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7.14 11:41
[땅집고] “3호선 타는 사람은 지각 자주 함? 우리 팀원인데 너무 (지각을) 자주 하네 진짜….”
현재 스타트업에 근무 중인 A씨. 최근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 팀원의 근태를 지적하는 게시글을 남겼다. 해당 팀원이 지하철 3호선을 타고 출퇴근하는데, 매번 열차 연착을 변명으로 들며 지각을 일삼아 고민이라는 내용이다.
A씨는 문제의 ‘지각쟁이 팀원’과 실제로 나눈 대화도 함께 첨부했다. 사진에 따르면 팀원은 ‘3호선 연착 때문에 15분 정도 늦을 것 같습니다’라는 식의 메시지를 여러 차례 보냈다. 그가 지각을 통보한 일수가 지난 6월만 해도 9일, 15일, 23일 총 세 번이다. 일주일에 꼭 한 번씩은 지각하는 셈이다.
지하철 3호선은 경기 고양시 대화역에서 서울 송파구 오금역까지 연결하는 노선으로, 서울 도심과 강남을 모두 관통하기 때문에 탑승객이 많은 노선 중 하나다. 평일 출퇴근 시간대 배차간격은 4~5분 정도이다. 그 외 시간대나 주말엔 짧게는 7~9분, 길게는 9~12분 정도로 배차 간격이 늘어난다.
정말 팀원의 주장대로 지하철 3호선 열차가 연착되는 일이 유독 잦을까. 노선 운행을 담당하는 한국철도공사와 서울교통공사가 3호선 지연과 관련한 통계를 따로 집계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3호선이 유동 인구가 많아 다른 노선으로 환승할 수 있는 종로3가역(1호선)이나 을지로3가역(2호선), 강남권 출퇴근 수요가 몰리는 고속터미널역(9호선)과 교대역(2호선) 등을 포함해 혼잡도가 높은 점이 열차가 지연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사람들이 한꺼번에 열차에 타고 내리는 과정에서 지연이 발생하면, 배차 간격이 당초 계획보다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지하철 3호선을 이용하는 고양시 인구가 증가한 것도 열차 연착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3호선이 고양시와 서울을 연결하는 유일한 지하철인데, 고양시 일대에 택지지구가 생기면서 출퇴근시간 노선 혼잡도가 더 높아졌다는 것. 대화역에선 일산신도시 주민들이 주로 탑승하고, 원흥·삼송·지축역 등에선 2010년대 들어 입주를 시작한 원흥지구·삼송지구·지축지구 주민들이 몰린다.
이런 상황에서 열차가 고장나기라도 하면 지연 시간이 더 길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11월 16일 오전 8시 26분쯤 잠원역에서 대화 방면으로 운행하는 열차의 전기 공급 장치가 고장 나 운행 시간이 25분 지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달 3일에는 충무로역에서 대화 방면으로 가는 열차가 승강장 안전 발판 장애로 운행을 잠시 멈추는 바람에 ‘지각철’을 피할 수 없었다.
한편 지하철 3호선 지각과 관련한 게시글을 접한 네티즌 의견이 엇갈린다. 먼저 지하철 3호선 타고 출근했다가 의도치 않게 지각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팀원의 사정이 어느 정도 이해된다고 주장한다. 반면 다수 네티즌들은 해당 팀원의 행동이 정상적인 회사원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열차 운행이 늦어지더라도 최대 5분 수준이고, 더군다나 본인이 주로 이용하는 3호선이 자주 지연되는 걸 알고 있다면 집에서 더 일찍 나오면 해결될 문제라는 주장이다.
만약 3호선을 타고 출근하다가 갑작스러운 연착으로 회사나 학교에 늦었다면, 지하철이 연착됐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열차 지연 증명서’를 통해 지각 사유를 뒷받침할 수 있다. 역무실을 찾아 발급받을 수 있는 서류인데, 서울교통공사 홈페이지에서도 간편하게 발급받을 수 있다. 단 열차가 5분 이상 지연됐을 때 증명서가 나오며 탑승 3일 이내에 발급 가능하다./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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