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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억 턱…'전광훈 알박기' 장위10구역에 KB증권 구원투수로 나선 까닭

    입력 : 2023.07.06 07:37 | 수정 : 2023.07.06 10:09

    [땅집고] 종교시설 알박기로 인해 아직 첫 삽을 뜨지 못한 서울 성북구 장위10구역 재개발사업이 KB증권 덕분에 한숨 돌렸다. NH농협이 주관하던 장위10구역 재개발사업 유동화증권(ABS)이 만료되면서 3000억원을 상환해야 할 처지에 놓였으나, KB증권이 ABS 바톤을 이어받으면서 무사히 차환에 성공했다.

    ABS는 시행사와 시공사가 부동산 개발과정에서 조달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형태 중 하나로, 부동산이나 매출채권, 주택저당채권 등 금융사가 보유한 유동화자산을 담보로 발행한 증권이다.
    [땅집고] '장위10구역' 관련 KB증권 대출채권 유동화구조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KB증권이 장위 10구역 구세주 된 까닭은?

    장위10구역은 2004가구 대단지로 지어질 예정이지만, 부지 내에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의교회가 있어 논란이 된 곳이다. 교회가 거액의 보상금을 요구하면서 버티고 있어서다. 결국 속칭 ‘교회 알박기’로 인해 일반분양이 계속 미뤄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합은 채권 기한 만료에 따라 NH측에 사업비 3000억원을 갚아야 했다.

    그런데 KB증권이 나서면서 차환에 성공했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장위10구역 재개발사업은 ABS 주관사로 KB증권을 선정했다. 이에 따라 KB증권은 장위10구역 조합이 NH에 보유한 사업비 대출금 3000억원을 상환하도록 했다. 이들은 ABS 발행을 맡을 특수목적회사(SPC) ‘뉴스타장위제십구역유동화전문 유한회사’도 세웠다.

    조합은 추후 발생하는 일반분양대금으로 3000억원을 상환할 예정이다. 만약 조합이 일반분양대금을 다 거두지 못하면 PF 관련 ABS나 ABCP 상환이 어려울 수 있다. 최악의 경우에는 신용을 공여한 증권사가 이를 떠안아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올해 초 둔촌주공 조합은 상환 시점이 도래할 때까지 일반분양을 진행하지 못해, 약 7200억원 규모의 둔촌주공 PF ABCP(KB증권·한국투자증권 주관) 상환에 실패할뻔 했다.

    [땅집고] 서울 성북구 장위10구역에 남아 있는 사랑제일교회 모습. /김서경 기자

    ■ KB증권, 단일 3000억원 수주하고 1조 7000억원 쓸어 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B증권이 이번 수주에 나선 까닭은 장위10구역 대출채권(3000억원) 금액이 큰 편이기 때문이다. KB증권이 단독으로 3000억원 이상 ABS를 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액도 역대 최대 규모다. 앞서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에서 5423억원 기업어음(ABCP)을 발행한 적이 있지만, 이는 컨소시엄 형태였기에 가능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시기에 증권사가 단독으로 수천억원 ABS 발행하는 일이 드물다”고 귀띔했다.

    KB증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5% 변동금리를 내세울 때 우리는 4%대 고정금리를 내세웠다”며 “금리가 낮아서 이익이 줄지만, 금액이 워낙 크기 때문에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KB증권은 올해 상반기 1조7000억원 이상의ABS를 쓸어 담았다.

    장위10구역 ABS 채권 만기 시점은 2027년1월로, 아파트 준공 예상 시점(2026년 9월)보다 늦다. 이곳은 잔금을 다 받은 상태에서 ABS 만기가 도래할 가능성이 높다.

    ■ 장위10구역에 세금 썼다간, 국회 불려 나간다?

    증권사가 발행한 증권은 기관 및 개인 투자자에게 다시 팔린다. 특히 공모 ABS는 위험도가 낮아 안전한 투자를 선호하는 기관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 장위10구역 ABS 공모에는 ‘전광훈 목사’로 인해 국민연금 등 공적 기관이 참여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가 공모에 참여하려 했으나, 결국 철회한 것으로 안다”며 “공적 자금을 투입했다가 국정감사 등에서 지적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장위10구역은 성북구 장위동 68-3번지 일원에 지하 4층~최고 29층, 22개동, 2004가구(임대341가구)를 짓는 재개발 사업이다. 일반분양 물량이 1000가구 이상으로 사업성이 우수한 편이다. 하지만 500억원의 보상금을 받고 이전하기로 한 사랑제일교회가 입장을 번복하면서 사업 추진에 발목이 잡혔다.

    그러다 올해 초 교회 부지를 재개발 구역에서 제외하는 정비계획 변경을 통해 사업을 재개했고, 내년 10월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조합 측은 구청이 사업시행계획변경인가 등 행정 절차에 적극 지원한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공석이었던 조합장을 선출해 사업을 조속히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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