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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배후수요에 초역세권…황금입지에도 마곡·판교 상권 나락으로

    입력 : 2023.07.01 08:40 | 수정 : 2023.07.01 08:47

    [글로 보는 땅집고 '상권 긴급점검']
    1층 상가도 90% 공실…'억'소리 나는 분양가로 폭망한 마곡·판교 상권

    [땅집고] 서울 지하철 5호선 마곡역 인근 1층 상가가 텅 비었다. 건물 1층 코너에 위치해 가시성이 뛰어난 상가로 꼽히지만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강태민 기자

    [땅집고] 최근 국내 상권 트렌드가 완전히 바뀌었다.

    좋은 입지에 높은 임대료가 아닌 낮은 임대료에 가성비 좋은 점포를 찾는 창업자가 늘고 있는 것. 이른바 직주근접(職住近接) 역세권 상가인 서울 마곡지구와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를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현재 서울 지하철 5호선 마곡역 5번 출구 앞 A복합건물은 1층 점포 15곳 중 10곳이 비어있다. 역세권 대로변 상가임에도 줄줄이 공실이다. 4년 전 준공했지만 절반 이상이 아직도 비었다. 주변 다른 상가도 마찬가지다. 1층엔 빈 점포가 대부분이고 목 좋은 대로변 코너 상가조차 임차인을 구하지 못했다.

    주변에 LG사이언스파크 등 3만여명이 근무하는 대기업 연구단지와 대규모 아파트가 밀집해 있지만 상가가 워낙 많다. 1층 상가 기준으로 전용 12~13평 상가 보증금은 3000만~5000만원, 월 임대료가 300만원에 달한다. 직장인 대상으로 점심시간 장사에 주로 의존할 수밖에 없고 저녁과 주말엔 매출이 저조해 임차인 입장에선 임대료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게다가 전용 10평 안팎 소규모 구분상가가 워낙 많이 공급돼 업종을 막론하고 포화 상태라는 지적도 나온다. 마곡동 K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구분상가가 워낙 많아 공실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음식점이나 카페 같은 업종은 거의 다 들어섰다"고 했다.

    [땅집고] 서울 강서구 마곡동 일대 상가 공실이 쏟아지는 원인으로 현지 공인중개사들은 '과잉공급'을 지목했다. /강태민 기자

    특히 공항대로 기점으로 기업체가 많은 북쪽보다 남쪽 상권은 직장인이 이용하기에 거리가 멀어 공실이 더욱 많다. 게다가 최근엔 물가가 크게 올라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직장인이 많아 주변 상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직장인 지갑 사정이 좋지 않아 회식이나 외식도 크게 줄어든 것. 아파트 배후수요를 기대하고 창업했다가 떠난 임차인도 상당수다. 마곡동 M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장사가 안되니까 임대료를 견디지 못하고 떠난 세입자가 부지기수"라며 "직장인 대상 주중 장사에만 의존하고 있어 주말에는 아예 문 닫는 집이 많다"고 했다.

    마곡과 더불어 직주근접 신도시인 판교도 비슷한 상황이다. 신분당선 판교역이 붙은 힐스테이트판교역의 경우 지상 20층짜리 오피스텔 건물 지하 2층~지상 1층 구분상가가 대부분 비어있다. 지하1,2층은 평균 10곳 가운데 1곳만 점포가 들어와 있다. 1층 전면부도 공실로 가득하다.

    [땅집고] 신분당선 판교역 역세권 단지인 힐스테이트판교역 단지 내 상가. 지상 20층짜리 오피스텔 건물의 지하 2층~지상 1층 구분상가 90%가 공실이다./강태민 기자

    이 건물은 지하로 판교역이 이어지고 현대백화점 바로 맞은 편에 있어 속칭 황금입지로 꼽혔다. 실제로 역세권 단지를 앞세워 오피스텔 분양 당시 평균 경쟁률은 54대 1을 기록했다. 청약 완판에 이어 프리미엄만 수억원이 붙어 거래됐다. 하지만 현재 전월세 매물만 100여개 이상 나와 있고 상가는 404실 가운데 38실만 찼다. 90% 이상이 공실이다.

    공실 원인은 높은 분양가다. 1층 상가는 전용면적 1평당 분양가가 1억 3000만원대였다. 전용11평 분양가가 14억5500만원이다. 김종율 보보스부동산연구소 대표는 “상가 분양 당시 판교역과 곧장 이어지는 점을 앞세워 전용면적 기준 평당 1억원이 넘는 금액에 분양했다"며 "해당 오피스텔 입주민을 제외한 주거지 배후 수요가 상가 내부를 지나칠 요인이 없기 때문에 상권 활성화를 기대하긴 불가능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신도시 역세권 상가 공실의 가장 큰 이유를 적정 수요 대비 과잉 공급으로 꼽는다. 신도시는 오히려 좋은 위치 상가가 공실이 많을 수 있다고 분석한다. 신도시 상가에 투자할 때는 무엇보다 가격이 중요하며, 월세가 꾸준하게 나올 수 있는 수준이어야 투자할 만한 상가가 된다고 강조했다. 임차인들 역시 역세권 상가라고 무작정 달려들었다간 큰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땅집고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상권 긴급점검' 영상을 바탕으로 재작성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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