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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 줄 돈 주식에 몰빵했나…'상생꼴찌' 서희건설, 122억 수익 대박

    입력 : 2023.07.13 10:52 | 수정 : 2023.07.13 11:33

    [땅집고] 과거 한 건설현장에 '서희건설로 인해 많은 하청업체가 죽었다'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은 본문 내용과 관계 없음. /뉴시스

    [땅집고] 정부가 국내 대형 건설사 중 하도급 업체와 상호 협력이 가장 부진한 기업으로 서희건설을 꼽았다. 소위 ‘지역주택조합 강자’로 불리는 기업인데도 관련 점수가 60점으로, 같은 기간 대부분 건설사가 80~100점을 받은 것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점수다.

    건설사업자간 상호협력평가란 국토교통부가 종합·전문 건설사업자인 원청 건설사가 하도급·협력업체와의 상생 여부와 그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도입한 평가 제도다. 매년 대한건설협회와 함께 진행한다. 시공능력평가액이 6000억원 이상인 대형 건설사군과 나머지 중소 건설사군으로 나눈 뒤, 각 기업에 점수를 매기는 방식이다. 점수가 낮을수록 건설사가 하도급 및 협력 업체들과 상생하는 정도가 낮다는 뜻이다.

    ■‘지주택 강자’ 서희건설, 대형 건설사 중 하도급 업체와 상생 ‘꼴찌’

    [땅집고]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3년 건설사업자간 상호협력평가 배점 항목 및 건설사별 평가 결과. /이지은 기자

    지난 6월 30일 국토교통부는 올해 대기업 54곳이 건설사업자간 상호협력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평가 항목은 크게 ▲공동도급 실적(10점) ▲하도급 실적(10점) ▲협력업자 육성(52점) ▲신인도(18점) ▲기타 가점(19점) 등으로 구성한다. 세부적으로는 하도급 대금 지급 액수 및 시기의 적정성 시기 등을 평가한다.

    그런데 대형 건설사 중 서희건설이 60점대로 최하위 점수를 받으면서 ‘상생 꼴찌’라는 오명을 썼다. 서희건설은 지난해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에서 21위를 차지한 건설사다. 아파트 브랜드 ‘서희스타힐스’를 쓰고 있다. 사업군 중 지역주택조합 부문 수주액이 10조원에 달해 굵직한 건설사 중 최다 실적을 보유했다. 전국 곳곳에 같은 브랜드를 적용한 오피스텔도 적지 않게 시공해 주택 수요자 사이에서 제법 인지도가 있는 건설사로 꼽힌다.

    [땅집고] 서울 서초구에 있는 서희건설 사옥. /조선DB

    하지만 서희건설은 하도급 및 협력 업체들과 갈등을 빚는 일이 잦다. 현재 서희건설은 경기 파주시에 본사를 둔 A하도급 업체에게 대금 28억5000만원을 지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업체의 연간 매출액이 180억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미지급 액수가 회사의 생사를 좌우할 수 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의 ‘2020년도 하도급거래 서면실태조사 결과’ 자료에서도 서희건설은 9개 수급 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이나 지연이자 등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희건설이 하도급 문제로 제재를 받은 적도 있다. 2012년 공정거래위원회는 서희건설이 당시 기준 3년 동안 138개 수급사업자 대상으로 하도금대금이나 지연이자를 미지급하고, 현금결제비율을 유지하지 않는 등 하도급법을 위반했다며 과징금 13억300만원을 부과했다.
     
    2016년에는 서희건설이 청주지역 하청업체 2곳에게 공사대금 3억7000여만원을 미지급하면서 소송전에 휘말리기도 했다. 당시 하청업체들은 “서희건설이 공사가 다 끝난 뒤에도 대금을 지급하지 않는 바람에 경영난으로 도산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2017년에도 서희건설은 하도급업체를 상대로 어음할인율을 고시(7.5%) 규정대비 낮은 7%로 임의로 낮추는 등 대금 제대로 지급하지 않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6500만원을 부과받았다.

    [땅집고] 건설사업자간 상호협력평가 결과 우대 사항. /대한건설협회

    건설사가 국토교통부의 건설사업자간 상호협력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더라도 특별한 불이익은 없다. 점수가 높을수록 구간별로 조달청 및 지자체가 발주하는 공사에서 가점을 받거나, 매년 시공능력평가 순위 산정시 시공액 가산을 받는 정도에 그친다. 업계에선 공공 건설이 아닌 지역주택사업 부문에서 매출을 올리는 서희건설이 굳이 하도급 업체와의 상생 점수를 챙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서희건설은 “국토교통부로부터 건설사업자간 상호협력평가 점수로 60점대를 받은 근거에 대해 전달받았다”라면서도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서희건설, 올해 1분기 주식투자로만 122억 벌어

    '상생꼴찌'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서희는 주식 투자 잘하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지난 5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서희건설은 국내외 주식 투자로 쏠쏠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땅집고] 2023년 1분기 서희건설 분기보고서상 상장주식 보유 내역. /이지은 기자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서희건설이 보유한 상장주식 가치는 371억원 정도였다. 그런데 올해 1분기 말 주식 잔고가 493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33%(122억원) 정도 증가했다. 올해 들어 주가가 오른 ‘알짜 종목’을 대거 보유하고 있던 영향으로 분석된다.

    포트폴리오 중에선 미국 주식인 테슬라가 126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총 4만6800주를 보유하고 있는데, 주가가 급등하면서 총 평가액이 올해 1분기 초 73억원에서 분기말 126억원으로 53억원 이상 올랐다. 국내 우량주인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하면서 낸 수익도 적지 않다. 총 15만8439주를 갖고 있는데,평가액이 올해 1분기 동안 87억원에서 101억원으로 14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이 밖에도 서희건설은 올해 1분기 동안 주식 분야별로 시장을 선도하는 핵심 종목을 보유하면서 수익을 냈다. 소위 ‘빅테크주’(대형 IT 기업 관련 주식) 중에선 ▲애플 1만4000주(23억→30억) ▲마이크로소프트 3000주(9억→11억) ▲아마존닷컴 1만주(10억→3억) ▲구글 5000주(5억→6억) 등이 눈에 띈다. 최근 명품 소비가 늘면서 주가가 급등한 루이뷔통(300주·2억→3억)과 에르메스 (40주·7억→10억) 주식 보유에 따른 수익도 적지 않았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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