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7.15 07:53
[함현일의 미국&부동산] 건설 산업도 인공지능이 대세
얼마 전 로스쿨에 가겠다던 대학 졸업반 학생이 고민을 털어놨다. ‘라떼’는 들어보지 못한 고민이었다. 앞으로 AI가 변호사란 직업을 대체할 것 같단다. 직업 자체의 안정성에 의문이 든 것이다.
이제 직업 선택에도 인공 지능의 미래를 고려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 2023년 최대 화제는 단연 인공 지능, AI다. 챗GPT(ChatGPT)의 등장으로 바둑이나 최첨단 기술에만 적용될 것 같았던 AI가 범부가 사는 지상으로 내려왔다. 음울한 주식시장에서도 AI 관련주들은 빛을 봤다. 그러면서 떨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혹시 AI가 내 일자리를 대체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다.
지난 3월 골드만삭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10년 동안 인공지능이 3억개의 정규직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 분야별로 사무 및 경영은 46%, 법률 44%, 건축 및 기술 37%가 AI로 자동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서 오늘 주목할 부문은 건축 및 기술이다. 건설업도 인공지능이 상당 부분 대체할 전망이다.
■ AI 도입, 갈 길 멀지만…“일자리 상당 부문 대체할 것”
미국에서 가장 큰 건설사인 터너 건설의 최고 혁신 책임자 제임스 바렛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100년간 어떤 다른 기술이 한 것보다 인공 지능이 앞으로 10년간 우리 산업을 더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사들이 AI 도입에 나서는 이유다. 지난해 건설사들의 92%는 AI를 사용했거나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아직 준비된 곳은 많지 않다. 건설사의 AI 프로젝트 중 65%만이 성공적이었다. 이는 모든 산업군 중 가장 낮은 비율이다.
건설사들이 AI를 적용하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은 데이터 관리다. AI도 결국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고를 하는데, 건설 산업의 데이터는 일반 제조 공장이나 물류 창고처럼 컨트롤된 환경보다 훨씬 복잡하다. 회사 간 경쟁으로 데이터를 공유하지 않아 한 회사가 쓸 수 있는 데이터가 한정된 것도 문제다. 미국 건설 업계에선 AI 정착을 위한 데이터 공유 문제가 이슈다.
정말 AI가 건설업계의 일자리를 상당 부분 대체할 수 있을까? 답은 ‘예스(Yes)’다. 하지만, 현재의 만성적 인력 부족 문제를 충분히 해결해 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지난 3월 미국 건설 산업 해고가 팬데믹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을 때도 건설 업계의 채워지지 않은 일자리는 34만 1000개였다.
■AI, 설계 완성도 높이고 건설근로자 안전도 지켜준다
다만 건설부문에서 AI는 인간이 할 수 없는 일을 더욱 효율적으로 대신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예를 들어 터널이나 암벽, 콘크리트를 뚫는 드릴 기술에 적용할 수 있다. 실제 최근 건설 현장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AI가 드릴의 장애물을 탐지해 드릴 속도 등을 조절하고, 계속해서 드릴을 할 지 등을 판단한다. 이를 통해 사람이 일일이 조작하는 일반 드릴에 비해 생산성을 몇 배 끌어 올릴 수 있다.
또 AI는 건설 현장의 사람을 대체하기보단 지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업계의 한 조사에 따르면 2020년에 근로자 죽음 연간 5건 중 한 건은 건설 부문에서 발생했다. 이런 죽음을 AI를 통한 현장 감독 강화로 줄일 수 있다.
또 다른 영역에서 AI가 건설 산업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은 건설사들에게 가장 중요한 견적을 뽑는 일이다. 특히 요즘처럼 경제가 불확실하고, 공급망의 문제로 자재 가격 변화가 많을 때는 더더욱 AI의 도움이 절실하다. 입찰을 위한 정확한 견적을 뽑기 위해 고려해야 할 것은 크게 인플레이션, 자재 가격 상승, 공급만 문제, 일력 부족 등이다. 모두 정확한 예측이 필요하다. 예상을 잘못해 견적이 잘못되면, 일을 따내고도 손해를 볼 수 있다. 반대로 비용을 크게 잡을수록 입찰에서 떨어질 확률은 높아진다.
최근에는 AI를 이용해 견적서의 정확도를 높이는 회사들이 나타났다. 대표적 회사 중 하나가 퍼머스(FIRMUS)다. 퍼머스에 따르면 건설 비용의 8%는 설계로 인한 재작업 때문이다. 보통 견적서와 실제 비용 차이는 5%에서 30%인데, 건설 클레임의 24%는 불완전한 설계로 인한 것이다. 즉 AI를 통해 설계 완성도를 높이면, 비용이 그만큼 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 건설 부문의 AI 시장, 연간 34% 성장 예고
리서치다이브(Research Dive)에 따르면 건설 부문의 AI 시장 규모는 연간 34.1% 성장해 2031년이면 85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 업계 누구도 AI 성장을 의심하지 않는다. 빨리 적용하는 사람과 늦게 적용하는 사람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마지막 정리를 위해 챗GPT에 인공지능이 건설산업에 필요한지 물었다. 작업 프로세스의 자동화와 최적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 CCTV와 센서, 영상 분석을 통한 안전 감시와 사고 예방, 자재 및 자원의 사용을 최적화하는 효율적인 자원 관리, 최적의 설계 제안 등 인공지능이 건설 산업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단다. 동감이다. /글=함현일 美시비타스 애널리스트, 정리=김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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