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7.11 16:10
[땅집고] 서울-양평고속도로 개발사업을 백지화한 정치권발(發) 악재에 양평 부동산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분양가보다 낮은 마이너스피 분양권 매물이 쏟아지고, 타운하우스 등 분양 시장은 큰 혼란에 빠졌다. 양평군 강상면 타운하우스 수분양자 A씨는 “양평고속도로가 뚫린다는 기대감에 타운하우스를 계약했는데 백지화 발표로 사기를 당한 것 같다”며 “경제 논리가 아닌 정치 논리에 도로 개통이 무산되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양평 일대에서는 서울 강남권까지 30분 만에 갈 수 있는 고속도로 교통 호재를 앞세워 개발사업이 붐을 이뤘다.
11일 양평 현지 중개업계에 따르면, 경기 양평군 양평읍 주요 단지에서는 분양권 웃돈을 포기한 급매물이 속출하고 있다. 이른바 '마피 매물'이다. 양평역센트럴시티 전용 84㎡는 계약금 3800만원 포기한 매물이 나와 있다. 시장에 나온 매물 대부분은 분양가보다 3000~4000만원 가량 낮은 금액이다. 2년 전 전용 84㎡가 4억7800만원에 실거래된 분양권 매물은 최근 호가가 3억5000만원까지 떨어졌다. 남한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양평휴먼빌리버파크어반 신축 단지도 마찬가지다. 올해 3월이 입주한 이 단지에서도 계약금과 확장비를 포기한 매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분양시장에도 초대형 악재다. 특히 양평 타운하우스, 도시개발사업이 직격탄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양평군청에 따르면 강상면·용문면에서만 타운하우스, 전원주택 단지 사업이 10곳 가까이 추진되고 있다. 소규모 주택개발을 더 하면 이보다 훨씬 더 많다.
대안 노선 고속도로 개통 후 종점이 연결되는 양평읍·강상면 일대는 최대 수혜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백지화 선언으로 향후 분양시장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에 발목 잡혀 지역 개발이 막힌 것에 대한 주민 반발도 커지고 있다. 양평읍 B타운하우스 분양 관계자는 “분양 문의는 뚝 끊겼고, 수분양자 불만도 쏟아지고 있다”며 “원안이든 대안 노선이든 뚫리기 만을 바랄 뿐이다”고 했다.
서울-양평고속도로 예타 통과 등 사업 추진이 단계별로 진척될 때마다 양평 분양시장엔 온기가 돌았다. 서울-양평고속도로는 강남4구를 지난다는 점에서 파급효과가 큰 도로 교통망으로 주목받았다. 현재 1시간 이상 걸리는 강남-양평이 고속도로가 뚫리면 30분대로 주파가 가능하다. 강남 베드타운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 정부 집값 상승기에 강남 부동산 부자들이 세컨하우스 등의 용도로 양평 일대 땅 투자에 대거 몰리면서 집값도 크게 뛰었다. 한 부동산업계 전문가는 “철도 교통이 없는 양평 일대에 강남을 잇는 고속도로 개통 파급력은 상당하다”며 “교통망 개선을 보고 양평 개발사업에 뛰어든 주택·건설업계도 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는 등 비상에 걸렸다”고 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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