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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관할구역 아닌데…" 김포공항역에서 쓰러지면 절대 안 되는 이유

    입력 : 2023.07.10 13:55 | 수정 : 2023.07.10 18:37

    5개 노선 모이는 김포공항역…노선별 운영사 제각각
    관할 구역 애매모호한 경우 '책임 떠밀기 우려'

    [땅집고] 지난 3일 지하철 김포공항역 공항철도 승강장에 한 여성이 의자에 엎드려 호흡곤란을 호소하고 있다. /배민주 기자

    [땅집고] “사진 속 승객이 우측을 향해있는 걸 보면 9호선 쪽이 아니라 공항철도 승강장 쪽인데요. 저희(9호선) 승객은 아닐 겁니다.” (서울시메트로9호선 관계자)

    지난 3일 찾은 지하철 김포공항역 승강장에서 호흡 곤란을 호소한 승객 사진을 접한 지하철 9호선 관계자가 전한 말이다. 김포공항역 9호선과 공항철도 승강장은 별도 게이트로 분리되어 있지 않다. 지상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승강장을 내려가면 좌측으로는 9호선, 우측으로는 공항철도를 탑승하게 되는 식인데, 하나의 승강장을 두 개 노선이 양쪽으로 나눠 공유하다 보니 승객 위치를 두고 관계자가 선을 그은 것이다.

    [땅집고] 지하철 김포공항역은 5개 노선이 만나는 '5중 환승' 노선으로 각 노선마다 운영사가 다르다./임금진 기자

    ■’5중 환승역’된 김포공항역…각 노선 운영사 모두 달라

    해당 노선 관계자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노선마다 관할 구역이 구분돼 있기 때문이다. 지하철 김포공항역은 이달 1일 서해선 대곡~소사 구간이 개통하면서 국내에서 유일하게 5개 노선이 지나는 ‘5중 환승역’이 됐는데, 노선마다 운영사가 제각각이다. 5호선은 서울교통공사, 9호선은 서울시메트로 9호선, 김포골드라인은 김포골드라인운영, 공항철도는 공항철도주식회사가 담당한다.

    각 노선이 담당하는 관할 구역이 있다고는 하지만, 앞선 9호선과 공항철도 사례처럼 복합환승구간에서 관할 구역 경계가 모호한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 위급 상황은 역무원이 나서서 해결하지만, 사후처리나 대응책을 마련할 시 ‘책임 떠밀기’식으로 조치가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포공항역을 찾는 승객이 늘면서 혼잡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3일 집계된 김포공항역 이용객은 1만8215명, 1주일 전 같은 시간 집계한 1만4442명보다 3773명(26.1%) 증가했다. 가뜩이나 붐비는 승강장에 사람이 더 많이 몰리게 되면 사고 위험도 함께 올라갈 수밖에 없다.

    [땅집고] 지하철 김포공항역 환승 체계 조감도.

    ■ 노선 중첩되는 ‘복합환승구간’…사고 발생 시 혼선 우려

    역사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상황을 대비하고 대응책을 마련할 협의체가 활성화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이다. 업계 관계자는 “복합환승구간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운영사 한 곳이 독단적으로 판단해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면서 “혼잡도를 논의하는 협의체 정도는 구성했지만, 안전 등 내부 환경 문제를 두고 논의할 수 있는 별도 협의체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자노선 하나를 담당하는 운영 위탁사가 여러 곳인 경우에는 특히 의사 결정에 더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민자사업으로 건설한 노선의 경우 운영사가 시행사에 운영 업무를 위탁하는 경우가 많다. 서해선 대곡~소사구간만 해도 사업 시행은 서부광역철도가 하고 역무와 운행은 한국철도공사가 맡는다. 김포도시철도 또한 서울교통공사가 운영을 맡았지만 김포골드라인운영에 운영을 재위탁했고, 9호선 2·3단계 구간도 서울교통공사가 사내 기업에 재위탁했다. 이런 경우 책임을 지는 주체가 분산되면서 사고 발생 시 혼선을 빚을 수 있다.

    공항철도 관계자는 “9호선과 공항철도의 경우 승강장을 기준으로 반을 나눠 관할구역을 배정했다”면서 “다만 책임 소재가 불분명할 경우에는 공동으로 책임을 지고 문제를 해결하는 식의 대응 지침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안전 관련 사고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하면서 지난달 서울시메트로9호선과 공항철도, 신분당선 운영기관인 네오트랜스가 민간철도 운영기관 안전협의체 협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9호선 관계자는 “6월 신분당선, 공항철도와 함께 민간철도 운영기관 안전협의체를 구성해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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