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7.21 11:29 | 수정 : 2023.07.21 17:44
[땅집고] 최근 수도권에 대규모 전력 공급에 차질이 발생해 건설 공사를 시작하지 못하는 현장이 늘어나고 있다. 지방 오지나 후진국 등에서나 나타나는 전력 공급 부족 사태가 수도권 핵심지에 벌어져 눈길을 끈다.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수도권의 한 지식산업센터에 건물을 짓는 A 시행사는 개발을 위한 건축 허가 접수 후 한국전력공사에 전기 공급을 신청했지만, 준공 시기 공급이 곤란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A업체는 전기 사용 신청 용량을 최대한 줄여 재접수했지만 전기를 제때 공급받기 어려울 전망이다.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수도권의 한 지식산업센터에 건물을 짓는 A 시행사는 개발을 위한 건축 허가 접수 후 한국전력공사에 전기 공급을 신청했지만, 준공 시기 공급이 곤란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A업체는 전기 사용 신청 용량을 최대한 줄여 재접수했지만 전기를 제때 공급받기 어려울 전망이다.
A업체 관계자는 “전력 부족에 따른 인허가 지연으로 분양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 고양시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한국전력공사는 최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3전시장과 CJ라이브시티에 공문을 보내 이곳에 들어설 호텔과 쇼핑몰에 ‘전력 공급 유예’를 통보했다. 초대형 K팝 전문 공연장(아레나)과 상업·숙박·업무·관광시설 등을 짓는 대규모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던 CJ 측은 갑작스러운 전력 공급 중단 소식에 공사를 일단 중지시킨 상황이다.
■수도권 데이터 센터 폭증에 전기부족 가속화
CJ라이브시티 관계자는 “경기도와 협약을 맺고 추진하는 사업인데, 국가에서 전력 공급을 해줄 수 없다고 하니 투자 유치에 어려움이 가중됐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은 최근 수도권 내 데이터센터들의 전기사용 신청이 폭증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국내 데이터 센터 입지의 60%, 전력수요의 70%가 수도권에 몰려있다. 중부권, 호남권, 영남권 등은 전력자급률이 100%를 넘는 반면, 경기도 전력자급률은 58%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IT업계는 2029년까지 국내 732개 데이터센터를 추가로 지을 계획인데, 이 중 82% 수준인 601곳이 수도권 입지를 희망하고 있다.
이미 수많은 데이터센터들이 한전에 전력사용신청을 선점해 버렸다. 한국전력이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한전의 ‘전기사용예정통지에 따른 전력공급방안’에서 올해(1~5월) 서울특별시와 인천광역시 및 경기도의 전기사용예정통지 신청은 총 551건으로 나타났다. 이 중 64.9% 수준인 358건이 데이터센터 용도로 활용하기 위해 전력공급을 신청했다.
■전기 알박기도 유행
업계에선 개발업자들의 ‘전기 알박기’ 행태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개발업계에서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한 전기 사용을 신청해 공급을 확정받은 뒤 ‘전기 프리미엄’을 얹어 사업권을 넘기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데이터센터 주변 지역 민간 개발 사업자들이 공급받을 전기가 부족해지는 상황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전이 애초에 전기 공급 및 할당에 대한 체계적 계획을 세우지 않은 점도 문제점으로 거론된다.
한전 측은 “사업자가 바뀌더라도 예정 시기에 해당 사업장에 전기 공급을 하는 것은 변함이 없어 이를 사전에 파악하거나 대응할 현실적인 방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력은 장기적인 수급 계획이 필요해 갑자기 변경할 수 없기 때문에 정부의 대응이 이미 늦은 측면이 있다”며 “대형 산업단지나 데이터센터가 집중한 경기권 지역에 이 같은 일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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