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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노량진1구역 누구 품에?…악전고투 GS건설 vs. 어부지리 삼성물산

    입력 : 2023.07.17 07:37 | 수정 : 2023.07.17 09:26

    [땅집고] “GS 건설이 여길 얼마나 공들였는데요. 7~8년은 더 된 것 같습니다. 이번에 주차장 무너진 것 봤으니, 두 번 실수 안 하려고 더 잘 짓지 않겠어요?“ (노량진1구역 내 D공인중개업소)

    “삼성이든, GS든 실체가 있어야 평가를 하죠. 벤츠라고 해놓고, 경차 줄 수도 있잖아요? 이제는 시공사 브랜드 이미지만 보고, 투표하지 않습니다. GS가 적극적으로 홍보했어도, 삼성 조건이 좋으면 ‘래미안’해야죠. (노량진1구역 H공인중개업소)

    [땅집고] 서울 동작구 노량진1구역 주택가. 노량진은 여의도가 가깝지만 그간 낙후한 주거 환경으로 인해 인기 주거지로 꼽히지는 않았다. /김서경 기자

    ‘주차장 붕괴’라는 악재를 맞은 GS건설이 서울 동작구 노량진 뉴타운에서 속칭 대장주로 꼽히는 ‘노량진1구역’ 수주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곳은 GS건설이 서울 정비사업 중 가장 공을 들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GS건설은 노량진6구역에서 SK에코플랜트와 컨소시엄 형식으로 시공권을 따낸 뒤 1구역에 올인하기 위해 3구역 수주권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량진1구역은 노량진 뉴타운에서 최고 노른자로 꼽힌다. 면적이 넓어 가구수가 많고, 노량진역까지 3구역 다음으로 가깝다. 도보 5분 거리다. 이곳엔 지하 4층~지상33층, 28개동, 총 2992가구(임대 531가구) 규모 아파트가 들어선다. 조합원 수 1018명으로 일반분양 물량만 1200가구가 넘는다. 공사비는 약 1조원 규모다.

    [땅집고] 서울 동작구 '노량진뉴타운' 위치와 예상 가구수. /임금진 기자

    ■GS가 유력했는데…삼성물산과 2파전

    업계에 따르면 노량진1구역은 이달 중 시공사 선정 공고를 낸다. 조합 측은 올해 초부터 시공사 선정에 나서려 했지만, 구청의 ‘공공지원 시공사 선정 기준안’을 참고하라는 권고가 있어 미뤄졌다.

    노량진1구역 관계자는 “기준안을 참고하라는 구청 요청이 있어 최대한 보완했다”며 “조합 자문변호사와 동작구청 자문변호사로부터 ‘시공사 선정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아 이달 중 공고를 낼 예정”이라고 했다.

    수주에 참전할 시공사로는 GS건설과 삼성물산이 꼽힌다. 2개 회사는 하이엔드 브랜드 없이도, 아파트 선호도 1위에 언급될 정도로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가졌다. GS건설은 이문휘경과 흑석, 마포아현 등 여러 뉴타운사업에서 시공권을 확보해 왔다. 삼성물산은 최근 강남권 중심으로 수주에 나서는 추세다.

    둘 중 노량진에 먼저 발을 들인 건 GS건설이다. 노량진에선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1구역 시공권은 GS건설 차지’라는 게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삼성물산이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조합원들 사이에선 ‘그동안의 정이 있는데’라는 의견이 파다했다.

    [땅집고]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지은 개포자이 아파트가 물에 잠겼다./독자 제공

    ■ 잘나가던 GS, 어쩌다 ‘악전고투’

    최근에는 GS건설 관련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지난 4월 인천 검단신도시에선 GS건설 컨소시엄이 시공을 맡은 한 아파트 주차장이 붕괴하는 대형 사고가 일어났다.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사고 주요 원인이 철근 누락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GS건설에 대해 ‘하자이’ ‘순살자이’라는 비아냥이 쏟아지면서 브랜드에 치명타를 입었다.

    지난 5월 입주한 ‘울산 지웰시티 자이’ 아파트는 올해 4~5월 시공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전점검을 해 논란이 됐다. 이외에도 ‘개포자이프레지던스’는 입주 수개월만에 장맛비에 아파트가 침수되는 일을 겪어야 했다.

    [땅집고] GS건설 주택부문 최근 2년 상반기 수주 현황. /김서경 기자

    이러한 사고는 GS건설의 노량진 입성을 어렵게 만들지만, 정작 GS가 노량진에 ‘자이’ 깃발을 꽂아야 하는 가장 큰 이유다. GS건설 주택부문은 올해 상반기 1개 현장을 수주하는 데 그쳤다. 올해 하반기에라도 실적을 만회하려면 보다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서야 하지만, 현재로선 쉽지 않다. 현재 GS건설은 한남4구역, 미아2구역 등에 관심을 두고 있다.

    브랜드 이미지가 깎인 것을 만회하기 위해선 금전ㆍ시간을 모두 들여야 한다. 하지만 정작 GS건설은 노량진1구역에서 무리한 홍보전을 펼치다 경고를 받았다. 결국 노량진1구역에 걸린 건설사 현수막은 모두 철거됐다.

    [땅집고] GS건설 주택부문 최근 2년간 1~7월 수주고. /김서경 기자

    GS건설의 올해 정비사업 수주고는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이다. 사업비 1조원 규모의 노량진을 사수하더라도 지난해 실적을 뛰어넘기 어렵다. 하지만 노량진 입성에 실패한다면 올해 GS건설 수주고는 그야말로 바짝 마르는 상황이 될 수 있다.

    [땅집고] 서울 동작구 노량진8구역에 걸린 이주기간 안내 현수막. 노량진뉴타운 중 속도가 가장 빠른 8구역은 현재 이주 단계로, 이주율은 97%다. /김서경 기자

    ■그렇다면 자이 대신 래미안?

    현장에선 이 틈을 타 삼성물산이 GS건설 대신 노량진에 입성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삼성물산은 GS와 달리 ‘클린 수주’를 내세우고 있고, 설계 변경에 있어서도 조합 의견을 최대한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GS건설의 경우 정비사업 시행계획의 원안설계를 변경하는‘대안설계’를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삼성물산이 건설 전문회사가 아니라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일부 조합원들은 삼성물산의 AS(사후처리)가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는 것. 노량진에서 만난 한 주민은 “건설회사인 GS에 비해서 삼성물산의 주택 사업 규모가 작은 것으로 안다”며 “AS 업무는 모두 하청회사에서 할 텐데, 그러면 전문성이 떨어질 것 같다”고 했다.

    노량진1구역 내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1구역은 대장주지만, 아직 시공사 선정을 못 해 속도는 꼴찌”라며 “하반기에는 시공사 선정을 마치고 속도를 내면 좋겠다”고 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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