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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씨 일가와 다를 것 없어" 원희룡, '벌떼입찰' 호반건설 맹비난

    입력 : 2023.07.19 11:44

    [땅집고] /국토교통부 유튜브 화면 캡처

    [땅집고] “호반건설이 급속도로 성장한 비결은 불공정 거래입니다. 아들 둘에 벌떼입찰 참여하게 해 일감을 몰아줬습니다.”(원희룡 국토부장관)

    원희룡 국토부장관이 최근 국토교통부 공식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했던 발언이 화제가 되고 있다. 업계에서 화제가 된 것은 원 장관이 공공택지 벌떼입찰을 통해 기업 규모를 키운 사례를 비판하면서 호반건설을 예시로 들었기 때문이다. 원 장관은 ‘부패하고 양심에 털이 난 기업 오너들 상속 잔치’,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서 세습을 하면 이것은 북한의 김씨 일가의 세습과 무슨 차이’ ‘국가를 상대로 속이고 국민을 상대로 거대한 사기극’ 등 자극적 언어로 비판했다.

    특정 업체를 거명해 비판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잘못된 제도를 개혁하려는 장관의 의지가 엿보인다는 반응도 나온다. 원 장관의 격앙된 발언은 ‘건폭 척결’을 내걸고 건설 노조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노력이 야당으로부터 ‘반노조’라는 비판을 받는 것을 의식했다는 해석이다.

    원 장관은 “장관으로서 건설계에 있는 수많은 병폐들을 노사를 가리지 않고 정상화해 나가고 있는 중”이라며 “건설노조뿐만 아니라 건설사들의 불법행위 또한 예외 없이 적발을 하고 고쳐 나가고 있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사실상 호반건설과 전쟁을 선포하는 것”, “장관 발언에서 특정 업체에 대한 살의가 느껴진다”는 등 부정적 반응도 나온다. 원 장관이 벌떼입찰을 방치한 국토부는 모른 채하고 남의 탓만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언론과 건설업계가 수도 없이 벌떼 입찰의 폐해를 지적했지만, 국토부가 사실상 제도를 방치했다”, “벌떼 입찰이 장기간 유지된 것은 국토부내 벌떼 입찰 이권카르텔이 있었기 때문 아닌가”

    문제가 된 벌떼입찰이란 건설사가 공공택지 낙찰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페이퍼컴퍼니와 같은 계열사를 동원해 편법입찰을 하는 행위를 뜻한다. 벌떼입찰로 일감을 따낸 기업 대표가 자녀회사에 일감을 몰아줘 불공정 경쟁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국토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벌떼 입찰 근절대책’에 따르면 LH로부터 공공택지를 낙찰받은 101개 회사 중 81개가 벌떼입찰 정황이 있었다. 실제 호반건설은 지난달 벌떼 입찰 혐의로 과징금 608억원을 부과받았다. 호반건설은 김상열 회장의 장남과 차남이 최대 주주인 ‘자회사’에 벌떼 입찰로 낙찰받은 사업을 몰아주면서 1조3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기 때문이다.

    호반건설은 자녀 회사에 입찰 신청 예약금 1조5000억원을 414회 걸쳐 무상으로 빌려줬다. 입찰에 참여하려면 입찰 신청금이 있어야 하는데 자녀들이 만든 신생회사 자본금이 없기 때문이다. 호반건설이 벌떼 입찰을 통해 당첨된 택지(23개소)는 공급가 그대로 자녀 회사에 전매해 자회사 규모가 커졌고 자회사는 건설업 면허를 취득할 수 있었다.

    이렇게 호반건설은 자녀 회사의 불공정 경쟁으로 시공능력 26억짜리 회사가 4년 만에 1조1500억 규모로 성장했으며 건설사 순위도 33위로 올랐다.

    원 장관은 유튜브에서 호반건설뿐 아니라 금강주택 또한 펜테리움 개발, 펜테리움 건설 등으로 벌떼 입찰했다고 지목했다. 원 장관은 유튜브에서 “문제가 된 기업들은 앞으로 공공분양 사업에 아예 들어올 수 없도록 엄벌에 처할 것”이라며 “공급 택지를 전부 환수하고 해당 업체들은 페이퍼 컴퍼니들 전부 정리될 때까지 영업정지, 과징금 처벌, 청약 경쟁에서 분리할 것”이라고 했다. 원 장관은 “‘1사 1필지 제도’를 도입해 앞으로는 공공택지 분양시 모기업과 자회사를 합쳐 1표만 행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유튜브 영상 발언>
    안녕하세요. 국토교통부 장관 원희룡입니다

