스 한양대점은 코로나 이후 매출 감소 폭이 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엔터식스의 2021년 매출액은 435억이다. 2020년 565억원보다 130억원 가까이 감소했다. 2021년 한 해 동안 영업손실은 76억원으로 전년 대비(2020년 42억원) 30억원 이상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20% 넘게 줄었고, 영업손실은 전년 대비 80% 이상 증가한 셈이다.

    공실 원인 ‘포스코 건설 탓’이라던 엔터식스, 3년째 ‘리뉴얼 공사중’ 허울만

    [땅집고] 과거 F&B테마로 조성된 엔터식스 한양대점 내부가 공실로 남아 있다./유튜브 땅집고TV

    엔터식스 관계자는 “엔터식스 한양대점은 외식문화와 맛집이 각광받던 시점에 F&B와 휴식을 테마로 조성됐다”며 “코로나 사태 이후 엔터식스 한양대점에 입점해 있는 브랜드들을 유지하기 위해 임대료, 관리비를 감면해 주는 등 많은 혜택을 지원했다”고 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자영업 경기가 더 악화하면서 대형 프랜차이즈 F&B브랜드들이 철수하기 시작했고 소규모 영세사업자들도 순차적으로 자리를 비웠다는 것이다.

    이후 엔터식스 한양대점은 새로운 컨셉의 쇼핑몰로 전환하기 위해 리뉴얼을 결정했고, 남은 상인들조차 내보냈다. 엔터식스 관계자는 리뉴얼을 하지 않고 상가를 공실로 남겨둔 이유로 “상가 임대인인 포스코로부터 2021년 상업시설 매각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2024년까지 포스코와의 계약 기간으로, 1년 남짓 남아 있는 기간 동안 무리하게 투자할 수가 없다는 판단에 공실로 남겨두게 됐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포스코 건설은 “애초에 상업시설 매각 통보를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결국 리뉴얼을 포기하고 공실로 가득한 깡통 상가로 남겨둔 점은 새로운 투자를 무리하게 진행하기 어렵다는 엔터식스의 자의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엔터식스가 ‘엔터식스 한양대점’ 리뉴얼을 하지 못하고 공실로 남은 1년을 남겨 두면서 얻는 손해도 크다. 엔터식스는 계약기간까지 매달 포스코에 이 상가에 남아있는 일부 점포에 대한 임대료와 빈 점포의 상가 관리비를 내야 한다. 엔터식스 관계자는 “해당 상가에 남아 있는 노브랜드 마트와 투썸플레이스 카페는 입주민들의 최소한의 편의시설을 남겨두기 위해 운영 중이며 기존 임대료의 80%를 삭감한 금액을 받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전전세) 임차인들에게 받는 돈보다 임대인 포스코에 내는 돈이 더 많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엔터식스는 엔터식스 한양대점을 비롯해 왕십리역점, 천호점, 안양점 등 전국에 7곳이 있다. 엔터식스 관계자는 “(엔터식스) 한양대점의 손실을 다른 지점을 통해 메우고 있다”며 “현재 상황에서 임대료나 관리비는 매장에서 영업이 이루어질 때 나가는 금액보다 공실로 두고 관리비를 내는 편이 오히려 손실이 더 낮은 수준이다”고 했다. /서지영 땅집고 기자 sjy381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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