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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안 돼, 공공청약 못해…혼인신고 막는 정책, 미혼 권장하는 나라

    입력 : 2023.07.15 08:16 | 수정 : 2023.07.15 14:51

    [땅집고] “혼인 신고하면 바보라는데… 결혼을 장려해도 모자랄 판에 정부가 결혼을 막아요.”
    서울의 한 웨딩홀에서 결혼식이 열리고 있다. 해당 이미지는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용 이미지. /조선 DB
    지난 6월 결혼식을 올린 30대 직장인 남성 A씨는 같은 직장에 다니는 여성과 결혼을 했지만, 혼인신고는 미루기로 했다. 같은 회사 동기로 입사해 비슷한 수준의 연봉을 받는 이 부부는 각자 월 급여가 400만원대로, 합산 연소득이 9500만원을 웃돈다. 연소득 6000만 원씩의 맞벌이 부부는 혼인신고를 하면 낮은 금리의 대출을 받기 어렵다. 미혼일 경우 연소득 6000만원이하라면 저금리 대출 신청이 가능하다. 신혼부부를 위한 정부의 내 집마련 디딤돌 금융대출상품이 오히려 법적 부부가 집을 마련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비판까지 나오는 이유다.

    최근 결혼식을 올리고도 내 집 마련 때문에 혼인신고를 하지 않는 사례가 늘고 있다. 부부가 각자 1인 가구로 있을 때 부동산 정책 혜택을 받기에 더 유리하다고 판단해서다. 대출도 청약도 맞벌이 신혼부부에게는 불리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위장미혼’, ‘결혼페널티’등의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 디딤돌 대출 기준, 신혼부부 (2인) 연소득 = 1인 가구 연소득?

    [땅집고] 저금리 대출상품 '디딤돌 대출' 연소득 요건./주택도시기금. 표=임금진 기자
    국토교통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운영하는 연 2%대 저금리로 주택구입 자금을 빌려주는 ‘디딤돌대출 상품'은 30세 이상 1인가구는 연소득 6000만원 이하면 최대 2억원까지 대출이 나온다. 30세 이상 1인가구는 첫 주택 구매일 경우 소득요건이 연 7000만원 이하다. 신혼부부는 합산한 연 소득이 최대 7000만원 이하여야만 지원이 가능하다. 소득요건이 1인의 연소득과 2인의 연소득이 차이가 나지 않아 고소득 부부의 경우 혼인 신고를 할 이유가 없다는 말까지 나온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어떨까. 우대금리 조건을 보면 청년 1인가구는 연소득 6000만원 이하, 신혼가구는 7000만원 이하로 큰 차이가 없다. 사람 수는 1인이 더 늘어나지만 소득 요건은 1000만원 늘어나는 셈이다.

    ■ 신혼부부 각 500만원 월 소득이면 공공주택 청약 신청 자격 안돼

    청약도 신청 요건에서 신혼부부가 1인 가구에 비해 불리하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월평균 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140%이하여야 한다. 맞벌이의 경우 160%이하다. 최근 주변 시세보다 4억~5억원 가량 저렴한 가격에 나와 ‘한강뷰 로또’도 불리며 사전청약 역대 최대 경쟁률을 기록했던 서울 동작구 수방사 부지 청약의 경우, 공공주택 청약으로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130%(846만원) 이하여야 청약 신청이 가능했다. 맞벌이일 경우 140%가 적용돼 합산 월소득이 911만원 이하여야만 신청할 수 있었다. 1인 가구도 신청 가능한 일반 청약은 월평균 소득 100%(651만원)가 신청 기준이다. 월 500만원 가량 버는 1인 가구는 청약을 신청할 수 있지만 월 500만원씩 버는 두 사람이 법적 부부가 되면 청약할 수 없다.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결혼은 했지만, 혼인신고는 하지 않았다"는 글에 "잘하고 있다"는 댓글이 달린다. 오히려 자녀가 생기고 나서 혼인신고를 하는 게 낫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자녀의 수에 따라 가점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땅집고] 버팀목 전세자금대출 소득요건./주택도시기금. 표=임금진 기자

    전세대출도 마찬가지다. 청년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의 경우 34세 이하 세대주에 전세보증금을 2억원까지 저금리로 대출이 가능 청년 1인가구의 소득기준은 연 5000만원, 신혼가구는 연 6000만원 이하다. 이 같은 비난이 커지자 정부는 7월 4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디딤돌·버팀목 대출의 신혼부부 소득기준을 1500만원씩 상향하기로 했다. 그런데도 맞벌이 가구의 연평균 소득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서지영 땅집고 기자 sjy381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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