    제가 며칠 전에 sns를 통해서 벌떼 입찰 관련 내용을 이야기 드린 바가 있습니다. 한편에서는 제가 건설 노조를 때리는 반노동 정치인이다 뭐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다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고 저를 프레임 속에 몰아넣으려는 부당한 비난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저는 국토교통부 장관으로서 이 건설계에 있는 수많은 병폐들을 노사를 가리지 않고 정상화해 나가고 있는 중이고요. 정부의 국토교통부 장관으로서 노조나 회사 어느 한 편만 들어줄 이유가 전혀 없는 사람입니다. 때문에 건설노조뿐만 아니라 건설사들의 불법행위 또한 예외 없이 적발을 하고 고쳐 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오늘은 그중에 하나인 벌떼 입찰에 대해서 소상히 국민 여러분께 알려드리고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를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벌떼 입찰이라고 하는 것은요 우리가 공공택지를 분양하게 되면 건설사들이 입찰을 하고 추첨을 통해서 분양을 받게 됩니다. 쉽게 말해서 제비뽑기로 땅을 분양받는 건데요. 이게 공정하려고 하면 건설사들이 한 표씩 넣고 추첨을 통해서 뽑아야 되겠죠. 그런데 일부 건설사들이 한 표가 아닌 편법을 통해서 10개, 20개 이런 식으로 자기들의 추천표를 집어넣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회사 하나당 제비를 하나씩만 넣으라고 했는데 회사를 쪼개서 수십 개씩 표를 넣은 것이죠.

    그래서 이것을 벌떼 입찰이라고 이름을 붙었다. 건설사들이 계열사를 만들어서 입찰하는 것은 물론이고 심한 경우에는 업무 경력도 없고 또 실제 공사 능력도 전혀 없는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서 제비를 수십 건씩 쏟아붓는 벌떼 입찰을 통해서 땅을 분양받은 일부 기업 오너들이 재산 세습의 방식으로까지 악용을 하고 있습니다.

    이 벌떼 입찰를 통해서 페이퍼컴퍼니들이 능력이 없는 상태로 택지를 분양받게 되면 어떻게 되느냐. 택지개발을 다른 회사에 넘기게 되겠죠. 이것을 어디서 넘겨받을까요? 바로 벌떼 입찰에 모체인 그 큰 기업들의 오너 재벌이죠. 이 사람들의 자녀가 굉장히 적은 자본으로 설립한 계열사에 일감 몰아주기로 계열사에 몸집을 키울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룹에 있는 주요 회사와의 합병을 통해서 경영권과 재산 승계를 완벽하게 하는 일종의 편법 내지 탈세를 통한 세습의 기술이 생긴 것이다.

    이 건설업자들이 자식들에게 재산을 물려주기 위해서 다른 건설사들의 일감을 편법적으로 빼앗고 이것을 또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서 세습을 하면 이것은 북한의 김씨 일가의 세습과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제가 벌떼 입찰에 대해서 2022년부터 가만두지 않겠다고 공언을 하고 전수조사 검찰 고발까지 전부 한 상태인데 지금도 눈을 뜨고 볼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동안 공공택지 낙찰을 받은 업체들 전부 101군데 회사 전수조사를 했습니다. 그 중에 81군데가 벌떼 입찰 정황이 있었고요. 그 중 10개 기업에 대해서 22년 상반기에 수사 의뢰를 하고 위법행위가 확인된 19개 회사에 대해서 지자체에 처분 요청을 하고 13개 회사에 대해서 경찰 수사 의뢰를 했습니다. 또 저희 국토부가 직접 현장을 나가봤더니 이런 페이퍼컴퍼니들은 사무실도 없고 심지어는 일하는 직원이 5명도 안 돼서 벌떼 입찰을 지시한 모기업에서 직원들이 나와서 업무를 봐주고 있었습니다. 또 주소지를 찾아가보면 어떤 데는 그냥 창고입니다.

    이런 회사가 공공택지를 낙찰받았다는 것은 불법이고 국가를 상대로 속이고 국민을 상대로 거대한 사기극을 벌이는 것입니다. 이번에 수사 의뢰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이미 낙찰받은 택지는 전부 회수할 예정이고요. 문제가 된 기업들은 앞으로 공공분양 사업에 아예 들어올 수도 없도록 엄벌에 처할 계획입니다

    아쉬운 점은 이번 전수조사 이전에 벌떼 입찰로 이미 수사를 받고 있는 기업들은 공소시효가 지났거나 처벌 자체가 너무 법이 가볍게만 돼 있다는 점입니다.

    이번에 벌떼 입찰 혐의로 과징금을 부과받은 호반건설의 경우에는 두 아들이 운영하는 회사에 벌떼 입찰로 낙찰받은 사업을 몰아줘서 1조 3000억 이상의 수익을 올렸는데요. 과징금은 고작 608억원 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제가 공정거래위원장한테 왜 이렇게 608억 원밖에 안 나오냐라고 물어봤더니 수익에 대한 과징금이 아니라 정부에서 지원받은 것을 환산한 것에 대해서 과징금을 매기도록 현재 제도적인 허점이 있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러면서 공정거래위원장도 큰 문제의식을 느끼고 앞으로 제도 개선을 해야 된다는 그런 약속을 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재발 방지 대책은 강력하게 나올 것을 기대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벌어진 벌떼 입찰에 대한 과징금이고요. 저희 지금 국토부가 주목하고 있는 2019년부터 2021년 사이에 벌어진 벌떼 입찰에 대해서는 지금 수사 의뢰를 했고 결코 과징금으로 끝내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 여러분이나 언론도 관심을 좀 더 가져주시면 좋겠습니다. 국민들의 지지와 강력한 관심이 없다면 벌떼 입찰 근절도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서울신문에서 호반 건설에 벌떼 입찰 그리고 기업승계에 대한 특별 취재를 해서 2019년부터 호반건설 대해부 시리즈 특집 보도를 한 적이 있는데요. 지금은 그 기사를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기사가 전부 삭제됐죠. 알고 보니까 2021년에 호반건설에서 서울신문을 인수를 했더라고요. 인수를 하고 나서 기사까지 다 삭제를 해버린 겁니다. 호반건설은 오래전부터 광주방송을 소유한 적이 있었는데요. 전자신문도 인수를 했고 최근에는 뭐 여러가지 대한항공 지분이라든지 아니면 YTN 같은 이런 공중파 방송에 대해서도 인수하려는 이런 시도들을 끊임없이 하고 있습니다. 건설사들이 왜 갑자기 언론에 이렇게 관심이 많아졌을까요. 국민 여러분께서도 충분히 짐작이 가시리라 생각을 합니다

    호반 건설이 기업 승계를 위해서 벌인 일은 이 뿐만이 아닙니다. 입찰을 위해서는 입찰 신청금이 있어야 하는데요. 자녀들이 만든 신생회사는 자본금이 없으니까 신청 예약금을 무려 414회나 무상으로 빌려줬습니다. 다른 우리 중소기업들은 은행이자 물어가면서 어렵게 돈을 마련하는데이자 한 푼 없이 414회에 걸쳐서 1조 5000억이라는 큰 돈을 빌렸다는 거죠. 이게 과연 공정한 경쟁일까요.

    거기다가 벌떼 입찰을 통해서 당첨된 택지 23개소를 자녀회사를 포함한 회사에 전매를 했는데요. 상식적으로 당첨돼서 전매를 할 거면 가격을 올려서 판매를 하는게 당연하겠죠. 왜냐하면 최소한 거기 들어간 행정비용도 있잖아요. 근데 공급 가격 그대로 자녀회사에 일감으로 던져줬습니다. 이렇게 자녀회사 규모를 늘린 덕분에 이 회사가 건설업 면허를 취득하게 됐는데요. 호반건설은 자기가 공사 중이던 공동주택공사를 중단하고 그 주택 사업권을 자녀회사로 이관을 해주기까지 했습니다. 눈물 나는 자녀 사랑인데요.

    이렇게 자녀 회사들이 불공정한 경쟁으로 성장한 결과 시공 능력 26억원짜리 회사가 4년만에 1조 1500억 건설사 순위 33위까지 올라갔고요. 또한 회사는 2조 1600억 건설사 시공능력 순위 13위까지 올라갔습니다. 어떤 국민이 이것을 공정한 경쟁이라고 생각하겠습니까.

    다른 건설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금강은 펜테리움 개발 펜테리움 건설 이런 이름으로 벌떼 입찰을 했는데 이 회사들은 사무실도 기준 미달이고 건설 입찰을 위해서 필요한 기술인도 기준 미달인 페이퍼 컴퍼니였습니다. 공공택지 분양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다른 중견 건설사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전부 수사 의뢰하고 택지 회수하겠습니다.

    국토부는 이런 불공정 행위를 절대 그냥 넘기지 않겠습니다. 공급 택지는 전부 환수하고 해당 업체들은 페이퍼컴퍼니들 전부 정리될 때까지 영업정지 과징금 처벌 청약경쟁에서의 분리 등 정책적 수단을 다 쓸 겁니다. 앞으로는 택지를 공급하는 방법도 단순 제비뽑기가 아니라 1사 1 필지 제도를 도입해서 아무리 많은 페이퍼 컴퍼니를 동원하더라도 당첨되는 일 없도록 할 것이다. 앞으로 벌떼는 건설 현장이 아니라 양봉장에서만 볼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되어야 하겠다.

    지금 저 원희룡과 국토교통부 직원들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시장 사우디 인도네시아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등등까지 원팀코리아를 통해서 전 세계를 타겟으로 한 수주전의 앞장서서 뛰고 있습니다. 지난 정부에서 부진했던 건설 수주를 올리고요. 국내 그건설업 부흥을 통해서 빠른 경기 회복과 국가 경쟁력의 향상을 위해서 수많은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범국가적인 노력들이 일부 부패하고 양심에 털이 난 기업 오너들 상속 잔치로 끝나게 된다면 국익과는 아무런 소용이 없는 헛수고가 되겠죠.

    그래서 저희는 주말도 없이 국내 해외를 가리지 않고 뛰어다니면서 국가경제를 일으키기 위해서 혼신을 다하고 있다는 말씀을 거듭 드립니다. 저희가 다소 미흡한 점이 있을 수 있지만 국민 여러분께서는 원희룡과 국토교통부가 나라 발전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고 있구나 이렇게 생각해 주시고요. 많이 응원해 주시기 바라겠습니다. 그러면 저희들이 더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좀 더 좋은 소식을 갖고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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